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19 위기 대응 능력과 국가 수준
코로나 19 위기 대응 능력과 국가 수준
  • 임정덕
  • 승인 2021.04.21 10:31
  • 댓글 0
  • 트위터
  • 페이스북
  • 카카오스토리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임정덕 칼럼] 금년 하반기에 세계에서 어떤 일이 어떻게 벌어질지 예상해 보자. 지금까지 코로나 백신 접종을 서두르면서 접종률을 높이고 있는 나라들은 집단 면역을 형성하고 경제와 여행을 포함한 상호 간 모든 활동을 정상화한다고 선언할 것이다. 미루고 미루던 해외여행이나 대면 활동 등이 가능해지면서 침체되었던 경기가 회복되고 일상이 점차 회복되는 게 그 다음으로 예정된 순서다. 이스라엘 같은 나라는 이미 실외에서 마스크를 벗기 시작했다.

그것을 앞당기고자 하는 수단이 ‘백신 여권’이다. 국내외 여행과 활동에서 피차의 안전을 증명하는 수단으로 사용되면 일상 회복을 촉진하는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의 백신이 확산되는 변이 바이러스에도 대응력이 있는지는 여전히 과제로 남지만 그래도 할 수 있는 방법은 다 해보고자 하는 몸부림으로 이해할 수 있다.

미국 등 일부 국가가 자국민을 맞히고 남는 백신을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제공함으로써 관광 활성화와 경제 회복을 꾀하려는 ‘백신 관광’을 추진하는 것도 그래서다.

현재 세계 백신 접종률 100위 안에도 들지 못하는 대한민국의 국민은 그런 때에 어떻게 해야 하는가? ‘경제 강국’이라는, 또는 ‘선진국 수준’이라는 자부심의 의미가 무엇인가? 많은 나라가 문을 활짝 열어 자유롭게 오가고 경제 활동을 시작할 때 그동안 무비자로 세계를 여행할 수 있는 국가 중의 선두권임을 자랑하던 나라의 국민이나 기업은 어떻게 대응하고 행동해야 하는가?

한 나라의 제대로 된 지도자나 유능한 참모 및 정부라면 앞을 내다보는 안목과 선제적 대응 능력을 갖추고 있는 것이 필수조건이자 당연한 도리다. 새로 생긴 유행병의 치료제가 없다면 예방 수단부터 강구하고 확보하는 것은 기본자세다. 항체를 형성하는 백신이 세계적으로 흔하지 않을수록 힘써 구하거나 미리 확보하는 것은 필수 능력이다.

그런데 경제력을 비롯한 국력이 우리나라에 한참 못 미치는 수많은 나라보다도 접종 실적이 크게 뒤떨어지고 있는 현상을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가?

지금 한국에서 코로나 백신을 확보하고 접종을 계획대로 시행해야 하는 담당자와 책임자는 누구인지 분명히 말하는 사람이 있는가? 있다면 왜 백신 확보 상황이나 과정에 대한 제대로 된 설명이나 결과에 책임을 지는 사람이 전혀 없는가? 우리 국민은 어려움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최선의 노력을 했는데도 불구하고 나온 결과 만을 탓하면서 매도하는 수준은 결코 아니다.

거듭되는 대통령의 식언은 더 이상 믿을 수 없다. 부동산 문제만은 자신 있다고 취임 초부터 여러 차례 공언한 결과가 지금의 부동산과 세금 파동으로 나타나 국민을 모질게 괴롭히고 있지만 정작 그런 말을 되풀이한 장본인은 사과나 반성 한마디 없다.

백신 접종 문제도 똑같은 경로를 밟고 있다. 유행 초기부터 K방역을 자화자찬하면서 백신 초기 확보에 실패했고 이후에도 확보 노력을 게을리한 대가가 현실로 나타나고 있는데도 이런 우려에 대처하는 확실한 근거를 제시하지 않은 채 여전히 큰소리만 치고 있다.

오히려 백신 도입을 서두를 필요가 없다고 계속 주장하던 자를 이번에 신설된 청와대 방역기획관으로 발탁해 방역 대책 총괄을 맡기는 등 국민에 대한 도발 행위도 서슴지 않는다. 그 결과, 백신 도입과 방역이 예정대로 진행되지 않더라도 전례대로 다른 이유를 둘러대고 여건을 탓하면서 시치미를 뗄 게 뻔하다. 잘되면 내 탓, 안 되면 남 탓에 국민은 너무 지쳐 있다.

위에서 제시한 예상이 현실로 나타나지 않기를 진심으로 바라지만 만약 일이 잘못됐다고 해서 내년 대통령선거에서 투표로 응징할 때까지 기다리기에는 현재의 상황이 너무 엄중하고 급박하다. 지금까지의 잘못을 솔직히 시인하고 정책과 발상의 획기적인 전환으로 위기를 타개할 수 있도록 정부를 끊임없이 닦달하는 여론의 회초리가 절실한 시점이다. ‘생각하는 국민이어야 산다‘.

#이 칼럼은 "(사)선진사회만들기연대의 '선사연칼럼'을 전재한 것입니다."

외부 칼럼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필자소개

임정덕 ( jdlim@pusan.ac.kr )

부산대학교 경제학과 명예교수
효원학술문화재단 이사장
(전) 부산발전연구원장
(전) 한국남부발전 상임감사위원
(전) 대통령직속 지역발전위원회 위원


저 서

적극적 청렴-공기업 혁신의 필요조건, 2016
부산 경제 100년-진단 30년+ 미래 30년, 2014
한국의 신발산업, 산업연구원, 1993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주)서울이코미디어
  • 등록번호 : 서울 아 03055
  • 등록일자 : 2014-03-21
  • 제호 : 서울이코노미뉴스
  • 부회장 : 김명서
  • 대표·편집국장 : 박선화
  • 발행인·편집인 : 박미연
  • 주소 :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은행로 58, 1107호(여의도동, 삼도빌딩)
  • 발행일자 : 2014-04-16
  • 대표전화 : 02-3775-4176
  • 팩스 : 02-3775-4177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박미연
  • 서울이코노미뉴스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서울이코노미뉴스. All rights reserved. mail to seouleconews@naver.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