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28일 국내 공장 위탁생산 75만명분 순차적으로 받아
[서울이코노미뉴스 김준희 기자] 식품의약품안전처가 10일 코로나19 백신으로는 처음으로 아스트라제네카(AZ)백신의 사용을 허가했다.
이에 따라 오는 26일부터 요양병원 및 요양시설 입소자 등 77만6900명을 대상으로 접종이 시작된다.
접종 대상은 그동안 효과가 있는지를 놓고 논란의 대상이 됐던 만 65세 이상 고령자를 포함한 만 18세 이상 성인이다.
식약처는 이날 오전 외부 전문가 3명과 김강립 식약처장 등 식약처 관계자 5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에 대한 최종점검위원회 회의 결과를 발표했다.
회의 결과, 식약처는 아스트라제네카가 기존에 제출한 임상자료 외에 미국 등에서 진행 중인 임상 3상 결과를 허가 후 제출하는 것을 조건으로 모든 성인에 대한 사용 허가를 내렸다.
김강립 식약처장은 발표를 통해 “보고된 이상 사례는 대부분 백신 투여와 관련돼 예측된 것으로 전반적으로 양호하다고 판단했다”면서 “65세 이상 고령자에게서도 중대한 이상 사례는 발생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김 처장은 이어 “영국 임상 2·3상, 브라질 임상 3상 등 2건의 임상을 통해 효과성을 분석한 결과 예방효과는 62%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식약처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나타난 아스트라제네카 이상사례는 주사부위 통증, 압통, 멍, 온감, 발적, 피로, 두통, 근육통, 권태, 열감이었다. 증상은 대부분 경증에서 중간 정도 수준이었고 백신 접종 후 며칠 내에 소실됐다.
65세 이상 고령자의 경우에도 약물과 관련된 중대한 이상사례는 발생하지 않았다.
약처는 하지만 '사용상의 주의사항'에 '65세 이상의 고령자에 대한 사용은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고 기재하기로 했다. 예방효과를 확인하기 위한 고령자 임상 참여자가 7.4%로 부족했었기 때문이다.
기재 문구는 의사가 접종 대상자의 상태에 따라 백신접종으로 인한 유익성을 판단해서 결정하라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이번 회의는 코로나19 백신과 치료제의 허가심사 과정에서 식약처가 거치는 외부 전문가 ‘'3중 자문’의 마지막 단계다.
1단계 검증 자문단 회의에서는 만 65세 이상 고령자도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맞을 수 있다는 의견이 다수였다.
그러나 2단계 중앙약사심의위원회에서는 만 18세 이상 모든 연령층에 허가하되 만 65세 이상 고령자 접종 여부는 질병관리청의 예방접종전문위원회에서 논의하라는 의견을 냈었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코로나19 바이러스 표면항원 유전자를 침팬지에게만 감염되는 아데노바이러스에 넣어 배양 생산한 후 사람 세포 안으로 전달하는 바이러스 벡터 백신이다.
0.5㎖씩 4∼12주 이내에 2차례 투여한다.
질병청은 오는 19일까지 1분기 접종 대상자 명단을 확정할 방침이다.
질병청이 지난달 28일 발표한 '코로나19 예방접종 시행계획'에 따르면 1분기에는 요양병원 및 요양시설 입소자 등 약 77만6900명에 대한 접종이 시작된다.
요양병원 등 의료기관에서는 자체적으로 접종하고, 거동이 불편한 노인이 다수인 요양시설 등에는 의료진이 방문 접종을 하게 된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냉장(2∼8도) 보관·유통이 가능한 만큼 별도의 접종 체계를 갖추지 않아도 된다.
정부는 오는 24∼28일 제조사로부터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75만명분(150만도스)을 순차적으로 받는다. 해당 제품은 아스트라제네카와 계약을 맺은 1000만명분 중 일부로, SK바이오사이언스가 경북 안동 공장에서 위탁 생산한 제품이다.
이들 제품은 경기 평택시 소재 통합물류센터를 거쳐 25일부터 전국 보건소 등 접종기관으로 배송된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유럽 의약품청(EMA), 영국 등 50개 국가에서 조건부 허가 또는 긴급사용승인을 받았지만, 허가사항과는 별개로 일부 유럽 국가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고령층에 접종하지 말라는 권고를 내렸다.
스위스는 전 연령 접종에 대한 승인을 보류했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이 변이 바이러스에 효과가 크지 않은 것으로 확인되자 접종을 중단했다.
이에 대해 김 처장은 "현재 변이 바이러스에 대한 명확한 효과에 대해서는 과학적 근거를 확보하고 있지 못한 상황이며 국내외 연구기관에서 검토가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