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이 뉴욕증시로 가는 까닭...경영권강화 ‘29배 슈퍼주식’ 매력
쿠팡이 뉴욕증시로 가는 까닭...경영권강화 ‘29배 슈퍼주식’ 매력
  • 윤석현 기자
  • 승인 2021.02.15 1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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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적 적자에 신규자금 확보 필요...몸값 55조,알리바바 이후 亞 최대
“쿠팡맨에 1000억 자사주,1인당 200만원 보너스 제공”

[서울이코노미뉴스 윤석현 기자] '한국의 아마존'이라 불리는 쿠팡이 세계 최대 증권거래소인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의 상장을 본격 추진한다.

1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쿠팡은 지난 12일(현지시간)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클래스A 보통주 상장을 위한 신고서를 제출한 데 이어, 조만간 기업공개(IPO)를 실시한뒤 3월중 상장이 이뤄질 전망이다.

상장후 쿠팡의 시장가치는 최대 500억달러(약 55조원)에 달할 전망이다. 이는 2014년 알리바바그룹의 뉴욕증시 상장(약 186조원)이후 최대 규모의 아시아 IPO라는 분석이다.

지난 2010년 설립된 쿠팡은 외부에서 대규모 투자자금을 받아온 만큼 투자자들의 출구전략으로 IPO가 지속적으로 거론돼 왔다.

쿠팡은 신고서에서 “자사 배송기사인 쿠팡맨과 직원들에게 1인당 200만원 상당, 최대 1000억원 규모의 주식을 보너스로 제공하고, 오는 2025년까지 5만명을 신규 고용하겠다”는 목표도 제시했다. 배당은 당분간 없을 것이라고 했다.

김범석 의장

◇작년 매출 86%신장...흑자전환 자신감에 미국 진출

쿠팡이 미국에 상장을 추진하는 건 대규모 자금조달을 위한 것이다. 쿠팡은 이미 기업가치가 10조원을 훌쩍 넘겨 매각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여기에 쿠팡이 2018년이후 대규모 투자를 유치하지 못해 투자금이 빠르게 고갈되고 있어 상장으로 신규자금을 확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특히 한국보다 미국 시장에 상장을 택한 것은 창업주인 김범석 의장(43)의 경영권 강화를 위한 포석으로 분석된다. 쿠팡의 조직문화와 경영진 구성 등을 보면 미국식에 따른 것이라는 특징을 나타낸다.

뉴욕 증시에 상장되는 쿠팡 주식은 클래스A 보통주와 클래스B 보통주로 구성된다. 

특히 클래스B는 주당 29표의 의결권을 갖는 차등의결권주로 1%만 가져도 29%의 주주권리를 행사할 수 있다. 이 주식은 김 의장이 모두 보유한다. 쿠팡이 SEC에 제출한 상장신고서에 이같이 명시했다. 국내 시장에는 없는 차등의결권 확보가 쿠팡의 미국행에 결정적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오는 대목이다.

차등의결권은 대주주의 경영권 방어로 안정적인 기업운영을 보장한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이다. 김 의장은 신고서에서 누적적자에도 불구하고 성장을 위해 당분간 대규모 투자를 계속할 계획이라고 했다.

동시에 사우디아라비아의 국부펀드, 소프트뱅크그룹 손정의 회장 등 쿠팡 투자자들이 미국내 상장을 통한 수익실현을 원했다는 시각도 엄연하다.

쿠팡이 미국에서도 진입장벽이 낮은 나스닥 대신 상장요건이 까다로운 뉴욕증권거래소를 최종 선택한 것은 흑자전환에 대한 자신감이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신고서에 따르면 쿠팡의 지난해 매출은 119억7000만달러(약 13조3000억원)로 전년(7조1530억원)보다 두배 가까이 늘었다.

영업이익은 마이너스 4억7490만달러(약 5842억원)로 전년(마이너스 7120억원)보다 1500억원가량 줄었다. 2018년을 정점으로 매년 적자규모를 줄이고 있으나 누적적자는 41억달러(약 4조5000억원)로 여전히 많다.

◇경영방식과 경영진 미국식...보수보다 주식보상 더 커  

쿠팡의 경영진 면면을 보면 미국식 색채가 짙다. 쿠팡 한국지점은 비상장사라는 이유로 경영진 구성이 담긴 정기보고서를 지금까지 금융감독원에 내지 않았다.

지금껏 쿠팡을 움직이는 핵심인물이 누구인지 명확히 외부에 알려지지 않았다. 쿠팡 한국지점은 일부임원의 영입사실만 뒤늦게 언론에 전하는 데 그쳤다.

신고서엔 이사진과 핵심임원 명단과 프로필이 담겨 있다. 이사회 의장겸 최고경영자(CEO) 김범석씨는 일찌감치 미국으로 조기유학을 떠나 미 하버드대에서 학부와 대학원 과정을 마친뒤 주로 미국에서 활동했다.

또한 공유택시 우버시스템을 만든 투안 팸(52)이 최고기술책임자(CTO)를 맡고 있다. 최고재무책임자(CFO)는 미 아마존 출신 고라브 아난드(45)다. 집행임원 중 비교적 이른 2017년부터 쿠팡에 몸담았다.

비상임이사로는 미국에서 벤처캐피털을 운영중인 닐 메타(36)가 2010년부터 맡고있고, 지난 1월에 정보기술 기업을 운영중인 해리 유(61)가 최근 결합했다. 이들을 포함해 핵심임원들이 모두 미국을 주무대로 삼아 활동했거나 미국 현지경험이 많은 이들이다.
 
경영진중 드문 한국 국적 인사도 마찬가지다. 한국지점 대표(경영총괄)인 강한승씨는 한국에서 법관과 청와대 법무비서관을 지냈으나 주미대사관(사법협력관)에서 근무했다. 쿠팡 주요주주 중 한국 국적의 벤처캐피털리스트는 알려진 바 없다. 
 
김 의장이 이런 기업지배·사업구조를 짠 이유를 놓고 그간 여러 해석이 무성했다. 본사를 미국에 둔 이유가 자본조달이 더 유리해서라는 분석이 그 예다.

하지만 이번 신고서는 또 다른 이유가 있음을 여실히 보여준다. 증권신고서에 담긴 쿠팡의 보상체계는 전형적인 미국 관행을 따른다. 정액급여(salary)보다 조건이 붙은(vesting) 스톡옵션·그랜트(장려금) 등 다양한 형태의 주식보상(스톡 어워드)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지난해 가장 큰 보상을 받은 임원인 투안 팸 최고기술책임자는 지난해 9월 영입후 두달만에 2700만달러(약 300억원) 상당의 주식보상을 받았다. 그의 정액급여(약 9억원)의 30배를 웃돈다. 쿠팡이 산정한 주식보상의 가치는 공정가액 기준으로 실제 상장에 성공해 쿠팡 주가가 오르게 되면 더 불어난다. 

주식보상을 매개로 공격적으로 쿠팡이 인재를 영입한 흔적이다. 강한승씨도 입사 보름만에 50억원 상당의 주식보상을 받았다.

창업주 김범석 의장에게만 부여된 차등의결권도 국내에선 기대하기 어렵다. 김 의장의 정확한 지분은 알려진 바 없다. 김 의장은 지난해 연봉으로 88만6000달러(약 10억원)를 수령했다. 이와 별도로 퇴직후 일정기간이 지나 주식으로 받는 스톡어워드 등 총 1434만달러(약 158억원)의 상여를 받았다.

한편 신고서에는 김범석 대표 남동생 내외가 쿠팡에서 근무중인 사실도 나타났다. 부부가 각각 최대 연봉을 47만5천달러(약 5억2500만원), 24만7천달러(약 2억7300만원) 받은 것으로 기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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