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거래소에서도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 약세
[연합뉴스]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가 자신의 트윗 댓글을 둘러싸고 테슬라가 보유중인 비트코인을 처분했을 수 있다는 추측이 제기되자 16일(현지시간) 밤 부인하고 나섰다.
머스크는 이날 밤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추측을 명확히 하자면 테슬라는 비트코인을 하나도 팔지 않았다"고 썼다.
이에 앞서 10여시간 전에 아이디 '미스터 웨일'의 트위터 글에 그는 "정말(indeed)이다"라는 애매모호한 댓글을 달았다.
'미스터 웨일'은 "비트코인 투자자들은 다음 분기에 테슬라가 비트코인 보유분 나머지를 처분했다는 것을 알게 되면 자책할 것"이라며 "머스크에 대한 증오가 점점 커지고 있지만 나는 머스크를 탓하지 않을 것"이라고 썼다.
이에 대한 머스크의 "정말"이라는 댓글은 비판에 직면했다는 심정에 동의한다는 의미일 수도 있지만, 테슬라가 보유중인 비트코인을 모두 처분할 수 있음을 시사한 것이라는 해석도 낳았다.
실제 미 경제전문 매체 CNBC 방송은 "테슬라가 나머지 비트코인 보유분을 팔았거나 팔 수도 있음을 머스크가 암시한 것"이라고 전했다.
포브스는 "'인디드'라는 머스크의 모호한 메시지는 가상화폐 투자자들에게 비트코인을 팔아치우도록 압력을 가하기에 충분했다"며 "가상화폐는 변동성이 큰 것으로 악명이 높지만, 오늘 하락폭은 3개월 만에 최대치"라고 보도했다.
실제 비트코인 가격은 이 트윗 직후 8% 이상 급락하며 한때 4만5000달러 아래로 미끄러졌고, 지난해 2월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더리움과 도지코인 등도 내림세를 보였다.
머스크의 뒤늦은 해명 트윗 뒤에도 비트코인 가격은 좀처럼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모양새다.
가상화폐 사이트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한국시간 기준 이날 오후 3시35분 현재 비트코인 가격은 24시간 전보다 8.99% 내린 상태다.
이에 앞서 일론 머스크는 비트코인 결제중단에 이어 테슬라가 보유중인 비트코인을 모두 처분할 수도 있음을 시사했다고 이날(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이 보도했다.
통신에 따르면 머스크는 이날 '테슬라가 보유중인 비트코인을 처분할 수 있다'는 한 누리꾼의 트위터 글에 "정말이다"라는 댓글을 달았다.
머스크의 이러한 답변은 비트코인을 팔지 않겠다는 최근 입장과는 180도 달라진 뉘앙스다. 머스크는 지난 12일 비트코인 결제중단 방침을 돌연 발표하면서도 테슬라가 보유중인 비트코인은 팔지 않겠다고 했다.
하지만 불과 나흘만에 아무런 해명이나 자세한 설명도 없이 달랑 여섯철자 댓글 하나로 비트코인 처분을 시사했다는 해석을 낳게 했다.
그러나 가상화폐의 주요플레이어로 등장한 세계적인 대기업의 최고경영자가 정제된 발언을 하지 않고 애매한 내용의 댓글을 다는 식으로 시장에 계속해서 영향을 미치는 행위자체가 부적절하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머스크는 지난달에도 테슬라의 비트코인 처분으로 '배신자'라는 비난을 받은 적이 있다.
테슬라는 지난 2월 17억달러 규모의 비트코인을 구매했다고 공개하며 가상화폐 광풍에 불을 질렀으나, 지난달 1분기 실적발표에서 비트코인 투자분 중 2억7200만달러를 매도했다고 밝혔다.
비트코인 폭등을 부채질한 뒤 보유분을 팔아치웠다는 비판 여론이 거세지자 머스크는 당시 트위터에 글을 올려 자신이 가진 비트코인은 하나도 팔지 않았다는 궁색한 해명을 내놓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