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의 이랜드그룹 최대 위기...주력 4개사 신용등급 이례적 무더기 강등
전통의 이랜드그룹 최대 위기...주력 4개사 신용등급 이례적 무더기 강등
  • 최영준 기자
  • 승인 2021.05.27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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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신평 발표...지주회사 이랜드월드와 이랜드리테일-이랜드파크-이랜드이츠 등 계속된 업황부진-재무구조 악화
외환위기, 미국발 금융위기도 견뎌냈지만 이번은 좀 다른 듯...의류시장에 내놓을 만한 브랜드가 몇개 남지 않아

[서울이코노미뉴스 최영준 기자] 1990년대 후반 외환위기 속에서도 적자를 내지 않았던 이랜드그룹이 코로나 19로 업황 부진이 지속되는 가운데  최대 위기를 맞았다.

나이스신용평가(이하 나신평)는 최근 이랜드월드와 이랜드리테일의 장기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변경하고, 이랜드파크와 이랜드이츠의 장기 신용등급을 이례적으로 무더기 하향 조정했다.

이랜드그룹 지주사인 이랜드월드의 장기신용등급 전망 하향조정 이유는 코로나 19로 인한 업황 부진으로 주요 사업 부문의 실적이 나빠지고, 사업환경도 불확실한데다 실적 저하로 재무부담이 확대된 가운데, 향후 현금창출능력 대비 과중한 차입부담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점, 상대적으로 좋지않은 자금조달 구조 등을 나신평은 꼽았다.

작년 이 회사 패션, 유통, 미래부문의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각각 204억원,-653억원, -1,280억원 등으로 전년대비 크게 하락했다. 회사 전체의 작년 연결기준 매출액은 4조 6,315억원으로, 전년 대비 1조 3,196억원이나 감소했다. 특히, 영업이익 및 당기순이익이 큰 폭으로 감소해 연결기준 영업손실 1,051억원, 당기순손실 3,676억원으로, 모두 적자 전환했다.

패션부문은 올들어 소비심리가 회복되고, 중국 패션 및 뉴발란스의 실적 제고 등으로 실적 개선세가 나타나고 있으나, 패션 부문 외 다른 주요 사업부문의 실적 개선은 상대적으로 더딘 수준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랜드월드의 작년말 연결기준 총차입금도 4조 6,166억원으로 전년대비 급증했다. 이에 이랜드월드를 중심으로 한 이랜드 계열사들은 사업구조조정 및 기타 보유 자산 매각을 적극 추진 중으로, 올 5~6월 중 상당규모의 자금 유입이 가능할 것으로 파악되나 사업환경이 계속 불확실해 앞으로도 재무부담이 확대될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나신평은 밝혔다.

도심형 아울렛 기업인 이랜드리테일의 경우 유통대기업의 아울렛사업 확대 및 온라인 소비 증가 등으로 영업수익성이 낮아지고, 현금창출력 대비 차입금 부담이 확대되고 있는 점 등이 신용등급 전망 강등의 이유라고 나신평은 설명했다.

이 회사의 작년 연결기준 총매출은 2019년 대비 20.9% 감소했고, 영업이익 또한 16억원에 그쳤다. 올1분기 들어 소비심리 회복 등에 힘입어 전년동기대비 매출 및 영업이익이 개선되었으나, 코로나 이전인 2019년 1분기와 대비할 때 여전히 저조한 수준에 머물러 있다.

이랜드 박성수 회장

이랜드, 지난 20191월 신년사를 대신해 박성수 회장과 동생 박성경 부회장이 경영에서 물러난다고 발표

나신평은 유통대기업의 아울렛사업 확대 및 온라인 소비 증가 등을 감안할 때 향후 이랜드리테일의 수익성은 코로나 이전 대비 낮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랜드파크의 장기신용등급 강등은 코로나19 확산의 지속으로 회사의 주력사업인 호텔/리조트업의 회복예상시점이 불투명하고, 회사의 영업실적이 크게 저하되고 재무안정성 개선이 지연될 전망인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고 나신평은 밝혔다.

작년의 경우 코로나19 확산으로 영업현금흐름이 저조한 가운데 이랜드이츠 지분 추가 인수 관련, 1,057억원의 자금이 투입되면서 차입금이 재차 증가하고 재무안정성지표가 저하되고 있다.

이랜드이츠의 장기신용등급 하향조정에 대해선 코로나 19로 대규모 영업손실이 발생, 재무구조가 급격히 나빠지고, 코로나 19 확산 지속으로 외식시장의 전반적인 매출액 회복이 더딜 것으로 예상되는 점, 고정비 비중이 큰 이랜드이츠의 사업구조 재편 및 수익성 회복에 상당한 기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는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고 나신평은 밝혔다.

이랜드는 지난 20191월 신년사를 대신해 박성수 회장과 동생 박성경 부회장이 경영에서 물러난다고 발표했다.

당시 이랜드는 계열사 대표이사 직급을 부회장과 사장으로 격상해 전권을 행사할 수 있는 독립·책임경영체제를 완성하고, 박성수 회장은 계열사와 사업부별 자율경영이 이뤄지도록 미래 먹거리 발굴과 차세대 경영자 육성에만 전념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박 부회장은 부회장직을 내려놓지만 이랜드재단 이사장은 맡고 있다.

이랜드그룹은 1990년대 후반 외환위기 속에서도 적자를 내지 않았다. 오히려 외환위기 당시 의류 제조사 이랜드와 유통기업 이천일아울렛(양사 모두 현재 이랜드월드)은 사업이 본궤도에 오르며 1999년 각각 67억원, 84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미국발 금융위기가 왔던 2008년에도 이랜드그룹(이랜드월드 연결기준)은 그해만 1,077억원의 순손실을 냈을뿐 이듬해 흑자전환하면서 본격적인 전성기를 맞이하기도 했다.

중국의 사드보복때도 이랜드월드는 2016년 22억원의 순손실을 냈으나 2017년 중국에서 대박을 친 의류브랜드 티니위니를 8,770억원에 매각해 실적·유동성위기를 동시에 넘겼다.

업계에서는 이랜드가 과거 방식으로 또 찾아온 위기를 극복하는데에는 한계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시장에 내놓을 만한 브랜드가 몇개 안 남아서다. 현재 여성복 브랜드 몇 개를 매각 추진중이지만 서로 가격이 맞지 않아 표류중이다.

유일하게 희망을 걸고 있는 곳은 온라인 사업이다. 코로나19 장기화로 테마파크, 백화점 등 오프라인사업이 무너지긴 했지만 지난해 그룹 전체 온라인매출은 전년보다 70% 급증한 1조원 안팎까지 성장했다. 뉴발란스와 스파오, 여성복 브랜드 등의 온라인 매출이 전년보다 크게 증가한 덕분이다.

업계관계자들은 "이랜드월드의 온라인분야는 어느정도 성공을 거두고 있는데, 이것이 이랜드리테일을 비롯한 관계사들로 제대로 이전될지가 올해 위기극복의 관건"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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