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정상회담서도 백신 논의… 삼성·SK 최고 경영자들 동행
[서울이코노미뉴스 김보름 기자]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미국 제약사 모더나의 코로나19 백신을 인천 송도 공장에서 위탁생산(CMO) 할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그러나 14일 이와 관련한 해명 공시에서 “현재 확정된 바 없어 확인이 불가하다”면서 “추후 확인이 가능한 시점 또는 1개월 이내에 재공시하겠다”고 밝혔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얼마 전 화이자 백신을 위탁생산할 것이라는 일부 보도에 대해서는 공시를 통해 "사실이 아니다"라고 분명하게 부인했었다.
이에 따라 이날 해명 공시는 모더나 백신의 위탁 생산을 사실상 시인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기업 간 협상 과정에서 비밀을 유지해야 하는 조항 때문에 삼성 측에서는 확인해 줄 수 있는 부분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업계 소식통에 따르면 삼성그룹의 바이오 계열사인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인천 송도 공장에서 모더나가 개발한 mRNA 백신의 최종 병입 단계 생산을 맡기로 사실상 합의했다.
모더나는 그동안 한국 법인 설립을 추진해 왔고 여기에 근무할 임원급 인사 채용을 진행 중이다.
삼성 생산 모더나 백신 일정량 국내 접종용으로 공급…“백신 수급에 숨통”
모더나는 삼성바이오로직스가 항체의약품 등 바이오의약품을 대량 생산할 설비를 보유하고 있다는 점을 평가해 백신 생산을 맡기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연간 36만4000리터 규모의 바이오의약품 생산 능력을 갖춘 글로벌 1위 CMO 기업이다.
삼성이 모더나 백신을 생산하면 그 가운데 일정량은 국내 접종용으로 공급돼 국내 백신 수급에 숨통이 트일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삼성이 이미 세계 1위 바이오 의약품 생산 능력을 보유한 만큼 기술이전만 이뤄지면 수개월 이내에 mRNA 백신 생산을 위한 모든 공정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오는 21일 워싱턴에서 열리는 한미 정상회담에서는 삼성의 모더나 백신 위탁생산 등 백신 문제도 주요 의제로 논의될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과 SK그룹 최고 경영자들도 이번 정상회담에 동행해 코로나 백신 국내 생산을 최종 합의하고 반도체, 배터리 분야 한미 협력을 강화할 예정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도 앞서 미국 노바백스와 코로나 백신 기술 이전 계약을 맺고 안동 공장에서 생산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의 방미 순방단에는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김기남 삼성전자 부회장뿐 아니라 존 림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 안재용 SK바이오사이언스 대표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모더나 백신은 전날 식품의약품안전처의 법정 자문기구인 중앙약사심의위원회에서 "품목 허가가 가능하다"는 의견을 받았다. 식약처는 오는 21일 최종점검위원회를 열어 품목허가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