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공정 성과급에 뿔났다"...현대차 MZ세대,사무직노조 추진
"불공정 성과급에 뿔났다"...현대차 MZ세대,사무직노조 추진
  • 김보름 기자
  • 승인 2021.04.02 1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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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선 위에 '갓술' 비판…“현 노조는 개인의 사익 챙기는 조직”
현대차, 반도체칩 부족으로 울산공장 휴업 앞둔 상황서 ‘이중고’

[서울이코노미뉴스 김보름 기자] 현대자동차그룹에서 사무·연구직 직원들이 별도 노동조합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기존의 생산직 중심의 노조와는 결별하고 새로운 방식으로 권익을 지키겠다며 집단행동에 나선 것이다.

주축 멤버는 MZ세대(밀레니엄+Z세대, 1980~2000년 대 출생)로 불리는 8년차 이하 매니저(사원‧대리)들이다. 

2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 사무·연구직들은 카카오톡 채팅방과 네이버 밴드 등 소셜미디어를 통해 가칭 '현대차그룹 사무연구노조' 설립을 추진 중이다. ‎

여기에는 이날 현재 3000명가량이 동참 중이다. 매니저급 5~6명으로 구성된 집행부는 지난 달 말 회의록을 공개하며 노조 설립 추진을 공개적으로 선언했다. 이들은 노조 설립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법적 문제까지 검토를 마친 것으로 전해졌다. ‎

이들의 집단행동은 '성과급 문제'부터 시작됐다. 사업부나 직군, 개인별 성과에 상관없이 생산직 중심 노조가 협상한 대로 일률적인 성과급을 받아왔지만 이는 불공정하다는 것이다.

그동안 현대차는 연구·사무직과 생산직에게 똑같은 성과급 기준을 적용해 지급해왔다. 지난해에는 '기본급 150%+120만원'인 ‘최저치’ 수준에서 성과급이  결정되자 분노의 목소리가 높아졌다. 

이들은 "2018년 이후로 수익성이 개선되고 있는데도 경영진은 의도적으로 과도한 규모로 충당금을 설정해 수익성이 좋아지지 않는 것처럼 호도하며 계속 성과급을 낮추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

이들은 “IT 기업들은 영업이익 1조원도 안 된다”면서 “매년 수조원씩 이익 내는 회사가 이럴 수 있느냐”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기존의 생산직 중심 노조와 다른 노선을 걷겠다는 뜻도 밝히고 있다. 민주노총 금속노조의 파업이나 투쟁 등에 거부감을 드러내고 있다. 

이들의 채팅방에는 “비인간적 처우에 맞서 노조가 설립됐지만 현재 노조는 개인의 사익만을 챙기는 조직으로 얼룩졌다”는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현대차그룹 직원이 그린 것으로 추정되는 그림. 회장 위에 ‘갓술’(고연차 기술직)이 앉아 있는 모습을 묘사했다./블라인드 현대차 게시판

'갓술'(God+기술직)이라고 불리는 연차 높은 기술직도 비판의 대상이다. 권위만 내세우며 본인들이 해야 할 일도 부탁을 해야만 겨우 해준다고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신차 디자인이 단순한 것도 조립라인의 기술직들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사내 익명 게시판에 올라온 그림에는 정의선 회장 위에 '갓술'이 올라앉아 있는 모습이 묘사되기도 했다. 

현대차그룹은 세계적인 반도체 칩 부족에 따라 오는 7일부터 1주일 간 울산1공장을 휴업키로 한 상황에서 새 노조 설립 추진에 따른 내부 갈등 조짐까지 고조되자 당혹스러워 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이번 휴업으로 전기차인 코나가 6000대, 아이오닉 5는 6500대가량 생산 손실을 빚을 것을 예상되고 있다. 

특히 현대차가 한창 기세를 올리고 있는 신형 전기차 아이오닉 5의 생산 차질은 뼈아플 수밖에 없다. 아이오닉 5는 지난 2월 유럽에서 사전예약 물량 3000대가 완판됐고, 국내에서도 사전계약 첫날 2만3760대라는 신기록을 세웠다.

현대차 관계자는 “직원들 눈높이에 맞는, 공정한 성과 보상을 위한 제도 개선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서울 양재동 사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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