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다시 '윤석열 패싱'...이성윤 차기 총장 구도로 보여지는 검찰 인사
또 다시 '윤석열 패싱'...이성윤 차기 총장 구도로 보여지는 검찰 인사
  • 오풍연
  • 승인 2021.02.08 0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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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풍연 칼럼] 이럴 거라면 박범계 법무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이 인사를 두고 두 번이나 왜 만났는지 모르겠다. 하나마나한 인사라고 할 수 있겠다. 7일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은 유임됐다. 두 번째 유임이다. 이런 경우도 처음본다. 청와대 의사라고 하니 박범계인들 어찌할 도리가 없었을 듯 하다. 대신 심재철 법무부 검찰국장은 남부지검장으로 전보했다. 수평이동이다.

검찰국장 자리는 이정수 남부지검장과 맞바꿨다. 윤석열은 오는 7월 임기가 끝난다. 그것까지 염두에 두고 이번 인사를 한 것 같다. 차기 총장 다크호스도 이성윤이다. 문재인 대통령 인사 스타일로 볼 때 그렇다는 얘기다. 아무리 얘기해도 소 귀에 경읽기다.

내가 어제 뚜껑이 열린 검찰 고위직 인사를 보고 느낀 바다. 물론 기대도 하지 않았지만 결과 또한 역시나였다. 추미애 전 장관 때와 달라진 게 하나도 없다. 또 다시 윤석열, 검찰 패싱을 했다. 솔직히 박범계에게도 묻고 싶다. “당신이 검찰총장 자리에 있을 때 이처럼 인사를 하면 어떤 기분이 들겠는가” 윤석열은 “허, 참”이라고 한마디 했다고 한다.

인사는 법무장관이 하는 게 맞다. 그러나 검찰청법에도 총장의 의견을 들어 하도록 되어 있다. 실제로 박 장관은 총장의 의견을 충분히 듣겠다고 공개적으로 약속도 했다. 그러나 결과는 딴판이었다. 그 같은 인사에 윤 총장이 동의할 리 있겠는가. 그래서 일요일 오후에 갑작스레 인사를 했는지도 모르겠다. 윤 총장이 공개적으로 반발할까봐.

검찰인사는 이날 오후 1시 30분 발표됐다. 윤 총장에게는 그 2분 전인 1시 28분쯤 문자로 명단을 알렸다고 한다. 보통 인사는 사전에 문서로 전달한다. 그런 절차마저도 생략한 것이다. 때문인지 “박범계가 추미애보다 더하다”는 얘기도 들린다. 박범계-윤석열 갈등이 예고되는 대목이라고도 할 수 있겠다. 인사 내용을 들여다 보아도 그렇다.

이른바 추미애 라인 검사들은 거의 대부분 자리를 지켰다. 지난 번 추미애-윤석열 갈등 당시 전국의 검사장 서명 때 빠진 사람은 딱 세 사람.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 이정수 남부지검장, 김관정 동부지검장이 그들이다. 이 가운데 이정수는 검찰의 4대 요직이라는 검찰국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심재철을 그 자리에 꽂은 것도 의도가 있어 보인다. 정치권 수사, 라임 수사, KBS 수사 등에 대응하겠다는 뜻으로 볼 수 밖에 없다.

윤석열 징계 등에 앞장섰던 대검 참모들도 그대로 두었다. 이는 윤석열을 계속 옥죄겠다는 것에 다름 아니다. ‘식물총장’ 상태을 유지시키겠다는 것. 가만히 있다가 7월 24일 임기 만료로 물러나라는 얘기다. 윤석열이 얼마나 마음에 들지 않으면 이 같은 인사를 하겠는가. 검찰의 비극이라고 아니할 수 없다.

이성윤 유임이 어떤 효과를 가져올 지는 두고 볼 일이다. 윤석열도 호락호락하지 않다. 총장으로서 쓸 수 있는 카드를 다 쓰려고 할 것이다. 검찰의 앞날은 흐림이다. 내전(內戰)이 일어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 이 칼럼은 '오풍연 칼럼'을 전재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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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소개

오풍연/poongyeon@naver.com

<약력>

서울신문 논설위원,제작국장, 법조대기자,문화홍보국장

파이낸셜뉴스 논설위원

대경대 초빙교수

현재 오풍연구소 대표

<저서>

‘새벽 찬가’ ,‘휴넷 오풍연 이사의 행복일기’ ,‘오풍연처럼’ ,‘새벽을 여는 남자’ ,‘남자의 속마음’ ,‘천천히 걷는 자의 행복’ 등 12권의 에세이집

평화가 찾아 온다. 이 세상에 아내보다 더 귀한 존재는 없다. 아내를 사랑합시다. 'F학점의 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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