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대출 금리도 0.41%p 올라
[서울이코노미뉴스 김가영 기자] 시장금리 상승 여파로 은행권 대출금리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며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대출금리가 계속 올라 대출 실수요자와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대출)’, ‘빚투(빚내 주식투자)’족들의 상환부담이 가중되면서 대출부실 위험이 우려되고 있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시중은행이 취급한 원리금 분할상환방식의 주택담보대출(주담대) 평균금리는 연 2.85%로 전월(2.78%)보다 0.07%p 뛰었다. 같은 기간 이들 은행의 일반 신용대출 금리는 평균 연 2.67%에서 3.08%로 0.41%p 올랐다.
전체 예금은행까지 포함해 살피면 대출금리 상승세는 더욱 두드러졌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전체 예금은행의 가계 주담대금리는 지난해 12월 신규취급액 기준 2.59%였다. 지난 2019년 7월 2.64%를 기록한 이후 1년5개월 만에 최고치다.
같은 기간 일반 신용대출 금리도 3.50%로 전월보다 0.49%p 급등했다. 이는 지난 2012년 9월 0.66%p가 상승한 이후 8년3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오른 수준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신용대출을 산정할 때 ‘기본금리’로 활용하는 단기 금융채 금리가 상승하면서 금리인상이 불가피해진 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지난해 12월 은행채(AAA) 3개월물 금리는 0.77%로 전월대비 0.12%p 증가했고 은행채(AAA) 1년물 금리도 0.02%p 상승했다.
하지만 신용대출 금리인상 폭이 조달비용 상승분(금융채 금리인상)보다 더 컸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가계대출을 억제하는 정부 방침에 따라 은행들이 가산금리는 높이고 우대금리는 없애 대출 문턱을 높이는 조치를 한 여파라는 것이다.
이에 따라 빚투·영끌족들을 포함해 서민들의 이자 부담이 커지게 됐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이 개인신용 1~2등급 금융 소비자에게 빌려준 신용대출 평균금리는 지난해 8월 연 2.27%에서 12월 연 2.60%로 0.33%p 뛰었다. 5~6등급 금융 소비자에게 빌려준 신용대출 금리는 같은 기간 연 4.37%에서 연 5.39%로 1~2등급의 세배에 가까운 1.02%p 올랐다.
금융권 관계자는 “변동금리를 적용받는 약 70% 정도가 금리상승 위험에 노출돼 있다”며 “당장에는 가계부채 부실 가능성이 크지 않지만 코로나19 사태와 금리상승이 계속 맞물리면 대출부실 위험이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