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이코노미뉴스 김보름 기자] 달아오르던 주식시장이 최근 소강상태를 보이자 은행들이 ‘파킹통장’을 속속 선보이며 시중의 갈 곳 잃은 돈을 끌어들이고 있다.
파킹(parking)통장은 차량을 잠시 주차하는 것처럼 돈을 하루만 맡겨도 연 0.1~0.2% 인 일반 통장보다 높은 이자를 주는 금융 상품이다.
SC제일은행이 10일 출시한 일복리저축예금(MMDA)도 파킹통장이다. 첫 거래 개인고객이 1억원 이상(최대 10억원 이내) 가입하면 최대 60일간 매일 잔액에 대해 연 1.0%의 특별금리 혜택을 준다.
매일 잔액에 따라 금리를 차등 지급, 예금을 많이 예치할수록 높은 금리를 받을 수 있다. 해당 상품 이벤트는 이달 말까지 실시한다.
파킹통장 경쟁에는 저축은행도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를 앞세워 가세했다.
상상인저축은행은 지난 1일 하루만 맡겨도 연 1.6% 금리를 주는 ‘뱅뱅뱅파킹통장 369정기예금’을 내놨고, 출시 3일 만에 500억원을 모집했다.
페퍼저축은행은 지난 달 초 연 2% 금리를 주는 ‘페퍼룰루 파킹통장’을 출시했다.
제일 먼저 파킹통장 깃발을 올린 곳은 KB국민은행이다. 작년 6월 출시한 ‘마이핏통장’으로 8개월 만에 가입자 28만명(잔액 3633억원)을 확보했다.
마이핏통장은 최대 200만원까지 연 1.5% 금리를 제공한다. 가입 대상은 만 18세 이상 만 38세 이하 ‘MZ세대(1980년대 초반 이후 출생한 세대)’다.
우리은행도 작년 9월 1000만원까지 최고 연 1% 이자를 주는 ‘마이원(WON)포켓’이라는 파킹통장을 선보였다.
인터넷 전문은행인 케이뱅크는 지난 해 7월 조건 없이 연 0.6% 금리를 적용하는 파킹통장 ‘플러스박스’를 출시했다. 한도가 1억원으로 다른 은행들보다 많다는 것이 특징이다.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 등 5대 은행의 수시입출식예금(MMDA) 잔액은 2월 말 기준 113조4378억원을 기록했다. 1년 전에 비해 17조308억원(17.7%)이 증가했다.
수시로 입출금을 할 수 있는 MMDA가 늘어났다는 것은 시중에 갈 곳 없는 돈이 많아졌다는 것을 뜻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