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 CGV, 무리한 터키 진출로 3년 누적 손실 4,146억...경영진 책임론
CJ CGV, 무리한 터키 진출로 3년 누적 손실 4,146억...경영진 책임론
  • 정우람 기자
  • 승인 2021.02.16 1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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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8천억 터키 투자자금 마련 위해 체결한 TRS계약이 특히 문제...3년 연속 대규모 손실
작년엔 동남아 진출관련, 파생상품 평가손실까지 겹쳐...작년 손실규모 자기자본의 26.8%
터키 TRS계약은 올 5월 계약 만료, 정산해야...그때까지 반등 없으면 재무투자자에 수천억 물어줄 수도

[서울이코노미뉴스 정우람 기자] CJ CGV가 터키와 동남아 등에 무리한 해외진출을 했다가 3년 연속 대규모 파생상품거래 손실을 보고 있다. 3년 누적 파생상품 평가손실만 4,146억원에 이른다.

작년에는 코로나19 사태까지 겹치는 바람에 매출은 70%나 줄고, 3년 연속 대규모 순손실 적자를 내며 적자폭은 더욱 확대됐다. 이에 따라 CJ그룹 차원의 사전 사업타당성 검토는 물론 그룹총수인 이재현 회장이 시행과정에서 문제점을 파악하고 있었는지 의문시되고 있다. 

CJ CGV의 최근 공시자료에 따르면 이 회사의 종속기업인 CGI홀딩스 지분중 28.5%를 재무적 투자자에게 매도한 적이 있다. 그런데 코로나19로 인해 CGI홀딩스 지분가치가 하락함에 따라 이 투자자 관련 파생상품의 대규모 평가손실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다만 코로나가 진정돼 중국 베트남 인도네시아 지역 영화관들의 영업이 정상화될 경우 해당 손실분의 환입이 가능한 회계상 평가손실이라고 설명했다.

또 터키법인인 마르스 시네마 투자와 관련해서는, 종속기업인 보스포러스인베스트먼트(이하 보스포러스)의 외부주주와 보스포러스의 공정가치 변동차액을 정산하는 총수익스왑(TRS) 계약을 체결한 적이 있는데, 이로인한 평가손실도 발생했다고 보고했다.

터키 진출시 8천억 투자 애초 무리였고, 환헤지 안한 것도 문제...환율변동위험 관리 제대로 했는지 의문

CJ CGV는 이 2건의 파생계약 및 TRS계약 관련 파생상품 평가손실이 모두 1,613억원이며, 이는 자기자본의 26.83%에 달한다고 밝혔다.

문제는 이 회사가 터키와 동남아에 잇따라 영화관사업 진출을 하며 이런 종류의 계약을 여러건 체결하는 바람에 매년 거액의 평가손실 신고를 하고 있다는 점이다. 코로나 본격화 이전에도 여러번 평가손실 신고를 한 적이 있어, 무리한 해외진출에 따른 참화가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특히 터키 영화관사업, CJ CGV는 코로나사태 이전에도 계속 적자였다. 연결기준 당기순손실은 2019년 2,391억원, 2018년 1,885억원에 각각 달했다. 영업이익이 흑자였는데도 재작년까지 2년 연속 대규모 순손실을 낸 것은 리스회계 변경외에도 터키법인 TRS 계약의 영향이 컸다.

CJ CGV의 터키 및 동남아 영화관사업 관련 파생상품 평가손실 (단위 : 억원)

 

2018

2019

2020

파생상품 평가손실

1,776

757

1,613

<자료 : 금감원 전자공시시스템>

이 TRS 파생상품 평가손실은 2018년 1,776억원, 2019년 757억원이라고 각각 공시했다. 3년 연속 대규모 평가손실이다.

2016년 요란하게 터키 영화관사업에 진출할 당시 터키 영화관업체였던 마르스 시네마 인수에 쏟아부은 금액은 무려 8,000억원. 이 금액을 혼자 감당할수 없었기에 CJ ENM 및 국내 재무적투자자(FI)들과 공동으로 인수했다.

FI들과 특수목적법인(SPC) 보스포러스인베스트먼트를 세우고 보스포러스가 마르스 시네마를 인수하는 식이었다. 그 과정에서 FI들과 체결한 것이 TRS.

미국-터키 충돌로 터키 리라화 가치폭락이 문제의 시발...작년에는 코로나19까지 겹쳐 영화관객도 급감

TRS는 FI(구체적으로 메리츠종금)가 제3자에게 보스포러스 지분을 매각할 때 시장거래가(공정가치) 변동으로 발생하는 차액분을 CJ CGV가 부담하는 계약이다. 터키 영화관사업은 수익이 모두 터키 리라화로 발생하는데, 2018년 미국의 무역보복으로 터키 리라화의 가치가 급락하기 시작한게 문제였다.

마르스 시네마의 실적이나 자산도 원화환산시 크게 하락했다. 만약 그 상태로 보스포러스 지분을 매각하면 환손실 부분은 CJ CGV가 감당해야 한다. 대규모 파생상품 손실을 인식한 이유다.

CJ CGV는 리라화 가치 변동 등으로 터키법인이 부진한 실적을 낼 경우 계약 만료시점에 맞춰 FI에 차액을 지급하기로 했다. 이 계약만료가 오는 5월이다.

CJ CGV의 경영성적표(연결기준 단위 : 억원, %)

 

2020

2019

증가율(%)

매출

5,834

19,422

-70

영업이익

-3,925

1,219

적자전환

당기순이익

-7.452

-2,390

-211.7

자산(연말기준)

43,568

45,240

 

부채( )

40,627

39,229

 

자기자본()

2,941

6,011

 

부채비율(%)

1,381

652

 

<자료 : 금감원 전자공시시스템>

그때까지 리라화 가치나 보스포러스 가치가 회복되지 않을 경우 거액을 물어낼 것에 대비해 미리 평가손실로 터는 것이다. 실제 돈이 유출된 것은 아니지만, 서류상으로 미리 손실처리를 한 것이다. 5월까지 실적정상화가 안되면 FI에 실제 거액의 현금을 지불해야 한다. 코로나 장기화로 현재로서는 거액지불 가능성이 높다.

작년초 코로나사태 본격화 전 CJ CGV 관계자는 “2018년과 2019년 TRS 평가손실은 거의 다 털어낸 상황”이라면서 “올해(2020년) 터키법인이 반등할 경우 향후 TRS관련 현금유출액이 줄어들 여지도 많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러나 작년 코로나 사태로 터키 영화관 경기까지 죽고, 리라화도 더 불안해져 올해도 또 거액의 파생상품 평가손실을 인식한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 "당시 왜 CJ 같은 대기업이 환헷지(환율 변동에 따른 위험 회피)를 하지 않았는지 궁금하다"

이런 거액 평가손실과 3년연속 적자로 CJ CGV의 자기자본은 재작년말 6,011억원에서 작년말 2,941억원으로 크게 줄었다. 부채비율은 재작년말 652%에서 작년말 1,381%로 2배이상 치솟아 CJ그룹 차원의 자본수혈이 시급한 것으로 보인다.

CJ CGV의 최근 공시자료에 따르면 연결 기준 작년 매출은 5,834억원으로 2019년 1조9,422억원에 비해 무려 70%가 줄었다. 영업이익은 3,925억 적자로 재작년 1,219억 흑자에서 적자 전환했다. 당기순이익은 재작년 2,390억원 적자에서 작년 7,452억 적자로 적자폭이 211%나 더 확대됐다.

코로나 장기화로 영화관 관람객이 크게 줄고, 영화 콘텐츠 개봉도 속속 연기된 탓이다. 여기에 파생상품 거액 평가손실도 일조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당시 왜 CJ같은 대기업이 환헷지(환율변동에 따른 위험회피)를 하지 않았는지 궁금하다"면서 "해외사업 비중이 큰 기업의 경우 환율변동위험을 얼마나 잘 관리해야 하는지 잘 보여주는 사례인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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