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의금 1조냐,아니냐"..."丁총리마저 부끄럽다"는 LG-SK 소송
"합의금 1조냐,아니냐"..."丁총리마저 부끄럽다"는 LG-SK 소송
  • 한지훈 기자
  • 승인 2021.01.29 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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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SK "합의에 최선"...美 ITC 2월10일 최종 판결
"미국 정치권에서도 빨리 해결하라 한다, 남 좋은 일만 하는게 아닌지 우려"
서울 여의도 LG사옥과 서린동 SK사옥

[서울이코노미뉴스 한지훈 기자]  정세균 국무총리가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 간의 2차전지 소송전에 대해 "정말 부끄럽다"고 공개적으로 언급한 이후, 두 회사가 과연 어느 선에서 합의할지 29일 정재계가 주목하고 있다.

그간 양사간 소송전과 관련해서는 청와대 정책실장이 주재하는 5대 기업 정기모임에서 조율이 이뤄진다는 이야기와 지난달 4대 그룹 총수가 정기모임을 하면서 SK 최태원 회장과 LG 구광모 회장간에 모종의 딜이 이뤄지지 않았겠느냐는 희망적인 관측이 나오곤 했다. 하지만 기업간 다툼인 만큼 청와대 등 정치권과 다른 대기업에서 언급하는 것은 자칫 부당한 간섭으로 비칠 수 있어 공개적인 발언이 거의 없었다.

정 총리는 전날 방송기자클럽 토론회에서 'SK와 LG가 배터리 특허를 놓고 해외에서 소송을 벌이고 있는데, 정부가 직접적으로 나설 의향이 있는지 궁금하다'는 질문에 "미국 정치권에서도 제발 좀 빨리 해결하라고 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세균 국무총리

정 총리는 "LG와 SK, 대한민국의 대표기업들이 3년째 소송중이고 소송비용이 수천억원에 달한다고 한다"며 "경제적인 것 뿐만 아니라 양사가 싸우면 남 좋은 일만 시키는 것으로, 남이 누군지는 제가 거론하지 않더라도 다 아실 것"이라고 했다.  '남'은 중국과 일본 배터리업체를 빗댄 것으로,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두 회사간 소모적 다툼이 해외 라이벌 업체에게만 이득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우려한 발언이다.

특히 정 총리는 "제가 양사 최고책임자와 연락도 해봤고, 통화도 해보고 만났다"며 "좀 낯 부끄럽지 않느냐, 국민에게 이렇게 걱정을 끼쳐드리면 되느냐. 빨리 해결하시라고 권유했는데 아직 해결이 안되고 있다"고 공개했다. 이어 "저는 양사가 나서서 빨리 이 문제를 해결하고, 그리고 케이(K)-배터리가 앞으로 미래가 크게 열릴텐데, 자기들끼리 그 작은 파이를 놓고 싸우지 말고, 큰 세계시장을 향해 적극적으로 나서는 그런 상황을 빨리 만들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정 총리 발언과 관련, SK이노베이션은 지동섭 배터리 사업대표 명의의 입장문을 내고 "지금까지의 모든 소송과정에 성실하게 임해 왔음에도 불구하고, 원만하게 해결을 하지 못해 국민들께 매우 송구한 마음"이라고 밝혔다. 이어 "국무총리가 방송기자클럽 초청 생방송에서 배터리 소송에 대해 크게 우려를 표한 것은 국민적인 바람이라고 엄중히 받아들이고 있다"며 "국민적인 우려와 바람을 잘 인식해, 분쟁 상대방과의 협력적이고 건설적인 대화노력을 통해 원만하게 해결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는 차기 대한상의 회장으로 내정된 최태원 회장의 입장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해석된다.  

LG측은 별도의 코멘트를 하기보다는 전날 진행된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최종 판결전후로 (SK이노베이션과) 협상을 타결할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협상 타결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힌 내용에서 변화된 게 없다는 입장이다.

재계 관계자는 "합의금 액수와 관련 LG측은 조 단위를, SK는 천억원대 등을 거론하는 것으로 안다"며 "양사간 이견의 폭이 워낙 커 당장의 합의는 쉽지 않다는 전망이 우세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정 총리의 발언이 논란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의 최종판결이 오는 2월10일 예정인데, 총리의 발언은 정치권이 합의를 종용하는 것으로 비칠 수 있기 때문이다.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은 지난달 소송전에 대한 견해를 묻자 "기업을 바라보는 눈이 선진화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어떤 형태든 법에 의한 결론이 나오고, 이를 근거로 한 중재가 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결론이 나오기 전까지는 어떤 식으로든 개입하지 않는 게 바람직하다는 취지의 견해를 밝혔었다.

LG화학에서 LG에너지솔루션이 분사하기 전인 2019년 4월 당시 LG화학이 미국 ITC에 SK이노베이션을 영업비밀침해 혐의로 고소하며 시작된 이번 소송전은 햇수로만 3년째 이어지고 있다. ITC는 지난해 2월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의 '2차전지 영업비밀 침해' 소송 예비결정에서 SK이노베이션에 조기패소 판결을 내렸다. 이후 지난해 10월5일 최종 판결을 내릴 예정이었지만, 코로나19 영향 등으로 10월26일로 판결을 연기했다. ITC는 다시 12월10일로 결정을 미뤘고, 오는 2월10일 최종 판결을 앞두고 있다.

조기패소한 측이 판결결과를 뒤집은 전례가 없었던 만큼 SK이노베이션의 패소 가능성이 높은 가운데, 재계에서는 양측간 합의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양사가 그동안 켜켜이 쌓인 앙금을 털어내고, 대국적 견지에서 어떠한 수준의 결단을 내릴지 두 총수의 리더십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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