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풍연 칼럼] 문재인 정권은 신현수 청와대 민정수석마저 버릴 모양이다. 신 수석을 잘 아는 지인의 예상이 맞았다. 아니다 싶으면 사표를 낼 것이라고 했다. 이 같은 불행한 예측은 맞지 말아야 한다. 그러나 신 수석이 사의를 표명했단다. 뭔가 잘못 돼도 크게 잘못 됐다. 문재인 정부도 타격을 받지 않을 수 없다. 임명된 지 한 달 반밖에 안된 수석이 사표를 내는 일은 간단치 않기 때문이다.
나는 문 대통령이 신 수석을 발탁했을 때 잘 된 인사라고 칼럼을 쓴 바 있다. 지난 1월 1일 쓴 칼럼 제목은 ‘신현수 청와대 민정수석에 대한 기대가 크다’였다. 그런데 기대가 실망으로 바뀌었다. 결국 문 대통령이 신 수석을 버렸다는 얘기와 다름 없다. 신 수석으로서는 대통령의 신임을 받지 못한 이상 더는 청와대에 머물 이유가 없다고 생각했을 것 같다.
결정적인 이유는 신 수석이 검사장급 4명 인사를 할 때 패싱당한 것과 무관치 않은 듯 하다. 일요일인 지난 7일 오후 이 같은 인사를 했다.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을 유임시키고, 심재철 법무부 검찰국장은 서울남부지검장으로 자리이동했다. 또 검찰국장 자리에는 이정수 남부지검장을 맞바꿨다. 셋 다 추미애 라인으로 볼 수 있는 사람들이다.
이런 인사에 신 수석이 동의할 리 없다. 검찰조직을 조금이라도 아는 사람이라면 생각할 수 없는 인사이기도 하다. 박범계 법무장관이 밀어붙였다. 그 과정에서 신 수석을 배제하고 이광철 민정비서관과 인사협의를 했다는 후문이다. 이 비서관은 대표적인 조국 라인이기도 하다. 이를 두고 죽은 조국이 살아난 것 아니냐는 얘기도 나온다. 인사안에 대한 결재도 이 비서관이 문 대통령으로부터 직접 받았다고 한다.
이쯤되면 신 수석이 자리를 지키는 게 무의미하다고 하겠다. 신 수석은 문 대통령에 대한 섭섭함도 표시한 것으로 전해진다. 신 수석은 참여정부 시절 문 대통령과 인연을 맺었다. 문 대통령이 민정수석을 할 때 비서관을 맡았다. 서로 눈빛만 봐도 잘 아는 사이라고 할 수 있었다. 실제로 문 대통령은 정부 출범과 함께 신 수석을 국정원 기조실장 자리에 앉혀 신뢰를 표시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이 이번에는 이광철 비서관 손을 들어준 것으로 보인다. 정치권과 법조계에서는 “월성 원전 사건을 수사하던 검찰이 지난 4일 백운규 전 산업부 장관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한 게 결정적으로 작용했다”면서 “청와대가 검찰 수사의 수위를 낮추려고 노력했는데 무위로 돌아가자 신 수석보다 이광철 비서관에게 힘이 실려버린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런 상황에서 친문 그룹이 이른바 추미애 라인을 건드리면 안 된다고 강조하지 않았나 싶다.
신 수석은 곧은 사람이다. 지난 9일 처음 사표를 냈을 때 문 대통령이 반려했다고 한다. 하지만 또 다시 사표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16일 “인사 관련 사항은 확인해 드릴 수 없다”는 문자 공지를 기자들에게 보냈다. 뭔가 심상치 않게 돌아간다는 얘기이기도 하다. 문재인 정부의 위기로도 들린다. 나만 그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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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소개
<약력>
서울신문 논설위원,제작국장, 법조대기자,문화홍보국장
파이낸셜뉴스 논설위원
대경대 초빙교수
현재 오풍연구소 대표
<저서>
‘새벽 찬가’ ,‘휴넷 오풍연 이사의 행복일기’ ,‘오풍연처럼’ ,‘새벽을 여는 남자’ ,‘남자의 속마음’ ,‘천천히 걷는 자의 행복’ 등 12권의 에세이집
평화가 찾아 온다. 이 세상에 아내보다 더 귀한 존재는 없다. 아내를 사랑합시다. 'F학점의 그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