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사회의 명암과 종합소득세 신고 이야기
전문가 사회의 명암과 종합소득세 신고 이야기
  • 박원재
  • 승인 2021.06.15 1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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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재 칼럼] 올해는 결단코 혼자 해 보겠다고 마음먹었다. 더구나 코로나19 방역 때문에 대행서비스도 예년과 달리 65세 이상 어르신과 장애인에게만 제공된다니, 아직까지는 나라에서 나를 ‘젊은이’로 공인해주는구나 하는 뿌듯함(?) 속에서 컴퓨터를 켜고 도전을 시작했다. 유튜브에 널려있는 고수들의 조언을 길잡이 삼아 어렵게 마침표를 찍었다.

근데 뭔가 찜찜하다. 매번 일정 금액을 환급받았는데 이번에는 소액이긴 해도 더 내야 한단다. 좀더 확실하게 알아보라는 아내의 채근에 거금 10만원을 주고 ‘전문가’에게 의뢰했다. 결과는 더 내야 한다는 금액보다 열배 남짓 환급이다. 남는 장사를 했으니 전문가에게 맡기기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이 무력감은 뭘까? 지난달 있었던 종합소득세 신고 때 이야기이다.

어떤 무력감

그동안에도 몇 번 시도했지만 번번이 중도포기하고 세무서의 면대면 대행서비스를 이용하곤 했다. 그러면서 이런 것도 혼자 못해내는 것이 늘 마음에 걸렸다. 온라인을 이용한 일상 처리가 힘들기 시작하면 늙는 것이라는데 하는 우울감과 그래도 명색이 ‘박사’인데 일반 국민 대상의 온라인 서비스도 이용할 줄 모른다니 하는 자괴감이 체증의 정체다.

지금은 많이 달라졌지만, 그래도 아직 ‘박사’라고 하면 모든 부문에 해박한 지식을 지닌 사람으로 여기는 경향이 있다. ‘박사(博士)’의 한자가 ‘넓을 박(博)’ 자를 쓰니, 딱히 그른 기대도 아닐 성싶다. 하지만 그런 기대에 어긋나기라도 하면 “박사님인데 그것도 모르세요?”라며 눈을 동그랗게 뜨는 데는 계면쩍지 않을 요량이 없다.

외람된 말이지만, 나 같은 사람은 사회적으로 평균 이상의 지식을 소유하고 있을 확률이 높다. 그럼에도 점점 일상화되어 가는 전문 영역의 서비스를 이용할 때면 종종 앞서와 같은 무력감을 느낀다. 무엇보다 먼저 부딪치는 것은 용어의 낯설음이다. ‘과세표준’이니 ‘이월결손금차감’이니 ‘세액공제감면’이니 ‘누진공제’니, 이걸 다 이해하려다 보면 그야말로 머리에 쥐가 날 지경이다. 이 곤경을 피하는 방법은 하나 밖에 없다. 세무사에게 그냥 맡기는 것이다.

또 하나의 양극화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는 이렇듯 조금이라도 깊이 있는 일들은 일반인이 엄두를 내기 어려운 구조로 빠르게 변해가고 있다. 어떤 일이든 전문가 그룹이 등장하여 처리하면 효율성은 배가될 것이다.

하지만 이 변화가 꼭 긍정적이기만 할까? 적어도 두 가지 우울한 전망이 있다. 첫째, 대중은 과정에서 소외되고 결과만 누리게 된다는 점이다. 이는 일견 편리해 보이지만 삶이 다른 사람의 손에 매이게 되는 대가를 지불해야 한다. 둘째, 과정에 대한 대중의 그런 무지를 토양으로 전문가 그룹이 자신들만의 이익을 추구하는 카르텔을 형성한다는 점이다.

의사가 써주는 처방전은 아무리 들여다봐도 죽으라는 약인지 살라는 약인지 알 수가 없다. 약사라는 또 다른 전문직의 손을 빌려야만 된다. 이른바 ‘지배적 전문직(dominant professions)’ 계층의 출현이다.

우리 사회에서 흔히 ‘사(士)’ 자로 끝나는 직업을 가진 이들 지배적 전문직은 전문지식으로 무장한 법적, 관행적 권한에 의거하여 자기들만의 ‘필요’를 만들고 그것을 충족시키는 제도를 발명한다. 나아가 누구를 위해 무엇을 만들 것인가를 넘어 어떻게 그것을 강제할 것인가도 결정한다.

그 결과 일반사람들은 변호사나 세무사나 의사를 통하지 않고는 그 분야의 일을 아무것도 처리할 수 없는 심리적 불구의 상태에 놓인다. 우리의 민주주의는 예전에는 ‘피’를 먹고 살았지만 이제는 ‘말’은 먹고 산다. ‘말’의 본질은 소통이다. 지배적 전문직들이 구축하는 카르텔은 이 소통을 방해한다.

양극화는 경제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지식의 양극화와 언어의 양극화! 평등사회로 가기 위해서 우리 모두가 깨어있는 의식으로 풀어가야 할 또 하나의 과제이다.

#외부 칼럼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이 칼럼은 다산칼럼의 동의를 얻어 전재한 것입니다.

필자소개

글쓴이 / 박 원 재
· 율곡연구원장
· 전 한국국학진흥원 수석연구위원
· 동양철학

· 저서
〈유학은 어떻게 현실과 만났는가〉예문서원, 2001
〈철학, 죽음을 말하다〉 산해, 2004 (공저)
〈근현대 영남 유학자들의 현실인식과 대응양상〉 한국국학진흥원, 2009 (공저)
〈500년 공동체를 움직인 유교의 힘〉글항아리, 2013 (공저)

· 역서
〈중국철학사1〉간디서원,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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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진한 2021-06-15 21:23:47
주권,자격,학벌없이 대중언론항거해온 패전국奴隸.賤民불교Monkey서울대.주권,자격,학벌없는 서울대.추종세력 지속청산!

http://blog.daum.net/macmaca/733

http://blog.daum.net/macmaca/2967

윤진한 2021-06-15 21:23:16
강점기 하느님에 덤비며(창조신내리까는 부처처럼)유교부정,불교Monkey일본.하느님보다높다는 성씨없는 일본점쇠賤民.후발천황(점쇠가 돌쇠賤民.불교Monkey서울대 전신 경성제대설립)옹립.한국은 세계종교유교국.수천년 유교,하느님,조상신,공자 숭배.해방후 조선성명복구령 전국민이 행정법.관습법상 유교국복귀. 동아시아(중국,한국,베트남,몽고) 세계종교국중 하나인 한국이 불교Monkey 일본의 강점기를 겪으며 대중언론등에서 유교가 많이 왜곡되고 있음.
http://blog.daum.net/macmaca/3131

@ Royal성균관대(조선.대한제국 유일무이 최고교육기관 성균관승계,한국 最古.最高대).Royal서강대(세계사반영,교황윤허,성대다음예우)는 일류,명문.주권,자격,학벌없이 대중언론항거해온 패전국奴隸.賤民불교Mon

윤진한 2021-06-15 21:22:40
부분집합중 하나임. @일제강점기 강제포교된 일본 신도(불교), 불교, 기독교는 주권없음. 강점기에 피어난 신흥종교인 원불교등도 주권없음.

주권없는 패전국잔재 奴隸.賤民이자, 하느님.창조신을 부정하는 Chimpanzee계열 불교일본서울대Monkey와 추종세력들이 학교교육 세계사의 동아시아 세계종교 유교,윤리의 종교교육 유교, 국사등과 달리, 일본강점기때 일본이 유교를 종교아닌 사회규범으로 했으니까, 유교가 종교아니라고 최근 다시 왜곡하는데,이는 일제잔재 대중언론에 포진하여 루머수준으로 유교에 도전하는것임.한국은 미군정때,조선성명복구령으로 전국민이 조선국교 유교의 한문성명.본관을 의무등록하는 행정법.관습법상 유교국임은 변치않으며 5,000만이 유교도임.@인도에서 불교도는,불가촉賤民.조계종賤民한국과비슷.강점기

윤진한 2021-06-15 21:21:42
유교나, 서유럽의 세계종교인 가톨릭의 하느님은 인간을 창조하신 절대적 초월자이십니다.
@공자님의 시호. 하늘이 보내신 성자이신 성인 임금 공자님은 황제 칭호인 문선제(文宣帝).대성지성문선왕(大成至圣文宣王)의 오랜 전통으로 호칭되어 오고 있습니다.聖人에 이르신 스승(至聖先師). 은나라 왕족의 후손이신 공자님. 참고로 하면, 공자님 아버지 시호는 계성왕(啓聖王)이시고 공자님 어머니 시호는 계성왕 부인(啓聖王夫人)이십니다.
http://blog.daum.net/macmaca/3127

​한국 유교 최고 제사장은 고종황제 후손인 황사손(이 원)임. 불교 Monkey 일본 항복후, 현재는 5,000만 유교도의 여러 단체가 있는데 최고 교육기구는 성균관대이며,문중별 종친회가 있고, 성균관도 석전제사로 유교의 부분집합

윤진한 2021-06-15 21:20:22
하느님의 종교인 수천년 동아시아 세계종교인 유교의 정체성을 확실히하고, 하느님과 별개의 철학인 도교,불교를 이해하는것도 어느정도 필요합니다.도교는 유교처럼 하느님이 인간을 창조(天生蒸民)하신 점에 주안을 두지 않고, 후대에 갈수록 불교의 보살같은 용어도 사용하여, 동아시아 세계종교로 수천년 이어진 유교의 하느님(天).공자님과 맞지는 않습니다. 불교는 원래부터 창조신 브라만에 항거하여 부처가 새로 만든 후발신앙으로 브라만을 섬겨온 인도에서도 다시 배척받게 된 인도발 신앙입니다. 창조신보다 높다는 Chimpanzee류의 부처를 받드는 무신론적 Monkey철학임을 염두에 두고, 불교와 섞인 후대의 중국 도교도 그런 위험을 가지고 있는 철학임을 염두에 두고 철학.민속적으로만 접근해야 합니다. 동아시아 세계종교인 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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