농축수산물 선물액 상한 20만원 상향에 부응
[서울이코노미뉴스 김가영 기자] 정부가 설 명절에 청탁금지법상 농·축·수산물 선물 상한액을 현행 10만원에서 20만원으로 높이자 유통업계가 반색하고 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매출부진을 겪는 상황에서 선물세트 매출증대로 인한 특수를 기대하기 때문이다.
15일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10만원으로는 우리 농수산물만으로 선물세트를 구성하기에 한계가 있어 결국 외국산을 섞어야 하지만 20만원이 되면 국산품 비중이 커진다"면서 "특히 그 가격대 선물세트로 한우가 인기여서 축산농가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백화점 업계가 어려운 가운데 매출에 좋은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실제 지난해 추석, 정부가 한시적으로 선물 상한액을 20만원으로 올리자 각 업체에서는 추석 선물세트 매출이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신세계백화점에서는 지난해 추석 선물세트 매출이 사상 최대치를 기록하며 전년보다 14.7% 늘었다. 현대백화점도 지난해 추석 선물세트 실적이 전년보다 13.8% 늘며 역대 추석 중 최고 매출을 기록했다. 갤러리아백화점의 지난해 추석 선물세트 매출도 전년보다 20% 늘어난 바 있다.
이에 롯데백화점은 선물 상한액 상향에 맞추어 물량을 미리 확대했다. 19만8000원에 가격을 맞춘 축산한우세트 2000개, 호주 와규세트 1000개, 굴비 선물세트 1000개를 추가로 준비하고 19만8000원짜리 홍삼류 제품도 2000세트 추가 구성했다. 관계자는 "18만~20만원가량의 선물세트를 총 2만1000여개 추가로 준비했다"고 밝혔다. 신세계백화점도 10만원 이상인 상품비중을 전년 설대비 20%가량 이미 늘렸다.
현대백화점은 정육·굴비·과일 가운데 10만원대인 50여개 상품의 물량을 10% 확대하고, 50만원이상 선물세트 예약물량은 50%이상 늘렸다. 특히 한우 선물세트는 역대 최대 물량인 6만개를 준비했다. 관계자는 "지난해 추석에는 다른 때보다 선물에 더 많은 돈을 쓰는 경향이 뚜렷하게 나타나 이번 설에는 프리미엄 세트 물량을 대폭 확대했다"고 말했다.
백화점 뿐아니라 대형마트도역시 10만~20만원대 세트 물량을 늘리는 추세다. 롯데마트는 한우, 굴비 등 10만원이상 상품군을 지난해 설보다 10%가량 늘린다. 이마트도 수산 10만~20만원 세트를 지난해 설보다 15%, 축산 10만~20만원 세트를 10% 늘리기로 했다. 한우 세트 전체물량은 작년 설보다 30% 더 준비했다.
업계 관계자는 "선물가액 상한이 올라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는 수요 이외에도, 지난 명절부터 고향에 가지 못하고 직접 만나서 선물을 주지 못하는 이들의 고가제품 선물 수요도 크다"며 "올 설에는 더욱 판매 호조가 기대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