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상승에 공업제품 물가 1년만에 플러스 전환
[서울이코노미뉴스 한지훈 기자] 지난달 소비자물가가 1.5% 오르며 1년2개월 만에 가장 많이 올랐다.
농작물 작황부진과 조류 인플루엔자(AI) 여파에 농축산물 가격이 두자릿수 상승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국제유가가 올라 공업제품 물가도 1년 만에 처음으로 올랐다.
당분간 물가상승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파값 305.8% 급등…유가상승에 공업제품 물가 플러스 전환
2일 통계청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3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07.16(2015년=100)으로 지난해 동월대비 1.5% 올랐다. 지난해 1월(1.5%)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10월(0.1%), 11월(0.6%), 12월(0.5%), 올해 1월(0.6%)까지 0%대에 머무르다 2월(1.1%), 3월(1.5%) 두달 연속 1%대를 나타냈다.
상품은 한해 전보다 2.5% 올랐다. 서민의 '장바구니 물가'로 불리는 농축수산물은 작황부진과 AI 발생 여파 등으로 13.7% 오르며 두자릿수 상승세를 이어갔다.
이중 농산물은 1년 전보다 19.2% 뛰었다. 특히 유례없이 긴 장마와 잦은 태풍으로 작황이 좋지 않았던 파값은 305.8% 급등했다. 이는 1994년 4월(821.4%) 이후 최고 상승률이다. 통계청은 이달 조생종이 나오면서 가격이 안정될 것으로 전망했다.
사과(55.3%), 고춧가루(34.4%), 쌀(13.1%) 등도 크게 올랐다. 달걀(39.6%), 국산쇠고기(11.5%), 돼지고기(7.1%) 등이 오르면서 축산물 역시 10.2% 올랐다. 수산물은 1.8% 상승했다.
국제유가 상승여파에 공업제품 물가는 0.7% 오르며 지난해 3월(1.3%) 이후 처음으로 플러스를 나타냈다. 국제유가 상승으로 석유류가 1.3% 오른 영향이 컸다. 휘발유(1.8%), 경유(0.7%), 자동차용 LPG(2.8%) 등이었다.
가공식품도 출고가가 많이 인상되면서 1.5% 올랐다. 전기·수도·가스는 5.0% 하락했다.
서비스는 한 해 전보다 0.7% 올랐다. 개인서비스는 1.8% 상승했다. 이 가운데 외식물가는 1.5% 오르며 2019년 9월(1.4%)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구내식당 식사비와 생선회값이 오르는 등 재료비 인상이 영향을 미쳤다.
아파트 관리비 및 보험서비스료 상승 영향으로 외식외 개인서비스 물가상승률은 2.0%였다. 무상교육 등 정책 영향에 공공서비스는 2.0% 하락했다.
집세는 한해 전보다 1.0% 올랐다. 전세와 월세 상승률은 각각 1.4%, 0.6%를 나타냈다. 이 가운데 월세는 2014년 11월(0.6%)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물가 상하방요인 상존…인플레이션 확대상황은 아냐"
지출목적별로 보면 코로나19로 인한 가정내 수요증가 때문에 식료품·비주류음료가 8.4%의 상승률을 보였다.
교통(2.0%), 음식·숙박(1.4%), 기타상품·서비스(1.8%), 보건(1.1%), 주택·수도·전기·연료(0.4%), 의류·신발(0.3%), 주류·담배(0.1%) 등도 올랐다. 반면 오락·문화(-0.5%), 통신(-1.1%), 교육(-2.7%) 등은 떨어졌다.
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 지수는 1.0%, 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 지수는 0.6% 올랐다. 생활물가지수는 한해 전보다 1.5% 올랐고 신선식품지수는 16.5% 뛰었다.
어운선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물가 상하방 요인에 대해 "소비심리 개선으로 수요측면 상승요인, 국제유가 상승 등 공급측 요인, 지난해 4∼5월 물가가 낮았던 기저효과는 상승요인"이라며 "농축수산물 안정과 코로나19 전개양상에 따라 경기회복 지연은 하방요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인플레이션 가능성에 대해 "경기가 회복하며 완만하게 상승하는 수준인데 앞으로 높아질 우려가 있고, 인플레이션 기대심리도 좀 높은 것 같다"면서도 "여러 요인이 개입하므로 크게 확대될 것이라고 말할 상황은 아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