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너 리스크' 되풀이...총수 이재용 부재, 삼성답게 풀어야 한다
'오너 리스크' 되풀이...총수 이재용 부재, 삼성답게 풀어야 한다
  • 오풍연
  • 승인 2021.01.20 0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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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풍연 칼럼] “위로의 말씀, 고맙습니다. 힘들지만, 저희가 잘 헤쳐나가야지요. 고맙습니다.” 삼성 고위층에게서 받은 답신이다. 이재용 부회장이 지난 18일 법정구속된 뒤 위로 메시지를 전한 바 있다. 삼성으로선 초상집 분위기였을 게 틀림 없다. 두 번째 총수 부재 상황을 맞게 돼 그렇다. 그러나 엄연한 현실이다. 받아들이지 않을 수 없다. 고위층의 메시지에서도 그것을 읽을 수 있다.

한국은 OECD 선진국도 자처한다. 그런 나라에서 이 같은 일이 일어났다고 하면 누가 믿겠는가. 외국에서도 의아해 하고 있는 것 같다. 잘 상상이 가지 않을 게다. 19일 온라인으로 열린 주한미국상공회의소(AMCHAM·암참) 신년 기자회견에서도 이 부회장 구속과 관련한 얘기가 나왔다. 암참은 한국에 진출한 800여개 미국 기업을 대표하는 경제단체다.

제임스 김 암참 회장은 “이 부회장의 구속은 한국에서 기업인이 얼마나 많은 형사 책임을 지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독특한 사례”라면서 “한국은 ‘컴플라이언스 비용(준법 경영을 위한 비용)’이 다른 나라보다 많다. CEO들이 한국에서 부담하는 법적 리스크가 홍콩, 싱가포르보다 훨씬 더 크다”고 말했다. 기업하기 어려운 나라라는 얘기이기도 하다.

실제로 이 부회장이 구속된 뒤 그의 사면을 요구하는 청원도 잇따라 올라왔다. 국민들도 일정 부분 불만을 나타내고 있다는 뜻이다. 청원인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3·1절 특별 사면을 요구합니다'라는 제목의 청원에서 "국정농단 사건에 대한 잘못된 부분은 바로잡아야 하지만 삼성이 우리 경제에서 차지하는 역할과 무게를 고려해야 한다"며 "코로나19 위기를 극복하고 우리나라 경제 생태계의 선도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이 부회장이 충분히 오너십을 발휘할 기회를 줘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삼성은 비상경영을 할 수 밖에 없다. 이 부회장은 의연하게 수감생활을 할 것으로 본다. 무엇보다 반도체와 바이오를 잘 챙겨야 한다. 가장 경쟁이 치열한 분야이기도 하다. 삼성의 라이벌로 세계 반도체 파운드리(위탁생산) 1위인 대만 TSMC의 역대급 투자 확대 등 소식도 들린다. 경쟁사들의 승부수에 버금갈 초격차 전략을 발휘해야 하는데 총수가 없어 타격을 입을 것은 뻔하다. 따라서 최소화 하는 데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

2017년에도 1년 간 총수 부재를 겪은 적이 있다. 그 때 시행착오가 있었다면 그런 것들을 반면교사 삼아 위기를 극복해야 한다. 삼성이 이 고비만 잘 넘기면 된다. 엄청난 수업료를 치른 만큼 더 단단한 기업으로 성장해야 한다. 전화위복의 계기를 삼도록 노력해 달라는 말이다. 법원을 원망해서도, 누구를 탓 해서도 안 된다. 모두 지나간 일이 돼 버렸다. 미래를 보고 달려가야 한다. 삼성다움을 강조한다.

삼성은 시스템으로 일궈온 기업이기도 하다. 오너 리스크를 더 이상 얘기하지 말라. 그렇다고 달라지지 않는다. 그것을 극복하려는 의지를 대내외에 보여 줄 필요가 있다. 슬기롭게 헤쳐나가기를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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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소개

오풍연/poongyeon@naver.com

<약력>

서울신문 논설위원,제작국장, 법조대기자,문화홍보국장

파이낸셜뉴스 논설위원

대경대 초빙교수

현재 오풍연구소 대표

<저서>

‘새벽 찬가’ ,‘휴넷 오풍연 이사의 행복일기’ ,‘오풍연처럼’ ,‘새벽을 여는 남자’ ,‘남자의 속마음’ ,‘천천히 걷는 자의 행복’ 등 12권의 에세이집

평화가 찾아 온다. 이 세상에 아내보다 더 귀한 존재는 없다. 아내를 사랑합시다. 'F학점의 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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