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본사 등 22곳 동시다발 압수수색…대표 등 임직원 입건
[서울이코노미뉴스 박지훈 시민기자] 정부가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 관련 불법행위에 대한 특별단속에 나선 가운데 경찰이 국내 한 유명 가상화폐 거래소에 대한 강제수사에 착수했다.
경기남부경찰청 강력범죄수사대는 4일 인터넷 포털사이트 A 가상화폐거래소의 강남 본사와 임직원 자택 등 22곳을 압수수색하고 자산 2400억원을 동결했다.
이번 압수수색은 A 거래소 대표 이모씨 등의 유사수신 행위의 규제에 관한 법률위반과 사기 등 혐의에 대한 증거를 확보하기 위해 이뤄졌다.
이씨 등은 A 거래소 회원가입 조건으로 600만원짜리 계좌를 최소 1개 이상 개설하도록 해 지난해 8월부터 최근까지 회원 4만여명으로부터 1조7000억원 가량을 입금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가상자산에 투자해 수개월내로 3배인 1800만원의 수익을 보장하겠다" "다른 회원을 유치할 경우 120만원의 소개비를 주겠다"고 하는 등 수익과 각종 수당지급을 내세워 회원들을 끌어모은 것으로 조사됐다.
실제 수익이 지급되기도 했는데 이는 먼저 가입한 회원에게 나중에 가입한 회원의 돈을 수익 명목으로 주는 일명 돌려막기인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은 입금된 돈 가운데 대부분이 돌려막기에 사용된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달 15일 기준 A 거래소 계좌에는 약 2400억원이 남아있었는데 경찰은 같은 날 이 돈에 대해 기소전 몰수보전을 신청했다. 몰수보전이란 범죄 피의자가 확정판결을 받기 전에 몰수대상인 불법 수익재산을 임의로 처분하지 못하도록 하는 법원의 처분이다.
법원은 범죄 혐의에 대한 소명이 어느 정도 이뤄졌다고 판단하고 최근 경찰의 몰수보전 신청을 인용해 A 거래소는 해당자산을 마음대로 처분할 수 없게 됐다.
경찰은 올해 2월 A 거래소에 대한 범죄첩보를 입수한 뒤 3개월가량 수사를 이어오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수사가 진행중이어서 자세한 내용을 밝힐 수 없지만, 오늘 압수수색을 비롯해 A 거래소에 대해 수사가 진행중인 것은 맞다"고 말했다.
정부는 최근 가상화폐의 거래가 급증하고 가격이 상승함에 따라 지난달부터 6월까지 범정부 차원의 가상화폐 관련 불법행위 특별단속을 벌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