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라리 자녀에게 준다"...지난해 아파트 증여 사상 최다
"차라리 자녀에게 준다"...지난해 아파트 증여 사상 최다
  • 한지훈 기자
  • 승인 2021.01.19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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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집계,서울 강남권 4구에 집중…경기·인천 증여건수도 일제히 늘어
세금중과 회피...양도세보다 증여세가 1억 적은 경우 많아
편법증여 세무조사

[서울이코노미뉴스 한지훈 기자] 다주택자를 겨냥한 고강도 부동산 세금인상 대책이 잇따르면서 지난해 아파트 증여가 역대 가장 많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한국부동산원 아파트 거래현황(신고일자 기준)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의 아파트 증여는 모두 9만1866건으로, 2006년 관련통계가 공개된 이래 가장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전국 아파트 증여는 2018년 6만5438건에서 2019년 6만4390건으로 감소했다가 지난해 43% 증가했다.

특히 서울의 아파트 증여건수는 지난해 2만3675건으로, 전년(1만2514건) 대비 1.9배로 급증하며 역대 최다치를 경신했다. 서울 25개 구 가운데 아파트 증여가 많은 곳은 송파구(2776건), 강동구(2678건), 강남구(2193건), 서초구(2000건) 등의 순으로 강남권 4구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강서구(867건)는 전년(235건) 대비 아파트 증여건수 증가폭이 3.7배에 달했다.

지난해 매매·판결·교환·증여·분양권·분양권전매·기타소유권 이전 등의 아파트 거래 가운데 증여 비중은 서초구(26.8%), 송파구(25.4%), 강동구(22.7%) 등의 순서로 높았다.  지난해 이들 지역에서 아파트 거래의 4건 가운데 1건꼴이 증여였다는 얘기다.

서울 뿐아니라 경기와 인천도 지난해 아파트 증여가 각각 2만6637건, 5739건으로 연간 최다 수치를 갈아치웠다. 수도권(서울·경기·인천)의 아파트 증여건수(5만6051건)는 전국 증여건수의 61%를 차지했다.

부의 대물림

이처럼 수도권을 중심으로 한 전국적인 아파트 증여 열풍은 지난해 정부가 다주택자를 겨냥한 고강도 부동산 세금인상 대책을 내놨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정부는 지난해 7·10대책에서 다주택자의 종합부동산세 최고세율을 기존 3.2%에서 6.0%로, 양도소득세 최고세율을 기존 42.0%에서 45.0%로 올렸다. 이는 올해 1월부터 시행됐다.

지난해 전국적으로 증여가 가장 많았던 시기는 7월(1만4153건)로, 증여가 월간 1만건을 넘은 것은 이때가 처음이다. 정부가 7·10대책을 발표한 뒤에도 같은 달 조정대상지역내 3억원이상 주택을 증여하는 경우, 수증자가 내야 할 취득세율을 기존 3.5%에서 최대 12.0%까지 높이는 지방세법 개정안을 내놨기 때문이다.

이후 8월11일 개정안이 처리되기 직전까지 세금중과를 피하기 위한 아파트 증여가 일시에 몰린 것이다. 관련대책이 잇달아 나온 직후 전국 아파트 증여는 8월 8668건, 9월 7299건, 10월 6775건으로 줄었다. 그러나 11월 9619건, 12월 9898건으로 최근 2개월 연속 증가세다.

우병탁 신한은행 부동산투자자문센터 부동산팀장은 "시장에서는 앞으로도 아파트값이 상승한다는 심리가 지배적이라 가족간 증여가 늘어나는 것"이라며 "아파트를 팔 때보다 증여할 경우가 세금이 더 적은 경우가 많기 때문이기도 하다"고 분석했다. 현재 다주택자의 양도세율(16∼65%)보다 증여세율(10∼50%)이 낮은 상황이다.

우 팀장이 양도세와 증여세(배우자 증여) 차이를 시뮬레이션한 결과, 2주택자가 5년전 10억원에 매수한 서울 마포구 아현동 마포래미안푸르지오 전용 84㎡를 17억원에 판다고 할 경우,  매각시점이 양도세 중과(6월1일) 이전이라면 3억3215만6440원, 이후에는 4억352만1140원의 양도세를 내야 한다.

반면 배우자에게 단순증여시 2억7160만원의 증여세만 내면 된다.

이에 국회 기획재정위원장인 더불어민주당 윤후덕 의원은 세금부담을 회피하기 위한 다주택자들의 편법증여가 급증하고 있다면서, 최근 증여세 할증과세 도입대책 등을 담은 제안서를 정부에 전달하기도 했다.

우 팀장은 "올해 6월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시행전까지 증여가 늘어나는 흐름은 이어질 것"이라면서 "시장에 매물확대를 위해서는 증여세 할증보다는 한시적으로 양도세 중과를 배제하는 유인책이 효율적"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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