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정보 유출' 이루다 과징금 1억330만원...법규위반 첫 제재 '솜방망이'
'개인정보 유출' 이루다 과징금 1억330만원...법규위반 첫 제재 '솜방망이'
  • 박지훈 시민기자
  • 승인 2021.04.28 15:15
  • 댓글 0
  • 트위터
  • 페이스북
  • 카카오스토리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개인정보위 "정보주체 동의없이 수집하고 수집목적외 이용"
AI기술활용 기업의 무분별한 개인정보 처리에 경종
AI 챗봇 '이루다'

[서울이코노미뉴스 박지훈 시민기자] 개인정보 보호정책을 총괄하는 중앙행정기관인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가 인공지능(AI) 챗봇 '이루다' 개발사에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으로 모두 1억330만원의 과징금과 과태료를 부과했다. 그러나 '솜방망이' 징계라는 지적이다.

이루다 개발·서비스 과정에서 정보주체의 동의없이 개인정보를 수집하고 수집목적 외에 정보를 활용했다고 본 것이다.

개인정보위는 28일 전체회의를 열어 이루다 개발사 '스캐터랩'의 개인정보보호 법규 위반행위에 대한 시정조치 안건을 논의하고, 과징금 5550만원과 과태료 4780만원 등 총 1억330만원을 부과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는 정부가 AI 기술을 활용하는 기업의 무분별한 개인정보 처리를 제재한 첫 사례다.

개인정보위는 스캐터랩이 자사 앱서비스인 '텍스트앳'과 '연애의 과학'에서 수집한 이용자 60만명의 카카오톡 대화문장 94억건을 페이스북 이용자 대상 챗봇 서비스 이루다의 개발·운영에 이용하는 과정에서 정보주체가 명확히 인지할 수 있도록 알리고 동의를 받지 않은 것으로 판단했다.

조사결과 스캐터랩은 카카오톡 대화문장을 이루다의 AI 모델개발을 위한 알고리즘 학습에 이용하면서 대화에 포함된 이름, 휴대전화 번호, 주소 등 개인정보를 삭제하거나 암호화하는 조치를 전혀 하지 않았다.

또한 이루다 서비스 운영과정에서는 20대 여성의 카카오톡 대화문장 약 1억건을 응답 데이터베이스(DB)로 구축하고 이루다가 이 가운데 한 문장을 선택해서 발화하도록 했다.

개인정보위는 스캐터랩이 텍스트앳과 연애의 과학 개인정보처리방침에 '신규서비스 개발' 문구를 포함시켰으나, 이용자가 이에 동의하는 것만으로는 이루다 같은 AI챗봇 서비스 개발에도 동의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윤종인 위원장이 2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개인정보보호위원회 제7회 전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윤종인 위원장이 2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개인정보보호위원회 제7회 전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아울러 개인정보 자기결정권이 제한되는 등 이용자가 예측할 수 없는 손해를 입을 우려가 있기 때문에 스캐터랩이 이용자의 개인정보를 수집한 목적을 벗어나서 이용한 것이라고 결론지었다.

스캐터랩이 2019년 10월∼올해 1월 IT 개발자들이 오픈소스를 공유하는 플랫폼 '깃허브'(GitHub)에 카카오톡 대화문장 1431건과 AI 모델을 게시한 것도 법 위반으로 판단됐다. 가명정보를 불특정 다수에게 제공하면서 '특정개인을 알아보기 위해 사용될 수 있는 정보'를 포함했기 때문이다.

개인정보위는 이와 함께 법정대리인 동의없이 14세 미만 아동의 개인정보를 수집한 행위, 성생활 등에 관한 정보를 처리하면서 별도 동의를 받지 않은 행위, 회원 탈퇴자나 1년 이상 서비스 미사용자의 개인정보 미파기 등에 대해서도 모두 법 위반으로 인정했다.

윤종인 개인정보위원장은 "이번 사건은 기업이 특정서비스를 목적으로 수집한 개인정보를 이용자의 명시적 동의없이 다른 서비스에 무분별하게 이용하는 것이 허용되지 않으며, 개인정보 처리에 대해 정보주체가 명확하게 인지하도록 알리고 동의를 받아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는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윤 위원장은 "이번 처분결과가 AI 기술 기업이 개인정보를 이용할 때 올바른 개인정보 처리방향을 제시하는 길잡이가 되고, 기업이 스스로 관리·감독을 강화해 나가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주)서울이코미디어
  • 등록번호 : 서울 아 03055
  • 등록일자 : 2014-03-21
  • 제호 : 서울이코노미뉴스
  • 부회장 : 김명서
  • 대표·편집국장 : 박선화
  • 발행인·편집인 : 박미연
  • 주소 :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은행로 58, 1107호(여의도동, 삼도빌딩)
  • 발행일자 : 2014-04-16
  • 대표전화 : 02-3775-4176
  • 팩스 : 02-3775-4177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박미연
  • 서울이코노미뉴스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서울이코노미뉴스. All rights reserved. mail to seouleconews@naver.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