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금융진흥원, 채용점수 조작한 간부 적발...'내부통제' 부실 논란
서민금융진흥원, 채용점수 조작한 간부 적발...'내부통제' 부실 논란
  • 정우람 기자
  • 승인 2021.01.18 1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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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 특정감사를 통해 부정 채용을 저지른 사실 적발...점수 조작해 합격자 뒤바꾸는 등 엉성한 시험 관리 드러나
서금원 "내부통제 실패 아니라 내부통제 시스템 정상 가동에 의한 문제점 발견 및 발빠른 대처로 자정작용 사안"
금융권 관계자 "공공기관인 서금원서 점수 조작 사건 발생" "이계문 원장은 대국민 사과를 검토해야 할 일" 강조
지난 2019년 국회 국정감사에서 답변 중인 이계문 서민금융진흥원장

[서울이코노미뉴스 정우람 기자] 금융공기업인 서민금융진흥원(서금원/원장 이계문)이 최근 채용 면접 점수를 조작한 직원을 내부 감사를 통해 적발한 것으로 확인됐다. 서민금융진흥원에서 인사업무를 총괄하는 성과인사실장이 면접 점수를 조작해 합격자를 뒤바꿔 징계를 받은 것이다.

최종 합격자 확인 과정에서 채용자 점수가 면접 과정 점수와 다른 점이 감사실을 통해 인지됐다. 서금원은 면접 전 과정에 감사실 직원이 배석하는 내부통제 시스템이 있다. 경제관료 출신인 이계문 원장은 보고 즉시 인사 담당자의 직무배제 및 인사조치와 동시에 피해자 구제를 지시했다고 한다.

지난 2016~2017년 금융권의 채용 비리 여파로 ‘블라인드’ 방식이 도입되는 등 업계 전반에 경계심이 조성되는듯 했으나 다시금 무색해진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경제관료 출신인 이계문 원장이 조직을 장악하지 못하고 내부통제에 미흡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서금원은 지난해 상반기 진행된 신입 직원 공채 과정에서 특정 업무 직군 지원자의 점수를 임의로 수정한 인사 담당자에게 감봉 3개월의 중징계 조치를 내렸다. 감사실이 주도하여 외부위원을 인사위원회로 구성했으며, 1차 감봉 1개월의 처분이 사안에 비해 경징계라는 이 원장의 판단에 따라 재심 청구, 최종 감봉 3개월의 중징계로 변경 조치했다.

해당 인사 담당자는 문제가 됐던 채용 면접에 참관인 자격으로 배석했다. 그러나 점수 배정 자격이 있던 면접관들이 뽑은 지원자가 인사 담당자로서 직무에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해 점수를 임의로 수정한 것으로 조사됐다. 청탁이 있어 점수를 조작한 것은 아니었다는 것이 서금원의 설명이다.

서금원 감사실은 직원 채용 과정이 석연치 않다고 보고 즉각 감사에 착수했고, 문제가 된 인사 담당자를 감사와 동시에 즉각 업무에서 배제했다. 감사결과는 감사원과 금융위원회에 보고했다. 이달 중 공공기관 경영정보공개시스템인 '알리오'에도 공시할 예정이다 .

서금원 관계자는 "특정 직원의 일탈 행위를 그대로 넘길 수 없다고 판단해 외부 감사 위원까지 참여시켜 철저히 조사를 했다"며 "앞으로도 투명성 강화를 위해 노력해 억울한 피해자가 생기지 않도록 더 세심히 살피겠다"고 말했다.

그는 "청탁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기 때문에 기관이 별도의 형사 고발 조치를 하지는 않았다"고 덧붙였다.

금융기관이 점수 마음대로 조작하고 결과 뒤엎으려는 시도 드러나...이계문 원장, 내부통제-투명성 강화 노력이 시늉에 그친 듯

서금원은 당초 최종 합격자로 뽑았던 지원자 뿐만 아니라, 최고점자임에도 불구하고 탈락한 지원자 역시 뒤늦게 비서직으로 채용하는 등 구제 조치를 완료했다. 이를 두고 한 구직자는 "당초 1명 뽑기로 한 것을 점수 조작을 통해 2명을 붙여준 것인데 이 또한 다른 특혜 아니냐"며 "채용이 공정하게 진행되고 있다고 믿어도 되는 건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금융권 채용비리는 현재진행형이다. 이번 서민금융진흥권 채용비리로 한 때 사회 문제로 떠올랐던 금융권 채용 비리 논란이 완전히 근절되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당시 채용비리 여파로 금융공기업과 주요 은행들은 ‘채용절차 모범규준’이나 ‘가이드라인’을 마련하는 등 채용 절차의 투명성과 공정성을 강화한 바 있다. 실제 논란이 된 이번 서금원 채용 공고에도 ‘본 채용전형은 블라인드 채용으로 진행된다’는 문구가 기재돼 있었다.

이에 대해 서금원 관계자는 "채용 점수 조작 사항을 내부통제 시스템으로 잡아냈기 때문에 채용비리가 아니다"면서 "이는 내부통제 실패가 아니라 내부통제 시스템 정상 가동에 의한 문제점 발견 및 발빠른 대처이고, 감사 실행의 자정작용 사안"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금융기관이 점수를 마음대로 조작하고 결과를 뒤엎으려는 시도가 다시금 수면 위로 드러나면서, 원천적으로 내부통제와 투명성 강화 노력이 시늉에만 그쳤던 게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내부 감사실의 집요한 의심과 추궁이 아니었더라면 또 한명의 채용부정 피해자를 낳을 뻔 했다"며 "금융사이자 공공기관인 서금원에서 점수 조작 사건이 벌어졌다는 점에서 이계문 원장은 내부통제에 실패했음을 밝히고 대국민 사과를 검토해야 할 일"이라고 강조했다.

서민금융진흥원은 20163서민의 금융생활 지원에 관한 법률이 제정됨에 따라 같은 해 923일 서민금융 총괄기관으로 출범했고, 2002년 설립된 신용회복위원회는 법정기구로 재출범 해 서민금융진흥원과 함께 국내 정책 서민금융을 대표하고 있다.

지난 201810월 서민금융진흥원장과 신용회복위원장으로 취임한 이계문 원장은 저신용·저소득 서민들의 경제적 재기를 지원하는 중책을 맡고 있다.

이계문 원장은 1990년 행정고시 34회 합격 후 재정경제부, 기획재정부에서 30년간 금융·정책 전문가로 활약해 왔다. 특히 기획재정부에서는 국방예산과장, 기획재정담당관, 대변인 등 핵심요직을 두루 거쳤으며, 주태국대사관, 주미대사관에 파견되기도 한 경제관료 출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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