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풍연 칼럼] 나는 처음부터 이재명 경기지사를 믿지 않고 있다. 그에 대해 수십 차례 칼럼을 썼다. 긍정적으로 평가한 적은 없다. 기본적으로 그런 사람이 정치를 하면 안 된다고 주장해 왔다. 지금도 그 같은 생각에 변함이 없다. 그 이유는 딱 하나다. 이중인격자라는 것. 만약 그런 사람이 대통령 된다면 국격의 문제이기에 비판의 수위를 낮추지 않았다.
나는 그를 도지사로 뽑아준 경기도민을 원망하기도 했다. “사람을 제대로 보지 못 했다”고. 그 같은 주장은 여전히 유효하다. 배우 김부선과의 관계 역시 다르지 않다. 형사 사건은 그대로 끝났다. 김부선이 억울함을 호소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그러나 민사 사건은 현재도 진행형이다. 어제도 재판이 열렸다. 김부선이 이재명을 상대로 3억원을 배상하라고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낸 것. 법원이 어떤 판단을 내릴 지는 알 수 없다. 형사와 민사는 다르기 때문이다.
21일 서울동부지법 제16민사부(우관제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재판에서 김부선은 "의도와 상관없이 정치인들 싸움에 말려들어 비참한 기분과 모욕감을 느낀다"면서 "정치적으로 재판하지 말고 보상을 받게 해 달라. 그래야 살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부당한 일을 돈으로라도 보상받게 해달라"고 거듭 호소했다. 거의 절규에 가까웠다. 이재명이라는 권력에 맞서는 결기가 읽혀졌다.
김부선은 이날 “김영환 전 의원이 한마디 상의도 없이 사건을 터뜨렸고 그로 인해 저는 남편 없이 30년간 양육한 딸을 잃었다”면서 “가족이 부끄럽다며 명절에도 연락하지 않는다”고 토로했다.
이어 “(이 지사에 대한) 형사 고소를 취하자마자 강용석 변호사가 교도소 간 사이에 수천명을 시켜 절 형사고발했다”면서 “아무리 살벌하고 더러운 판이 정치계라고 하지만 일년 넘게 조건 없이 맞아준 옛 연인에게 정말 이건 너무 비참하고 모욕적이어서 (재판에) 안나오려 했다”고 밝혔다.
그는 “과거에 이 지사를 만난 것은 사실이며 그의 신체 비밀과 가족 비밀도 알고 있다”면서 “민주당 인사들에게 전화해 억울함을 토로한 적도 있다”고 말했다. 김부선은 “임종석, 박선숙씨와도 통화해 억울함을 호소했고 정청래 등 민주당 386세대에게도 다 말했다”면서 “정치적으로 재판하지 말고 이 가여운 배우의 부당함을 돈으로라도 보상받게 해달라. 그래야 살 것 같다”고 울부짖다시피 했다.
김부선은 “당신도 아들 둘이 있는데 우리 딸에게 부끄러워하고 감사해 해라”고 일갈한 뒤 “많이 아프다. 체중도 10kg이 빠졌다. 쌀이라도 한 가마니 보내야 남자 아니냐. 부끄러운 줄 알아라”고 야단쳤다. 그러면서 “후배 배우들에게 한마디 하겠다”며 “정치인에게 억울한 일이 있어도 밝히지 말아라. 거지 된다. 침묵해야 한다”고 했다.
나도 이재명이 비겁하다고 생각한다. 김부선이 만난 것조차 꾸며냈다고 보지 않는다. 오죽하면 민사소송을 하겠는가. 법이, 정의가 살아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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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소개
<약력>
전 서울신문 논설위원,제작국장, 법조대기자,문화홍보국장
전 파이낸셜뉴스 논설위원
전 대경대 초빙교수
현재 오풍연구소 대표
<저서>
‘새벽 찬가’ ,‘휴넷 오풍연 이사의 행복일기’ ,‘오풍연처럼’ ,‘새벽을 여는 남자’ ,‘남자의 속마음’ ,‘천천히 걷는 자의 행복’ 등 12권의 에세이집
평화가 찾아 온다. 이 세상에 아내보다 더 귀한 존재는 없다. 아내를 사랑합시다. 'F학점의 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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