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술(醫術)은 인술(仁術)...성애의료재단 고 김윤광 회장 영전에
의술(醫術)은 인술(仁術)...성애의료재단 고 김윤광 회장 영전에
  • 오풍연
  • 승인 2021.03.07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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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풍연 칼럼] 서울 성애병원과 광명 성애병원을 운영하는 성애의료재단 김윤광 회장님이 지난 5일 별세했다. 올해 100세. 먼저 고인의 명복을 빈다. 15년 전쯤 고인을 인터뷰한 적이 있다. 당시는 80대 중반. 천수를 누렸다고 할 수 있다. 의료인으로서 멋진 인생을 살았다. 그의 삶은 봉사와 헌신 그 자체였다. 특히 직원들을 내 가족처럼 챙겼다. 노구를 이끌고 애경사도 모두 챙겼으니 말이다.

나도 성애병원의 신세를 많이 졌고, 앞으로도 그럴 것 같다. 얼마 전 위내시경, 대장내시경, 복부CT, 흉부CT, 정밀피검사도 모두 이 병원에서 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 주치의를 했던 장석일 박사가 의료원장으로 있다. 장 박사님과는 호형호제를 한다. 장 박사님은 우리 집 주치의이기도 하다. 언제나 늘 친절하게 대해 주신다.

김 회장님은 DJ와 이희호 여사에게도 은인이다. 두 분이 돌아가실 때까지 뒷배를 모두 봐드렸다. 성애병원서 근무하던 간호사가 DJ는 물론 이 여사를 끝까지 보살펴 드렸다. 이러는 게 쉽지 않다. 성애병원 직원으로서 파견했던 것. 생전에 DJ내외도 김 회장님을 늘 고마워 했다. 성애병원은 대학병원이 아니면서도 대통령 주치의를 배출한 병원이 됐다. 장 박사님은 내과과장으로 있다가 청와대로 들어가 의무실장을 거쳐 주치의를 지냈다.

김 회장님은 민간 외교사절도 큰 공을 세웠다. 특히 몽골에서는 성애병원이 대한민국 최고의 병원으로 평가받고 있다. 몽골 전직 대통령 등 고위관계자들이 성애병원에 와 검진을 받을 정도다. 한국에 나와 있는 몽골인들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병원으로도 유명하다. 따로 통역을 두고 있다. 김 회장님에 이어 아들 김석호 재단 이사장도 그 유업을 이어가고 있다.

김 회장님이 1990년 북방권교류협회 부총재를 맡았을 때 김일성대 후배인 페렌레이 우르진 훈데브 당시 주한 몽골 대사와 친해진 것을 계기로 몽골에서 치료하기 힘든 환자들을 병원으로 초청하기 시작했다. 2001년부터는 몽골 대사관과 협정을 맺고 국내에 거주하는 몽골인들의 치료비와 입원비를 할인해줬다. 현재 김석호 이사장도 몽골 명예영사를 맡고 있다. 2004년 몽골 정부가 외국인에게 주는 최고 훈장인 북극성훈장을 받았고, 2010년에는 국민훈장 무궁화장을 수훈했다.

회장님은 1921년 평안남도 순천에서 태어나 김일성종합대학의 전신인 평양의대를 졸업했다. 한국전쟁이 터지자 월남해 유엔 제8240부대 타이거여단 병원장과 육군 논산훈련소 의료행정장교로 복무했다. 1957년 충남 논산에 세운 성애의원을 1968년 서울 영등포구 신길동으로 옮겨 개원했다. 1982년에는 의료법인 성애의료재단, 1990년에는 광명의료재단을 각각 설립했다.

고인은 굉장히 검소했다. 부동산 투기 등 한눈도 팔지 않았다. 오로지 병원 경영에만 전념했다. 종합병원을 개인 재산으로 두지 않고 의료법인으로 만들어 사회에 환원하는 등 '오직 감사할 뿐'이라는 좌우명을 실천한 삶이었다고 할 수 있다. 거듭 명복을 빈다.

# 이 칼럼은 '오풍연 칼럼'을 전재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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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소개

오풍연/poongyeon@naver.com

<약력>

전 서울신문 논설위원,제작국장, 법조대기자,문화홍보국장

전 파이낸셜뉴스 논설위원

전 대경대 초빙교수

현재 오풍연구소 대표

<저서>

‘새벽 찬가’ ,‘휴넷 오풍연 이사의 행복일기’ ,‘오풍연처럼’ ,‘새벽을 여는 남자’ ,‘남자의 속마음’ ,‘천천히 걷는 자의 행복’ 등 12권의 에세이집

평화가 찾아 온다. 이 세상에 아내보다 더 귀한 존재는 없다. 아내를 사랑합시다. 'F학점의 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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