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간 직원 고용승계..."자금력 충분"
[서울이코노미뉴스 윤석현 기자] 골프장 관리및 부동산임대업체인 ㈜성정이 1087억원을 투입해 이스타항공을 인수했다.
이스타항공은 지난해 7월 제주항공과의 인수·합병(M&A)이 무산되고 재매각을 추진한지 약 1년만에 새 주인의 품에 안겼다.
성정과 이스타항공은 24일 서울회생법원에서 김유상·정재섭 이스타항공 공동관리인, 형동훈 성정 대표, 성정 관계사 대국건설산업의 형남순 회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인수·합병(M&A) 투자계약을 체결했다.
인수대금은 1087억원으로, 성정은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이스타항공 지분을 보유하게 된다. 성정은 110억원의 계약금을 지급했고, 유상증자 시행에 맞춰 잔금을 납입할 예정이다.
투자계약서에는 이스타항공 직원의 고용을 5년간 승계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해고자 복직은 추후 경영상황에 따라 이뤄질 예정으로 계약서에는 명시되지 않았다.
이스타항공은 올해 2월 기업회생절차에 돌입한지 4개월 만에 인수계약을 체결하게 됐다. 2019년 9월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해 매각을 추진한지 1년9개월 만이다.
성정은 이스타항공 인수를 통해 관계사인 27홀 골프장 백제컨트리클럽, 대국건설산업과 함께 항공·레저가 연계된 종합 레저관광사업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성정 관계자는 "이스타항공 인수는 중국과 일본 골프관광객 유치를 통해 종합레저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시발점"이라며 "항공·골프·리조트 등의 시너지가 기대되고, 사업전망도 밝다. 5년내 정상화하겠다"고 말했다.
성정은 국토교통부 항공운항증명(AOC)을 조속히 발급받아 여객기 16대, 화물기 3∼4대를 운영하며 이스타항공 제2의 전성기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성정은 자금부족 우려에 대해서도 선을 그었다. 일각에서 지난해 매출이 59억원인 성정이 이스타항공을 인수하면 재정난을 겪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대국건설산업 대표인 형남순 회장과 아들인 형동훈 성정 대표는 이스타항공 정상화 이전까지 개인재산을 투입할 계획이다. 아울러 원활한 인수절차 진행을 위해 인수대금 조기완납도 고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성정은 "항공기 6대 운영까지 자체 자금만으로도 충분히 가능하기 때문에 현재 골프장 매각이나 재무적 투자자 유치 등은 고려하지 않는다"며 "향후 항공기가 늘어나면 유상증자나 보유자산 매각, 투자유치 등을 고려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이스타항공은 성정에 우선매수권을 부여한 뒤 공개경쟁입찰을 진행하는 스토킹 호스(Stalking Horse) 방식의 매각을 진행했다. 이후 본입찰에 단독참여한 쌍방울그룹이 성정보다 높은 인수금액을 제시했지만, 우선매수권이 있는 성정이 다시 쌍방울그룹보다 약 1000만원 높은 인수금액을 제시하면서 최종인수자로 선정됐다.
이스타항공은 인수대금 활용방안 등이 담긴 회생계획안을 7월20일까지 법원에 제출하고, 이르면 8월 관계인집회를 열어 채권단과 채권변제비율을 합의할 계획이다.
이스타홀딩스 등 이스타항공 대주주 주식은 소각되고, 소액주주 주식은 병합될 것으로 전망된다. 신주를 인수하는 성정의 이스타항공 지분율은 구주소각과 병합이 이뤄진 다음 결정된다.
법원의 회생계획 인가를 받으면 연내 이스타항공 인수가 완전히 마무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