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이코노미뉴스 윤석현 기자]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73·사진 왼쪽))이 '숙질의 난'을 일으킨 조카 박철완 상무(43·오른쪽)를 해임했다.
경영권 분쟁이 주총에서 한차례 일단락된지 일주일여 만이다. 박 상무측은 지속적인 경영권 분쟁을 예고했다.
31일 재계에 따르면 금호석유화학은 전날 저녁 박 상무에게 해임을 통보했다. 박 상무가 미등기임원인 만큼, 이번 결정은 박찬구 회장이 내린 것으로 해석된다.
미등기임원은 주주총회 없이 선·해임할 수 있다. 이는 대표이사 결정으로 가능하다.
박 상무측은 지난 26일 개최된 정기주총에서 본인 사내이사 선임안과 일부 사외이사 선임 등 주주제안 안건을 올린 바 있다. 다만 사측 주요안건이 전부 가결, '완패'했다.
박 상무 해임은 예상됐던 수순이다. 그가 여전히 경영권을 위협하고 있는데다 미운털마저 박혔기 때문이다.
다만 박 상무측은 경영권 분쟁을 지속할 전망이다. 차기 주주총회를 염두에 둔 듯 지분을 지속 늘리고 있다. 그는 개인주주 가운데 금호석유화학 지분 약 10% 지분을 보유한 최대주주다. 최근 모친 김일형씨에 이어 장인인 허경수 코스모그룹 회장까지 지분을 매입, 박 상무와 특수관계인으로 묶였다.
박 상무도 이런 가능성을 열어뒀다. 그는 해임 통보직후 “사전에 어떤 논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퇴임처리한 회사의 소통방식을 통해 폐쇄적 문화와 지배구조 개혁 필요성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면서 “모든 주주들과 소통하며 금호석유화학이 시장주도 혁신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배구조 개혁으로 기업가치가 향상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 상무는 해임결정에 대해선 법적 대응하지 않는다는 방침이다. 박 상무측 관계자는 “(해임 무효 소송 등) 별도 논의중인 것은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