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금융공기업 부채 OECD 2위…정부 암묵적 지급보증 때문”
“비금융공기업 부채 OECD 2위…정부 암묵적 지급보증 때문”
  • 이보라 기자
  • 승인 2021.04.20 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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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DI, “GDP 대비 23.5%…금융공기업 부채 비율도 월등히 높아”
부채가 126조원으로 알려진 한국토지주택공사(LH) 본사.

[서울이코노미뉴스 이보라 기자] 국내총생산(GDP) 대비 비금융공기업의 부채 비율이 OECD 33개국 중 2위인 것으로 나타났다. 

기축통화국인 영국·캐나다·독일·프랑스·일본보다도 높다.

20일 한국개발연구원(KDI)이 발표한 ‘공기업 부채와 공사채 문제의 개선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비금융공기업 부채는 2017년을 기준으로 GDP 대비 23.5%로 추정치가 있는 OECD 34국 중 노르웨이에 이어 2위를 기록했다.

보고서는 지난해 국제통화기금(IMF) 추정치에 기반해 작성됐다.

이에 따르면 한국의 비금융공기업 부채는 노르웨이를 제외한 33국 평균인 12.8%보다 10.7%포인트 높았다. 

OECD 1위인 노르웨이는 공기업 자산이 정부와 공기업의 부채를 합산한 것보다 월등히 많기 때문에 부채는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따라서 우리나라 공기업의 부채는 OECD 33개국 중 가장 심각한 것으로 평가됐다.

IMF와 세계은행의 공식자료에도 우리나라의 비금융공기업 부채는 2019년 기준 20.6%로 영국, 캐나다, 일본을 비롯한 다른 나라보다 높았다.

금융공기업의 GDP 대비 부채 비율도 높았다.

IMF와 세계은행의 국제기준에 따라 금융공기업의 부채를 추정한 결과, 우리나라의 금융공기업 부채는 GDP의 62.7%를 기록해 비교 가능한 다른 OECD 8개국 중 월등히 높았다.

주로 공사채 발행으로 생겨난 빚이라는 점도 한국 공기업 부채의 특징이었다. 

은행대출은 보통 담보를 요구하므로 조달할 수 있는 자금에 한계가 있지만, 공사채는 신용도만 높으면 대규모로 발행할 수 있다. 

우리나라 공기업은 건전성·수익성 등 자체 펀더멘털과 상관없이 최상의 신용도를 인정받고 있는데, 공기업이 파산 위기에 몰리면 정부가 채권의 원리금을 대신 지급해 줄 것이라는 믿음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KDI는 이와 관련, "원래는 정크본드(투기등급) 수준에 불과하지만, 정부의 암묵적 지급보증에 힘입어 국채 수준의 안전자산으로 탈바꿈했다"고 지적했다.

KDI는 공사채 채무를 국가보증채무로 원칙적으로 포함시켜 공식 관리하고, 공기업 위험수준을 평가해 위험 연동 보증수수료를 부과해야 한다는 것 등을 대처방안으로 제시했다.

또 시중은행처럼 공기업에도 자본규제를 도입해 건전성을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공사채를 ‘베일인’ 채권으로 발행해 발행기관의 재무상태가 심각하게 악화되면 채권자들이 손실을 일부 부담하게 하자고 제안했다. 베일인 채권은 발행기관 재무상태가 악화되면 그 기관의 자본으로 전환되거나 원리금 지급 의무가 소멸되는 채권이다. 

산업은행 등 일부 금융공기업은 베일인 채권을 발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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