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가상화폐 비트코인 가격이 16일 사상 처음 5만달러(5510만원)를 돌파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비트코인 가격은 이날 뉴욕에서 오전 7시32분 5만191달러를 기록했다. 로이터는 런던에서도 비트코인 가격이 5만달러가 넘었다고 보도했다. 가상화폐는 거래소 단위로 거래가 이뤄지기 때문에 거래소별로 거래가격이 다소 다르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시중에 유통중인 비트코인의 전체가치는 9400억달러로 불어났다. 비트코인 가격은 지난해 4분기 170% 상승하며 연말에 약 2만9000달러에 도달했고, 올해 들어서는 그보다 70% 넘게 더 올랐다. 비트코인은 불과 5년 전만 해도 수백달러에 불과했다.
이에 가상화폐 옹호론자들은 추가상승에 낙관적인 시각을 드러내고 있다. 국제적 기업과 금융회사 등 기관투자자들이 비트코인 시장에 발을 들이기 시작해서다. 기관 자금이 가상화폐 시장으로 유입되고, 미래 사용가치에 관한 의문이 일정부분 해소돼 개인투자자도 추가로 더 몰리리라는 것이다.
특히 지난주 테슬라에서 비트코인을 산 것이 결정적인 기폭제가 됐다.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미국 전기차업체 테슬라는 8일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서류에서 15억달러(약 1조6530억원) 규모의 비트코인을 구매했다고 밝히며 비트코인을 자사제품 결제수단에 포함할 가능성도 내비쳤다.
이달에만 미국에서 가장 오래된 은행인 뉴욕멜론은행(BNY 멜론)이 가상화폐의 보유·이전·발행 업무를 할 예정이라고 밝혔고, 마스터카드는 올해 중 자체 네트워크에서 가상화폐를 지원하기로 했다. 또 캐나다에서는 최근 비트코인 ETF(상장지수펀드)가 처음으로 당국의 승인을 받기도 했다. 모건스탠리도 비트코인을 투자대상에 추가할 수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비트코인을 사기 위해 6억달러의 전환사채를 발행하겠다고 이날 발표한 마이크로스트레티지의 마이클 세일러 최고경영자(CEO)는 CNBC에서 "비트코인은 3년 전보다 훨씬 더 안정적인 자산이 됐다"고 말했다.
그렇지만 가상화폐에 관한 회의론과 경계의 목소리도 여전하다. CNBC에 따르면 비트코인이 역사상 가장 큰 시장 `버블` 중 하나라는 우려를 제기하는 사람도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도이체방크의 최근 설문조사에서는 비트코인이 금융시장의 양대 버블 중 하나로 꼽히기도 했다.
특히 글로벌 금융당국이 비판적 견해를 보이는 것이 비트코인의 미래에 큰 변수가 될 것이라는 지적은 꾸준히 나온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ECB)은 최근 인터뷰에서 비트코인은 실제 통화가 아니라며 "ECB는 그것을 매수하거나 보유하지 않을 것"이라고 못박았다. 라가르드 총재는 가상화폐가 돈세탁에 이용될 가능성을 들며 더 많은 규제를 촉구하기도 했다.
옹호론자 사이에서도 단기적인 가격 급변동 가능성에는 유의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영국의 암호화폐 관련업체인 트란체프 창업자는 "단기 변동성은 이번 상승장의 주요 특징"이라면서 "투자자들은 그에 맞춰 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