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이코노미뉴스 김보름 기자] G마켓과 옥션 등을 운영하는 국내 온라인 쇼핑 시장 공룡 이베이코리아가 매물로 나온다.
온라인 시장에서 고전하고 있는 롯데·신세계·현대백화점 등에다 대형 사모펀드(PEF) 운용사까지 인수전에 뛰어들 것으로 보인다.
매각이 이뤄지면 온라인 쇼핑몰 시장의 판도가 일거에 재편될 가능성이 크다.
20일 블룸버그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 이베이 본사는 이베이코리아의 매각을 공식화했다.
이베이는 19일(현지시간) 보도자료를 통해 “한국 사업을 위한 전략적 대안 찾기에 나섰다”면서 “주주 가치를 극대화하고 미래 사업 성장 기회를 만들기 위해 (이베이코리아) 매각을 포함 다양한 옵션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이베이코리아 관계자는 이와 관련, "지난 주말쯤 본사가 무언가를 발표할 것이라는 얘기가 돌았다"면서 "이베이 본사가 다양한 옵션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것을 볼 때 매각 수순을 밟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베이코리아의 매각이 실제로 이뤄지며 국내 온라인 쇼핑몰 시장은 지각 변동이 예상된다.
이베이코리아는 2000년 한국 사업을 시작해 2001년 옥션과 2009년 G마켓 등을 인수했다.
연평균 20% 이상씩 커진 한국 온라인 쇼핑 시장과 함께 성장했다.
통계청이 집계한 2019년 국내 온라인쇼핑 거래액은 135조 원 규모로, 이베이코리아가 차지하는 비중은 14%(약 19조 원)에 이른다.
2019년에는 매출 1조954억원으로 ‘1조클럽’에 가입했다.
지난해에는 특히 코로나19 사태로 언택트 소비가 늘면서 매출이 급증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베이코리아는 국내 대형 온라인 쇼핑몰 업체 중 유일하게 이익이 나는 곳으로 15년 연속 흑자를 달성 중이다.
2019년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27% 증가한 615억 원이었다.
쿠팡이 연 1조 원의 적자를 내고 티몬, SSG닷컴 등 경쟁 온라인 쇼핑몰 업체 역시 손실을 보는 것과 대조적이다.
미래에셋대우 리서치 자료에 따르면 이베이코리아는 2019년까지 쿠팡, 11번가, 위메프, SSG닷컴 등을 제치고 국내 온라인 쇼핑몰 시장 1위를 기록 중이다. 이 분석에는 쇼핑 플랫폼인 네이버쇼핑은 빠져 있다.
인수 후보로는 롯데, 신세계, 현대백화점 등 국내 주요 유통 대기업과 MBK, 어피너티 등 자금력을 갖춘 사모펀드들이 거론되고 있다.
유통 대기업들은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하면 단숨에 온라인 쇼핑업계 1위로 급부상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이베이는 매각가를 5조 원 이상으로 제시하며 글로벌 투자은행(IB)을 매각 주간사로 선정해 국내외 기업과 사모펀드 등을 상대로 매수 의사를 타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베이코리아의 성장세가 한풀 꺾였다는 평가는 약점이다. 이베이코리아는 2017년부터 영업이익은 서서히 감소하고 있다. 2017년 623억원에서 2019년 615억 원으로 줄었다.
한편 이베이코리아는 이날 CEO를 교체하며 매각을 위한 정지 작업에 들어갔다.
8년간 이베이코리아를 이끌어 온 변광윤 사장이 퇴임하고 후임에 전항일 이베이재팬 사장이 선임됐다.
전 사장은 롯데백화점과 LG상사, 삼성물산 등에서 영업과 마케팅을 맡았고, 2003년 이베이코리아에 입사해 2018년부터 이베이재팬을 이끌어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