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이코노미뉴스 김준희 기자] 페이스북 이용자 89명이 330만명이 넘는 개인정보를 다른 사업자에 넘긴 페이스북에 대해 손해배상 등을 요구하는 집단분쟁조정을 개인정보분쟁조정위원회에 신청했다.
개인정보분쟁조정위는 국무총리실 산하 개인정보보호위원회 내부 조직으로 개인정보와 관련한 분쟁사건을 조정하여 해결하는 준사법적 기구이다.
개인정보위는 지난해 11월 페이스북이 약 6년간 국내 이용자들의 개인정보를 제3자 서비스 제공회사에 무단 제공한 사실을 밝혀내 과징금 67억원을 부과하는 한편 수사기관에 고발 조치했다.
19일 법무법인 지향에 따르면 페이스북 이용자 89명은 지난 16일 페이스북을 상대로 개인정보분쟁조정위원회에 개인정보 자기 결정권 침해와 관련한 집단분쟁조정을 신청했다.
집단분쟁조정은 소송과 달리 조정에 참여하지 않은 다수의 피해자에게도 동일한 효력이 적용된다.
이들의 대리하는 법무법인 지향은 이와 별도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도 제기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다음 달 31일까지 소송에 참여할 1차 소송인단을 모집할 예정이다.
개인정보위에 따르면 페이스북은 2012년 5월부터 2018년 6월까지 6년 동안 국내 페이스북 이용자들 1800만명 가운데 최소 330만명 이상의 개인정보를 다른 사업자에게 불법 제공했다.
특히 이용자 정보뿐만 아니라 학력·경력, 출신지, 관심사 등이 포함된 ‘페이스북 친구’의 개인정보도 함께 제공한 것으로 드러났다.
개인정보위는 ‘페이스북 친구’의 개인정보가 최대 1만여개의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제공될 수 있었던 점 등을 감안하면 더 많은 개인정보가 넘어갔을 것으로 추정했다.
법무법인 지향의 이상희 변호사는 “개인정보의 남용과 불공정 거래를 통해 엄청난 이익을 취하고 있는 빅테크(정보기술기업)에 대해 법적 책임을 본격적으로 묻는다는 점에서 큰 의의가 있다”고 설명했다.
해외에서도 페이스북의 개인정보 문제와 관련한 적지 않다.
2015년 페이스북 이용자들은 얼굴 인식을 통한 자동 태그 기술이 일리노이주의 생채정보보호법 위반 소지가 있다며 집단 소송을 제기했었다.
페이스북이 정치 컨설팅업체에 개인정보를 유출한 ‘케임브리지 애널리티카 사태’ 당시에도 워싱턴DC와 이용자 등의 소송을 냈다.
지난 해 호주 정보위원회(OAIC)는 페이스북이 호주 이용자 30만 명의 사생활을 심각하게 침해했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한편 페이스북이 지난해 한국에서 벌어들인 매출은 약 442억원으로 집계됐다.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페이스북코리아는 지난해 매출 442억6619만원, 영업이익 117억7019만원을 기록했다. 당기순이익은 전년 1억9000만원에서 63억2600만원으로 급증했다. 광고 매출이 크게 증가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