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인세 16.6조 23%↓, 부가세 6조 8%↓
[서울이코노미뉴스 한지훈 기자] 코로나19 사태가 덮친 지난해 국세 수입이 전체적으로 줄었으나 자산시장 활황으로 양도소득세와 증권거래세 등 자산관련 세수는 큰 폭으로 늘었다.
기획재정부가 9일 발표한 2020회계연도 총세입·총세출 마감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국세 수입은 285조5462억원으로 2019년보다 2.7%(7조9081억원) 줄었다.
2019년에 이어 2020년 상반기에도 코로나19로 법인 실적이 부진해 법인세가 23.1%(16조6611억원) 줄었다. 2017년과 2018년 법인세수 급증에 따른 기저효과도 영향을 미쳤다. 부가가치세도 8.4%(5조9454억원) 줄었다. 지방소비세율이 15%에서 21%로 인상되면서 4조9000억원이 감소한데다 명목 민간소비 감소 등 영향도 있었다.
반면 소득세는 11.4%(9조5467억원) 증가했다. 종합소득세는 4.2%(7050억원) 감소했으나 근로소득세와 양도소득세가 늘어난 탓이다. 근로소득세는 6.3%(2조4391억원) 늘었다. 취업자는 감소했지만 상용직 근로자가 늘고 근로장려금 등은 감소한 영향이다. 양도소득세는 46.9%(7조5547억원) 증가했다. 지난해 주택거래량이 202만2000호로 전년 대비 29% 늘어난 영향이다.
증권 거래대금이 1.5배 수준으로 늘어나면서 증권거래세도 95.8%(4조2854억원) 급증했다.
종합부동산세도 34.8%(9293억원) 증가했다. 공정시장가액 비율인상과 부동산 공시가격 상승여파가 작용했다.
상속·증여세도 24.6%(2조462억원)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취득과 보유, 거래 등 부동산 관련세제를 강화하면서 상속·증여가 크게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양도세와 종부세, 증권거래세, 상속·증여세 등 자산관련 세금은 전년대비 큰 폭으로 늘었을 뿐 아니라, 정부 예산에서 추정했던 것보다도 많이 걷혔다.
증권거래세는 예산대비 77.5%(3조8237억원) 많았고, 양도세는 35.9%(6조2517억원) 많았다. 상속·증여세와 종부세도 각각 23.3%(1조9588억원), 8.4%(2796억원)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다만 법인세는 예산보다 5.1%(2조9621억원) 적었다. 기업 실적이 그만큼 나빴다는 의미다.
지난해 예산과 비교해 법인세가 줄었는데도 총국세 수입실적이 2.1%(5조8339억원) 증가한 것은 뜨거웠던 자산시장 때문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