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경 1년새 다섯번…나랏빚 1천兆 눈앞, 경고음 커졌다
추경 1년새 다섯번…나랏빚 1천兆 눈앞, 경고음 커졌다
  • 한지훈 기자
  • 승인 2021.03.03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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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 "코로나 이후 재정규율 명확히 세워야"
포퓰리즘 재정지출 억제...복지확대 증세 검토

[서울이코노미뉴스 한지훈 기자] 지난해 코로나19 사태이후 위기극복을 위해 1년새 5차례나 추경이 이어지면서 나랏빚에 대한 걱정도 커지고 있다.

아직 국가채무의 절대수준이 높은 것은 아니지만, 지금과 같은 속도로 불어날 경우 통제가 어려울 수 있다.  세계에서 가장 빠른 저출산, 고령화는 복지수요의 급증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 1월 한국의 적정채무비율이 정부가 재정준칙에서 제시한 60%를 적절한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향후 3∼4년 지나면 이 벽을 넘어설 우려가 크다.

국가 위기상황에서 재정은 민생구제의 최후 보루다. 꼭 필요할 경우엔 과감하게 재정을 풀어야 하지만, 코로나 이후를 대비한 출구전략도 세워야 한다. 

대외신인도나 금융시장에 미칠 영향, 국가 경제의 현실, 미래 대비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적정수준 내에서 나랏빚을 관리하려는 정부와 정치권의 의지가 필요하다.

특히 취업난을 겪는 미래세대에게 빚을 떠넘기는 악순환의 고리를 제어해야만 한다. 

◇3개월에 한번꼴 추경…급속히 불어나는 국가채무 966兆

정부는 2일 국무회의에서 코로나 피해업종과 취약계층에 대한 19조5000억원 규모의 맞춤형 지원대책을 의결했다.

이 가운데 15조원은 국채발행 9조9000억원을 포함한 추가경정예산으로 조달한다.  지난해엔 4차례에 걸쳐 모두 66조8000억원의 추경을 편성했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는 이렇게 되면 올해 우리나라의 국가채무 비율은 48.2%로 높아진다고 했다. 국가채무비율은 2019년말 37.7%에서 2년만에 10%포인트 이상 높아진다.

전체 부채액은 약 966조원으로 1000조원을 돌파를 눈앞에 두게 된다. 2019년 본예산 기준으로 741조원이었던 나랏빚이 2년만에 200조원 넘게 팽창했다.

연내 국가채무비율 50% 돌파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여권에서 전 국민 재난지원금 지급 가능성을 열어놓은데다, 코로나 피해업종을 위한 손실보상법 법제화로 몇차례 더 추경을 해야 할 판이다.

정부는 2020~2024년 국가 재정운용계획에서 국가채무비율이 2024년에는 58.6%에 달할 것으로 봤다. 정부는 지난해 10월 재정준칙을 도입하면서 2025년부터 채무비율을 60% 이내에서 관리하기로 했으나 쉽지 않을 전망이다.

국가채무비율이 국제 기준으로는 이미 지난해 말 50%에 육박했다는 견해도 있다. 안동현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에 따르면 한국은 현재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채무를 합한 D1 기준의 국가채무비율이 통용되지만,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나 국제통화기금(IMF)이 국가간 비교를 위해 활용하는 D2(D1+비영리공공기관 부채) 기준으로는 전년말 이미 48%를 넘었다는 것이다.

안 교수는 D2 기준으로 OECD 평균 부채비율을 130%라고 하지만 이는 기축통화국인 미국이 130%, 일본이 260%가 넘어 가중평균을 내다보니 이렇게 높아진 것이라는 설명이다. 국가간 단순 평균을 내면 79%대, 비 기축통화국 평균은 53%대로 우리나라의 부채비율이 결코 낮은 수준이 아니라고 경고한다.

◇문제는 증가 속도…"코로나 이후 엄격한 재정규율 세워야"

IMF에 따르면 우리나라가 지난해 코로나 대응을 위해 동원한 재정은 국내총생산(GDP) 대비 3.4%로 주요 20개국 가운데 15번째로 낮았다.  미국, 일본, 영국, 독일 등은 11∼16.7%였고, 프랑스와 이탈리아가 6∼7%대였으며, 중국(4.7%)과 스페인(4.1%), 유럽연합(3.8%)도 우리나라보다 높았다. 

상대적으로 재정을 상당히 아꼈다고 할 수 있다. 다수 전문가는 지금과 같은 민생 위기상황에서 재정을 푸는 것은 당연하며, 당장 재정건전성이 문제가 되는 수준도 아니라는 데 동의한다.

하지만 홍 부총리가 2일 브리핑에서 지적한 것처럼 중장기적으로 성장률 저하 추세, 초저출산과 초고령사회 도래, 통일에 대비한 특수상황 등으로 재정지출이 빠르게 증가할 수 있어 결코 안심할 수 없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아직 국가부채의 절대적 수준자체에 문제가 있다고 보진 않는다"면서 "비효율적 국책사업에 대규모 예산을 투입하거나 빚을 내 추경을 계속하다 보면 재정건전성 악화 속도가 빨라지고 결국 경제에 무리가 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재정은 꼭 필요한 경우에만 동원해야 하며, 코로나 이후 정상경제에서 어떻게 재정건전성을 확보할 것인지 정부와 정치권이 독일처럼 명확한 로드맵을 갖고 있어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 

정부가 지난해 재정준칙을 마련했지만 너무 느슨하다는 것이다. 한국재정학회장 박기백 서울시립대 세무전문대학원 교수는 "부채수준이 국가 신인도에 문제가 될 정도는 아니지만, 중장기 재정안정 차원에서 내년에 우리경제가 정상 경로로 복귀할 것으로 예상된다면 예산편성 때 재정적자를 어느 수준에서 억제할 것인지 선명한 메시지를 내놔야 한다"고 했다.

앞으로 지출관리를 엄격하게 하고 필요할 경우 증세를 검토해야 한다는 조언도 있었다. 김진방 인하대 경제학과 교수는 "복지지출의 자연증가나 복지확대 등 구조적인 재정부담 증가는 증세 등으로 대응해야 할 것"이라면서 "재난지원은 선별과 집중으로 두텁게 해야 하지만, 경기나 민생구제 효과가 의문시되는 전 국민 재난지원금은 자제해야 한다"고 했다.

우석진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도 "정부가 2025년이후 국가채무비율을 60%에서 관리하겠다고 했는데, 그 수준을 넘으면 어떻게 할 것이냐"면서 "불요불급하거나 효과가 떨어지는 재정사업을 통제하고 복지확대는 증세를 검토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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