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풍연 칼럼] 배터리 전쟁에서 LG가 이겼다. SK는 패배해 수천억~수조원을 물어줄 형편이다. 기업의 영업비밀을 침해했다는 게 이유다. 이번 결정은 예상됐던 바다. SK가 무리수를 두었다고 할 수 있다. LG인력을 무더기로 빼왔다. 그럼 비밀 유지가 안 된다. 이제는 두 기업이 합의해야 한다. 합리적인 선에서 해결할 수밖에 없다.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는 11일 지난해 2월 14일 SK이노베이션에 조기 패소(Default Judgment) 예비 결정을 내린 지 1년 만에 SK이노베이션의 영업비밀 침해를 인정하고 LG측의 손을 들어줬다. 이에 따라 LG에너지솔루션은 앞으로 SK와의 배상금 협상 과정에서 유리한 위치를 점할 수 있게 됐다. 반면 영업비밀 침해가 인정되고 수입금지조치 등 중징계까지 받게 된 SK이노베이션은 앞으로 LG와의 협상 과정에서 공세를 취하기 어렵게 됐다. 방어적 자세로 임할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이번 전쟁은 2019년 4월부터 시작됐다. 약 2년 간의 소송이 LG의 완승으로 끝난 셈이다. ITC는 LG가 영업비밀을 침해당했다고 주장한 범주를 모두 인정해줬다. ITC는 SK를 대상으로 미국 내에 배터리 팩과 셀, 모듈, 부품, 소재 등 원재료부터 완제품까지 전 제품에 대해 10년간의 수입금지 명령을 내렸다. 다만 SK의 공급업체인 포드와 폭스바겐의 미국 내 생산을 위한 배터리와 부품은 각각 이날부터 4년, 2년간 수입을 허용하는 유예 조치도 함께 내렸다.
SK가 패소함에 따라 미국내 조지아주 공장 건설도 당장 타격을 입게 됐다. SK이노베이션은 현재 미국 조지아주에 약 3조원을 투자해 연간 43만대 분량(21.5GWh)의 전기차 배터리를 생산할 수 있는 1, 2 공장을 건설 중이다. LG와 SK가 합의점을 찾지 못하면 공장을 못 지을 수도 있다. 따라서 LG는 더 공격적으로 나올 가능성이 크다.
LG 측은 “이번 판결로 영업비밀 침해가 명백히 확인됐다"면서 "납득할만한 합의안을 제시하라"고 SK를 압박했다. 한웅재 LG에너지솔루션 법무실장은 이날 "경쟁사가 이 어려움을 풀어나가려면 지금이라도 진정성 있는 자세로 저희한테 합리적인 제안을 하여야 할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과와 함께 합의금이 관건이라고 할 수 있겠다.
합의금 규모에 관심이 쏠린다. LG는 최근까지 2조5000억∼3조원 가량의 배상금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SK측은 자회사(SKIET)의 상장 지분 일부를 제공하는 것을 포함해 적게는 1000억원대, 많게는 5000억∼6000억원대를 제시했다는 얘기가 들린다. 양 사의 배상금 격차가 최소 2조원 이상 벌어졌다고 할 수 있다.
LG는 더 많이 요구할 테고, SK는 한 푼이라도 덜 주려고 할 것이다. 협상은 하되 합리적 선에서 해결하기 바란다. 국내기업끼리 싸우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무엇보다 SK가 잘못한 것은 맞다. 거기에 따른 책임을 져야 옳다. 항소보다는 이쯤에서 끝내는 게 좋을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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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소개
<약력>
서울신문 논설위원,제작국장, 법조대기자,문화홍보국장
파이낸셜뉴스 논설위원
대경대 초빙교수
현재 오풍연구소 대표
<저서>
‘새벽 찬가’ ,‘휴넷 오풍연 이사의 행복일기’ ,‘오풍연처럼’ ,‘새벽을 여는 남자’ ,‘남자의 속마음’ ,‘천천히 걷는 자의 행복’ 등 12권의 에세이집
평화가 찾아 온다. 이 세상에 아내보다 더 귀한 존재는 없다. 아내를 사랑합시다. 'F학점의 그들'
기업활동에 1이라도 지원을 하고 하는 소린가.
말로만 먹고 사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