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이코노미뉴스 최현정 시민기자] 등산로나 둘레길 등에 설치된 흙먼지털이 공기분사기 가운데 상당수가 압력이 너무 높아 자칫 눈과 귀 등을 다치게 할 위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소비자원은 지난해 10~11월 서울과 경기 지역의 흙먼지털이 시설 30곳의 공기분사기 84개를 대상으로 안전 실태를 조사한 결과를 25일 발표했다.
발표에 따르면 ‘에어건’ 형태의 공기분사기 64개 가운데 빨대형 분사 노즐이 장착된 50개는 공기 분출 시 압력이 53~100psi(1제곱인치당 받는 파운드 중량)였다.
이는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의 '압축공기의 안전한 사용에 관한 기술지침' 등에서 규정한 기준치 약 30psi를 초과한 수치다.
노즐의 내부 직경이 넓은 송풍건이나 공기 분사 구멍이 여러 개인 별 형태의 노즐 에어건은 문제가 없었다.
하지만 빨대형 노즐 에어건은 압축된 공기가 좁은 구멍 1개를 통해 분사되는 특성상 압력이 높아 눈, 귀 등에 상해를 입힐 수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
소비자원은 "어린이가 보호자 없이 사용할 경우 안전사고의 위험이 높으므로 시설 개선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또 조사 대상 시설 30곳 중 2곳에는 안내문이 설치돼 있지 않았고, 7곳에는 어린이가 사용할 때 유의해야 할 주의사항이나 동반 보호자의 주의를 당부하는 내용이 없거나 미흡했다.
21곳은 지면으로부터 1ｍ 이하의 높이에 공기분사기를 설치해 유아나 어린이의 손에 쉽게 닿을 위험이 있었다.
소비자원이 흙먼지 털이 시설 이용자 1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5명은 땀을 식히기 위해 정수리나 얼굴에 공기를 분사한 적이 있다고 응답했다. 4명은 타인의 얼굴에 분사했다고 답했다. 그만큼 안전사고로 이어질 위험이 높은 셈이다.
소비자원은 이번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행정안전부와 지방자치단체에 공기 분사기의 압력을 조정하고, 각 시설의 안내문 설치 상태를 개선하도록 요청할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