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로남불'의 진보들...박주민은 그래도 뉘우칠 줄 안다
'내로남불'의 진보들...박주민은 그래도 뉘우칠 줄 안다
  • 오풍연
  • 승인 2021.04.05 1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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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풍연  칼럼] 민주당 박주민 의원은 최근 지옥을 경험했을 게다. 그동안 소장파로서 한껏 주목을 받아왔던 그다. 자타가 차세대 지도자로 여겨왔다. 그랬던 그가 하루 아침에 나락으로 떨어진 바 있다. 임대차보호법을 자기가 대표 발의해 놓고, 법 시행 전에 임대료를 규정 이상으로 올린 게 드러나서다. 사실 이 같은 행위는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고, 용서받을 수 없다.

하지만 박주민은 일말의 양심이라도 있었다. 여론의 몰매를 맞은 뒤 세입자와 재계약을 했다고 한다. 그래도 낫다는 생각이 든다. 잘못을 했으면 고치는 게 맞다. 박주민은 그것을 실천했다. 그 점은 나도 평가한다. 박주민보다 못한 의원들이 훨씬 많아서다. 물론 재계약을 했다고 면죄부를 받은 것은 아니다. 그가 더 봉사하고, 노력을 해야 한다.

박주민 의원실 관계자는 4일 "기존 세입자와 최근 재계약한 게 맞다"면서 "구체적인 (월세 인하) 수치는 확인 중"이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박주민은 지난해 7월 서울 중구 신당동의 아파트(84.95㎡)의 새로운 임대 계약을 보증금 1억원, 월세 185만원에 체결했다. 기존 임대료는 보증금 3억원에 월세 100만원으로, 당시 전·월세 전환율 4%를 적용하면 임대료를 9.1% 올려받은 수치였다. 지난해 9월 시행된 개정 시행령의 전·월세 전환율 2.5%를 적용하면 인상 폭은 26.6%에 달했다.

이 계약은 신규 계약인 만큼 법적으로는 전·월세 상한제가 적용되지 않지만, 세입자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해 임대료 인상폭을 5%로 제한한 임대차 3법의 입법 취지에 어긋난다는 비판을 받았다. 게다가 박주민의 해명이 더 불을 지폈다. 박주민은 비난이 쏟아지자 SNS에 "신규 계약이어서 주택임대차보호법상 전월세 전환율의 적용을 받지 않아 시세가 기준이 될 수밖에 없었다"고 해명한 적이 있다. 아울러 민주당 박영선 서울시장 후보 캠프 홍보디지털본부장직에서도 물러났다.

같은 당 송영길 의원이 박주민을 평가하는 글을 남기기도 했다. 송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박 의원의 조치에 안도했다. 어제 임대료를 9.3% 인하해 재계약했다고 한다"면서 "돈을 떠나 비판을 수용하고 해명보다는 실천을 화답하는 모습, 역시 박주민답다"고 말했다. 송영길이 굳이 알릴 필요가 있었는지에 대해서는 석연치 않은 구석도 있다.

여태껏 진보들은 보수보다도 더 얼굴이 두꺼웠다. 그들에게 특허가 있다. 내로남불이 대표적이다. 조국도, 김상조도, 박주민도 다르지 않다. 이 중 박주민은 뉘우치는 의미에서 재계약을 했으니 그 점은 평가할 만 하다는 얘기다. 대부분 사퇴와 함께 입을 닫고 말았다. 열린민주당 김진애로부터 비례대표 의원직을 승계한 김의겸 의원은 어떤지 모르겠다. 흑석동 부동산 투자로 거액을 챙겼는데 그 뒤 소식은 나오지 않았다.

진보든, 보수든 떳떳해야 한다. 그런데 정치인들은 대부분 철면피다. 그들이 국민들로부터 진정한 사랑을 받지 못하는 이유다.

# 이 칼럼은 '오풍연 칼럼'을 전재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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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소개

오풍연/poongyeon@naver.com

<약력>

전 서울신문 논설위원,제작국장, 법조대기자,문화홍보국장

전 파이낸셜뉴스 논설위원

전 대경대 초빙교수

현재 오풍연구소 대표

<저서>

‘새벽 찬가’ ,‘휴넷 오풍연 이사의 행복일기’ ,‘오풍연처럼’ ,‘새벽을 여는 남자’ ,‘남자의 속마음’ ,‘천천히 걷는 자의 행복’ 등 12권의 에세이집

평화가 찾아 온다. 이 세상에 아내보다 더 귀한 존재는 없다. 아내를 사랑합시다. 'F학점의 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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