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이코노미뉴스 한지훈 기자] 국내 연구진이 차세대 태양전지로 주목받는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의 효율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는 핵심소재를 개발했다.
1㎠ 소자에서 세계 최고 수준인 23%의 광전변환효율을 달성했다.
한국화학연구원 서장원 박사팀은 25일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를 구성하는 층 가운데 전압을 높일 수 있는 새로운 전자수송층 소재와 전류를 높일 수 있는 새로운 페로브스카이트층 소재를 개발해 효율을 획기적으로 높였다고 밝혔다. 이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Nature)에 이날 표지논문으로 게재됐다.
페로브스카이트는 부도체·반도체·도체 성질과 초전도 현상을 보이는 특별한 구조의 물질이다. 저렴한 화학소재를 이용해 저온 용액공정으로 손쉽게 제조할 수 있어 기존 실리콘 태양전지를 대체할 차세대 태양전지 후보로 주목받아 왔다.
그러나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는 기존 실리콘 태양전지보다 빛을 전기로 바꿔주는 광전변환효율이 낮고, 실제환경에서 장기간 사용하려면 안정성을 더욱 높여야 하는 등 산업화를 위해서는 여전히 극복해야 할 과제가 많다.
연구팀은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의 효율을 높이기 위해 전압과 전류에 영향을 미치는 전자수송층 소재와 페로브카이트층 소재를 개발했다. 태양전지 구성층인 투명전극 위에 주석산화물(SnO₂) 등을 바로 합성해 전자수송층을 형성하는 화학용액증착법으로 전자이동(수송)을 방해하는 결함을 줄인 전자수송층 소재를 만들어 전지의 전압을 높였다.
또 빛을 더 많이 흡수할 수 있는 페로브스카이트층 소재합성법을 개발해 전류를 높였다. 페로브스카이트 결정구조로 이루어진 페로브스카이트층에는 빛을 잘 흡수하는 검은색 결정과 빛을 잘 흡수하지 못하는 노란색 결정이 섞여 있는데, 적절한 브롬(Br) 비율을 찾아내 검은색 결정의 안정성을 높여 빛을 잘 흡수하게 한 것이다.
연구팀은 이들 소재로 제작한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가 0.1㎠에서 25.2%의 광전변환효율을 나타내 2019년 9월 당시 미국신재생에너지연구소(NREL)의 공식인증 최고효율을 기록했다. 또 1㎠ 소자에서는 23%로 세계 최고 효율을 달성해 대면적화 가능성도 보여줬다고 설명했다.
태양전지 효율의 우수성을 보여주는 지표중 하나인 발광효율에서도 5~10%인 기존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보다 훨씬 높은 17%를 기록, 신재생에너지 분야외에 디스플레이 등에도 적용될 수 있음을 처음 증명했다.
서장원 박사는 "25% 이상의 효율은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의 이론상 최고 효율의 80.5%에 해당한다"며 "앞으로 효율 향상이 좀더 이뤄진다면 26% 이상 효율도 가능해 기존 실리콘 태양전지 최고효율(26.7%)에 근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