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에 생선을'...LH 직원들, 광명·시흥 신도시 투기 의혹
'고양이에 생선을'...LH 직원들, 광명·시흥 신도시 투기 의혹
  • 윤석현 기자
  • 승인 2021.03.02 1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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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연대·민변 의혹제기….. 선정 前 최소 7천평,1백억 매입
국토부·LH 대상 공익감사 청구...경찰 수사 착수
참여연대 관계자들이 땅투기 의혹을 받는 LH공사 직원의 명단과 토지 위치를 공개하고 있다.

[서울이코노미뉴스 윤석현 기자]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 10여명이 지난달 신규 공공택지로 발표된 경기 광명·시흥 신도시 토지 7000평을 사전에 사들였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참여연대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은 2일 기자회견에서 "토지대장 등에서 LH 직원 여러명이 지분을 나눠 매입한 정황을 확인했다"며 "이는 공직자윤리법 및 부패방지법 위반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무작위로 선정한 일부 필지를 조사해 이같은 의혹이 드러난 만큼, 국토교통부·LH가 연루된 더 큰 규모의 투기와 도덕적 해이가 존재할 가능성이 있다며 감사원에 공익감사를 청구하기로 했다.

◇"LH 직원 14명, 본인·가족 명의로 농지 100억원에 매입"

광명·시흥지역(1271만㎡)은 지난달 24일 여섯번째 3기 신도시로 선정된 곳이다. 광명시 광명동·옥길동과 시흥시 과림동 등 일대에 7만호가 들어설 예정이며 3기 신도시 최대 규모다.

참여연대·민변은 토지대장을 분석한 결과, 2018년 4월부터 2020년 6월까지 수도권 LH 직원 14명과 이들의 배우자·가족이 모두 10필지 2만3028㎡(6978평)를 100억원가량에 매입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매입자금 중 약 58억원은 금융기관 대출로 추정되며, 특정 금융기관에 대출이 몰려있다고 단체들은 설명했다. 이들이 매입한 토지는 신도시 지정지역을 중심으로 분포해 있는 농지(전답)로, 개발에 들어가면 수용 보상금이나 대토보상(현금 대신 토지로 보상하는 방식)을 받을 수 있는 곳이다.

김남근 변호사는 "농지를 매입하려면 영농계획서를 내야 하는데 LH 직원이 농사를 병행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허위·과장 계획서를 제출한 투기 목적의 매입으로 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시흥시 과림동 일대 모습

◇"LH서 보상업무 담당자들…보상규모 키우려 나무도 심어"

참여연대와 민변에 따르면 투기의혹 직원 상당수는 LH에서 보상업무를 하는 사람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높은 보상을 받는 방법을 잘 알고 있을 것이라는 추정이 가능한 대목이다.

이들 단체는 "LH 내부 보상규정을 보면 1000㎡를 가진 지분권자는 대토 보상기준에 들어간다"며 "일부 필지는 사자마자 '쪼개기'를 했는데 (지분권자들이) 1000㎡ 이상씩을 갖게 하는 등 보상방식을 알고 행동한 것으로 보이는 정황이 있다"고 했다.

임직원들이 사들인 농지는 신도시 대상으로 발표되자마자 대대적인 나무심기가 벌어진 정황도 포착했다는 것이다.

특히 LH 임직원들이 미공개 정보를 이용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이강훈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 실행위원은 "개발정보가 유출됐는지 여부를 조사해야겠지만 토지 거래금액이 크고, 상당부분 대출을 받았다는 점에서 이들이 어느 정도 확신을 했는지 알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전수조사 필요…미공개 정보이용 공직자 투기 엄벌해야"

참여연대·민변은 신도시 지정후 투기의혹 제보가 들어와 분석에 착수했으며, 제보지역에서 2018∼2020년 거래된 토지를 대상으로 무작위로 몇필지를 선정해 소유 명의자를 LH 직원 이름과 대조했더니 이같은 정황이 드러났다고 밝혔다.

서성민 변호사는 "이번 발표는 제보토지 주변의 일부필지만 특정해 단 하루 찾아본 결과"라며 "광명·시흥 신도시 전체로 확대해 배우자나 친인척 명의로 취득한 경우까지 조사하면 사례가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참여연대·민변은 3기 신도시 다른 지역들과 LH 직원, 국토부 공무원을 대상으로 신도시 토지취득 상황과 경위 전수조사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국토부도 참여연대·민변의 의혹제기가 알려지면서 LH를 상대로 광명·시흥 신도시 토지매입 전수조사에 나서기로 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어떤 상황인지 사실관계부터 파악해 볼 예정"이라며 "불법행위가 있었다고 판단되면 수사의뢰 등 조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시민단체 활빈단은 이날 LH 직원 14명과 이들의 배우자·가족 등을 경찰청에 고발했다. 경찰청 관계자는 "고발 내용을 보고 수사 여부를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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