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백신 지재권 포기 지지”…韓 “백신 자급자족? 지켜봐야”
美 “백신 지재권 포기 지지”…韓 “백신 자급자족? 지켜봐야”
  • 김준희 기자
  • 승인 2021.05.06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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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제약사 동의 불투명…“백신 원료 부족도 선결 과제”
연합뉴스

[서울이코노미뉴스 김준희 기자]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코로나19 백신에 대한 지식재산권(지재권) 면제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해당 제약사가 특허권 행사를 포기하고 다른 나라의 복제약(제네릭) 생산을 허용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는 뜻이다.

그렇게만 된다면 백신 제조 설비를 상당 수준 갖추고 있는 우리로서는 상대적으로 수월하게 복제품을 만들어 백신을 자급자족 하는 상황을 기대해 볼 수 있다.

하지만 그 단계에까지 가려면 먼저 해결해야 할 난제들이 많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다. 

무엇보다 화이자, 모더나 등 제약사들이 미국 정부의 방침에 동의할지, 동의하더라도 어느 수준까지 특허 내용을 공개할지가 불투명하다. 특허권 행사를 포기한다고 해서 해당 제약사는 제품 개발 기술과 설비 노하우를 모두 알려주지는 않는다. '지재권 면제'가 곧 '기술이전'을 뜻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이미 심각한 수준으로 알려진 전 세계적 백신 원료 부족에다 미국의 수출 규제 문제도 넘어서야 할 장애다.

외신에 따르면 캐서린 타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5일(현지 시간) 성명을 통해 “코로나19 팬데믹의 특별한 상황은 특별한 조치를 요구한다”면서  “미국 행정부는 팬데믹을 끝내기 위해 백신에 대해서는 지재권 포기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타이 대표는 “미국 국민에 대한 백신 공급이 확보된 이상, 행정부는 민간 분야 및 모든 가능한 파트너들과 백신 제조와 공급을 확대하기 위한 노력을 계속할 것”이라면서 “백신 생산에 필요한 원료를 늘리기 위한 노력도 하겠다”고 강조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날 타이 대표의 성명이 나오기 전에 미국이 세계무역기구(WTO)의 백신 지재권 포기 제안을 지지할 것인지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백신의 특허 등 지재권 보호를 유예하는 방안은 백신 부족 사태의 대안으로 거론돼 왔다. 

미국산 코로나19 백신은 화이자·모더나의 mRNA(메신저 리보핵산) 백신, 노바백스의 합성항원 백신, 얀센의 바이러스 벡터(전달체) 백신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의 복제품을 만들려면 관련 제조 설비를 갖추고 있는지가 관건이다. 

SK바이오 “예의주시”…“지재권 풀려도, 대량생산에는 시간 걸려”

mRNA 백신의 경우 국내에선 한미약품, 에스티팜 등이 생산시설을 보유하고 있다. 

한미약품의 평택 공장은 연간 10억 도즈(1도즈=1회 접종량) 생산할 수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에스티팜은 이달 안에 연간 240만 도즈까지 생산할 수 있는 mRNA 생산 설비를 완공할 예정이다. 추후에는 1억2000만 도즈까지 생산할 수 있도록 설비를 확대할 계획이다. 

하지만 두 회사 모두 원액 생산 중심이라는 게 문제다. 백신 용액을 바이알·주사기에 집어넣은 과정이 가능하기는 하지만 대량 생산에는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지재권이 풀린다고 해도 백신 제조에 필요한 모든 특허가 공개되는 것은 아니어서 사실상 동일한 백신을 제조하는 것은 어렵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합성항원 방식의 노바백스 백신은 이미 SK바이오사이언스가 기술이전을 받았다. 미국, 유럽 등에서 승인이 나면 상업 생산에 들어가게 된다. 결국 노바백스가 특허권 행사를 포기할 지가 관건인 셈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바이러스 벡터 방식의 아스트라제네카 백신도 위탁 생산(CMO)하고 있다. 

유바이오로직스는 1공장에 연간 1~2억 도즈 생산 가능한 동물세포 라인(2000ℓ)을 증설 중이어서 8월부터 합성항원 백신 생산이 가능하나, 자체 백신의 개발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GC녹십자는 기존에 독감백신을 생산하던 바이러스 벡터 제조 설비와 수두백신 등을 만드는 세포 배양 방식의 생산 설비·기술을 모두 보유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지재권이 풀려도 원자재가 수급돼야 하는데 현재는 공급이 턱없이 부족하다“면서 ”지난 2월 초 미국의 수출규제 행정명령으로 원자재 수출이 규제되는 상황이어서 수급과 지재권 문제가 함께 해결돼야 실질적인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특허 공개 범위와 유예기간, 면제 범위 등이 정해져야 복제약 생산 여부를 정할 수 있다“면서 ”조금 더 지켜봐야 할 것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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