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이코노미뉴스 강기용 기자] SK이노베이션은 26일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가 내린 배터리 소송 결과에 따라 LG화학이 ‘합당한 배상’을 요구하고 있는 것과 관련, "미국에서 배터리 사업을 지속할 의미가 없거나 사업 경쟁력을 현격히 낮추는 수준의 경쟁사 요구는 수용 불가능하다"고 강조했다.
LG화학 신학철 부회장이 전날 주주총회에서 "합당한 배상을 받을 수 있도록 엄정하게 대처하겠다"고 밝힌 데 대한 맞대응의 성격이 짙다.
ITC 결정에 대한 미국 대통령 거부권 시한이 보름가량 남은 상황에서 두 회사의 공방이 더욱 치열해지는 듯한 모양새다.
이명영 SK이노베이션 이사는 이날 서울 종로구 서린빌딩에서 열린 주주총회에서 "ITC가 영업비밀이 무엇인지 분명하지는 않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문서관리 미흡을 이유로 사건의 본질인 영업비밀 침해 여부에 대한 사실관계를 판단하지 않은 채 경쟁사의 모호한 주장을 인용한 점은 매우 안타깝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당사의 배터리는 지금까지 한 번도 발화 사고가 나지 않는 등 안정성과 품질 측면에서 차별적 경쟁력을 인정받아 왔다"면서 "앞으로도 남아있는 법적 절차에서 주주와 기업 가치 제고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 이사는 미국 출장 중인 김준 SK이노베이션 대표이사 총괄사장을 대신해 이날 주총 의장을 맡았다.
김준 총괄사장은 미국 정관계 인사 등을 만나 ITC 결정을 뒤집기 위한 설득작업을 펼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SK이노베이션 이사회 감사위원회는 지난 10일 LG 측이 요구하는 배상금이 과도할 경우 수용할 수 없다는 의견을 밝혔었다.
SK이노베이션 배터리 사업부 지동섭 대표는 이날 주총이 끝난 뒤 LG에너지솔루션과 협상에 진전이 있냐는 취재진 물음에 "앞서 이사회 감사위원회에서 밝힌 것 외에 추가로 말씀드릴 것은 없다"고 말했다.
미국 대통령이 ITC 결정에 거부권을 행사할 가능성이 있는냐는 질문에는 "죄송하다"고만 말하고 언급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