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중앙회 '불법 사찰' 논란...농협측 "개인정보 취합 아니다" 반박
농협중앙회 '불법 사찰' 논란...농협측 "개인정보 취합 아니다" 반박
  • 정우람 기자
  • 승인 2021.03.17 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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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협동조합연합회, "농협중앙회, 매일 조합장·지자체장·국회의원 등 동향 파악 보고…철저히 조사하고 수사하라”
농협중앙회 측 "지역현안에 적시 대응을 위한 조치일 뿐" "불법 사찰이라면 업무연락 처리 않고 몰래 했을 것” 해명
전국사무금융노동조합연맹(위원장 이재진) 전국협동조합노동조합(위원장 민경신)이 지난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농협중앙회의 불법 사찰 규탄 및 진상규명 촉구 노동자, 농민 공동 기자회견"을 개최하고 있다.

[서울이코노미뉴스 정우람 기자] 독재정권에서나 벌어질 불법 사찰 행위를 농협중앙회가 저질러 왔다. 이는 명명백백한 인권 침해로 이성희 농협중앙회장이 책임져야 한다.

농협중앙회가 조합장·지자체장·국회의원 등을 불법사찰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가운데 전국협동조합노동조합(위원장 민경신)은 17일 이 사태를 국회와 검찰이 각각 신속·엄정하게 조사하고 수사하고, 농협중앙회 이성희 회장이 직접 불법사찰의 진상을 낱낱이 고하고 책임질 게 있으면 사퇴를 포함해서 제대로 책임지라고 촉구했다.

전국협동조합연합회 임기웅 정책실장은 이날 본지와의 통화에서 "지금 필요한 건 농협중앙회의 해명이 아니라 이성희 회장이 사실과 진실을 밝히고 제대로 책임지는 일"이라며 "우리는 약속한 대로 불법사찰과 관련한 우리 요구가 실현될 때까지 함께 투쟁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지난 전국농민회총연맹 등은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 농협중앙회의 불법 사찰 규탄 및 진상규명 촉구 노동자·농민 공동 기자회견을 열어 불법사찰 행위에 대해 이성희 농협중앙회장이 직접 밝히고 책임 질 것을 요구했다

민경신 전국협동조합노조 위원장은 국가정보원의 민간인 사찰도 문제가 되는데 민간단체인 농협중앙회가 왜 전방위 불법 사찰을 하고 있나라며 농민들이 지난해 코로나19와 기후위기로 여러 어려움을 겪을 때도 제대로 역할한 게 없는데 이 회장 1년 성과 책자를 낸다고 한다. 이 회장이 농협의 역량을 동원해 성과를 포장하고 불법 사찰을 하는 건 향후 정계 입문을 위한 포석은 아닌지 의문이다. 핵심 책임자인 이 회장은 즉각 사퇴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양정석 전국농민회총연맹 사무총장은 농협중앙회가 농민 위한 일을 해야 하는데 지난해 냉해에도 이렇다할 역할을 하지 않았다. 그런 상황에서 불법 사찰까지 진행한 건 어이가 없고 허탈한 일이라며 농민들의 돈으로 지역농협을 만들고, 지역농협이 출자해서 만든 게 농협중앙회다. 그런 농협이 농민들이 겪는 어려움을 보고하면 누가 뭐라고 하겠냐라는 게 전농 의장의 얘기다. 농협중앙회의 불법 사찰 행태는 반드시 고쳐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박인숙 정의당 부대표는 동향 파악의 대상자를 봤을 때 이는 로비와 정치의 수단이지 않았을까라는 합리적 의심이 든다라며 국회와 정부 관련기관이 엄중히 조사해서 그에 따른 책임을 묻겠다라고 말했다.

이기철 민주노총 사무금융서비스연맹 수석부위원장은 우선 농협중앙회 규정에도 없는 동향 감시는 불법적이다. 게다가 이런 생각을 한 경영진의 도덕·불법 불감증은 더 문제다. 그러니 회장하면 예외없이 감옥행을 한다농협중앙회가 농민을 위하지 않는다면 농협의 위기는 더 커질 것이다. 이제 농협 개혁은 시대적 과제라고 강조했다.

전국협동조합노동조합 "농협중앙회 해명은 ‘술 마시고 운전 했지만, 음주운전 아니다’라는 것"..."전국 순회투쟁에 나서겠다"

단체들은 기자회견을 통해 불법 사찰에 대한 이성희 농협중앙회장의 진상 공개와 사퇴를 포함한 책임 국회·검찰의 신속·엄정 수사 등을 촉구했다.

농협중앙회는 지난달 16일 전국 지역본부 인사담당에게 매일 오전 11시까지 소관 농·축협 조합장, 지자체장, 주요 국회의원 동향 등 내용을 보고토록 공문을 발송한 것으로 파악됐다.

보고대상은 지역 내 중앙회 및 계열사 직원의 사건·사고 등 인사정보를 비롯 농·축협 및 조합장, 지자체장 및 주요 국회의원 동향 등이다.

그간 상황 발생 시 수시로 보고하던 것을 매일 오전 11시까지 보고토록 하는 것이 공문의 주요 내용이다. 다만 긴급한 내용의 경우 유선으로 우선 보고한 후 서면으로 제출토록 했다.

농협중앙회가 국회의원 동향 등 정보보고를 지시한 것을 두고 불법사찰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특히 그간 상황발생시 수시 보고했던 것으로 파악된 만큼 어떤 의도에서 실행된 것인지 진상규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전국협동조합노동조합 임기응 정책실장은 "농협중앙회가 소관 농·축협 조합장, 지자체장, 주요 국회의원 동향 등 내용을 보고하라는 것은 소문으로만 나돌 뿐 확인이 안 되던 것으로, 이번에 공문을 통해 공식 확인된 사안"이라며 "이는 명백한 불법사찰로, 어떤 의도로 수집·보고됐고 어떻게 활용됐는지 철저한 진상규명과 함께 이성희 농협중앙회장은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농협중앙회는 지역현안에 적시 대응을 위한 조치라는 입장이다. 농협중앙회 관계자는 "연말·연시 인사 등에 따른 업무숙지 차원에서 실시된 것으로, 그간 보고내용이 미흡한 것으로 판단돼 보고방식을 변경한 것"이라며 "지역현안에 적시 대응이 필요한 상황에서 지역사안을 파악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농협중앙회는 업무연락의 취지는 사실상 지역에서 청취한 농협에 대한 건의나 관심사항을 취합해 농협중앙회 정책에 반영하는 것이다. 개인에 대한 정보를 취합하는 게 아니다. 실제로 취합한 정보도 코로나19 대응, 재해농가 방문 등 임직원 인사동향이 대부분이라며 불법 사찰이라면 업무연락으로 처리하지 않고 몰래 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노조가 제보받은 농협중앙회 업무연락 문서. <사진=전국협동조합노동조합 제공>

농협중앙회 업무연락의 취지는 사실상 지역에서 청취한 농협에 대한 건의나 관심사항을 취합해 중앙회 정책에 반영하는 것"

그러나 전국협동조합노동조합은 농협중앙회의 해명은 ‘전형적인 물타기’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고 평가절하했다. 이어 "사안의 본질과 핵심은 ‘농협중앙회가 누구를 대상으로 어떠한 내용의 보고 작성을 지시했는가?’이지 ‘농협중앙회가 지시 후 무슨 내용의 보고를 받았는가?’ 는 아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이 조합은 "농협중앙회는 여전히 사안의 심각성을 전혀 인식하지 못하고 있으며 단지 ‘관행’임을 내세우거나 일일보고 행위 중단을 핑계로 진실을 덮고 ‘그냥 없는 일’로 만드는 데만 혈안이 되어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오히려 진짜 문제는 농협중앙회의 해명과 정반대로 ‘농협중앙회는 그간의 관행을 믿고 해오던 그대로 업무연락문서를 통해 불법사찰행위를 지시하지 않았느냐’는 것이라 보기 때문이며 사실상 농협중앙회의 입장이란 게 ‘이제 일일보고행위를 중단하기로 했으니 이제 된 것 아니냐’는 것이 전부이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또, 농협중앙회의 해명은 ‘술을 마시고 운전은 했지만, 음주운전은 아니다’라는 입장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이라고 비유했다. 다시 말해 "조합장·지자체장·국회의원의 동향을 파악해서 보고하라고는 했지만 사찰은, 더우기 불법사찰은 아니라고 우기는 농협중앙회의 모습에서 새삼스레 농업·농촌·농협의 암울한 어제와 오늘 그리고, 내일이 보일 뿐"이라고 말했다.

전국협동조합노동조합은 이번 농협중앙회의 불법사찰과 관련, "국회와 검찰은 각각 신속·엄정하게 조사하고 수사하며, 농협중앙회 이성희 회장이 직접 불법사찰의 진상을 낱낱이 고하고 책임질 게 있으면 사퇴를 포함해서 제대로 책임지라"고 거듭 촉구했다.

아울러 "지금 필요한 건 농협중앙회의 해명이 아니라 이성희 회장이 사실과 진실을 밝히고 제대로 책임지는 일"이라면 "우리는 약속한 대로 불법사찰과 관련한 우리 요구가 실현될 때까지 함께 전국순회투쟁 등 끝까지 투쟁해 나갈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 열린 농협중앙회의 불법 사찰 규탄 및 진상규명 촉구 노동자·농민 공동 기자회견은 전국농민회총연맹,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전국협동조합노동조합, 정의당이 공동 주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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