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풍(狂風)의 시대...임성근 부장판사 탄핵소추와 '시나리오(?)'
광풍(狂風)의 시대...임성근 부장판사 탄핵소추와 '시나리오(?)'
  • 오풍연
  • 승인 2021.02.05 0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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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풍연 칼럼] 요즘 우리 사회를 보면 광풍(狂風)이 휘몰아치고 있는 것 같다. 미친 바람이라고 밖에 표현하지 않을 수 없다. 그것은 바로 여권에서 나온다. 상식은 안중에도 없는 듯 하다. 180석의 힘을 바탕삼아 자기들 마음먹은대로 국정을 운영한다. 야당은 속수무책이다. 우선 숫자에서 밀리다보니 달리 대응할 방도도 없다. 그런 상황을 지켜보는 국민들도 많이 지쳤다. 내가 줄곧 상식을 강조해온 이유이기도 하다.

이번 임성근 부장판사 탄핵소추 과정을 보면서 더욱 그렇다. 뭐라고 할까. 한마디로 미쳐 날뛰는 모습이다. 물론 임 부장판사가 잘 했다는 것은 아니다. 재판에 개입한 것은 비판받아 마땅하고, 법원 징계도 받았고, 기소돼 재판도 받고 있다. 그로서는 잘못을 저지른 데 대해 처벌을 받았다고 할 수 있다. 그 자신도 크게 후회하고 있을 것으로 본다. 과연 탄핵까지 해야 하는가에 대해서는 전문가들조차 의견을 달리한다.

우선 내 생각부터 말하겠다. 나는 임 부장판사와 일면식도 없다. 따라서 그를 두둔할 생각도 없다. 하지만 요즘 진행 상황과 그의 모습을 보면서 동정심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그가 완치됐는지는 모르지만 환자다. 여전히 아픈 사람은 배려해 주는 것이 맞다. 그런데 김명수 대법원장은 임 부장판사의 사표마저 매몰차게 거절했다. 탄핵을 받아야 한다는 이유였다.

임 부장판사는 담낭절제를 하고 신장이상 등이 있어 수술을 했다고 한다. 그런 다음 작년 5월 김 대법원장을 찾아가 사표를 받아달라고 했다. 이미 사표는 제출한 뒤였다. 김 대법원장이 왜 사표를 받지 않았는지는 녹취록을 통해 이미 밝혀졌다. 탄핵 얘기를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던 김 대법원장은 결국 사과하기에 이르렀다. 대법원장의 거짓말이 탄로났기 때문이다.

국회는 4일 임 부장판사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통과시켰다. 김 대법원장의 협조 아래 임 부장을 탄핵한 셈이다. 녹취록이 그것을 증명해주고 있다. 이게 정상은 아니다. 전국의 법관들이 흥분하는 까닭이기도 하다. 그들 입에서 “탄핵감은 바로 김명수 대법원장”이라는 말까지 들린다. 당장 직권남용 및 직무유기로 공수처 수사 대상 1호가 되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이제 임 부장판사 탄핵건은 헌법재판소가 떠안았다. 임 부장판사가 임기만료로 물러나는 이달 28일까지 처리하는 게 불가능해 보인다. 물리적으로 시간이 짧다. 헌재는 법과 절차를 준수하기 바란다. 김명수처럼 정권에 코드를 맞추려 하면 안 된다. 이미 법원에 대한 신뢰는 무너졌다고도 볼 수 있다. 마지막 남은 게 헌재다. 헌재의 자존심을 지켜야 한다.

많은 전문가들은 각하 가능성을 점친다. 특히 실익이 없다는 점을 든다. 28일이 지나면 법관이 아니기 때문에 탄핵의 명분도 사라지게 된다. 그럼에도 민주당은 탄핵을 밀어붙였다. 이낙연 대표를 비롯한 고위 당직자들이 그 정당성을 설파한다. 이번 탄핵이 시나리오대로 진행되는 것 같아 더 씁쓸하다. 짜고 친 고스톱 냄새가 난다는 얘기다.

# 이 칼럼은 '오풍연 칼럼'을 전재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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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소개

오풍연/poongyeon@naver.com

<약력>

서울신문 논설위원,제작국장, 법조대기자,문화홍보국장

파이낸셜뉴스 논설위원

대경대 초빙교수

현재 오풍연구소 대표

<저서>

‘새벽 찬가’ ,‘휴넷 오풍연 이사의 행복일기’ ,‘오풍연처럼’ ,‘새벽을 여는 남자’ ,‘남자의 속마음’ ,‘천천히 걷는 자의 행복’ 등 12권의 에세이집

평화가 찾아 온다. 이 세상에 아내보다 더 귀한 존재는 없다. 아내를 사랑합시다. 'F학점의 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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