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주자들에게 고함’...지금 연금개혁의 청사진부터 그리라
‘대선 주자들에게 고함’...지금 연금개혁의 청사진부터 그리라
  • 권의종
  • 승인 2021.07.06 10:42
  • 댓글 2
  • 트위터
  • 페이스북
  • 카카오스토리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현재 4대 공적연금 모두 중병(重病) 걸려...공무원, 군인연금 바닥나고 국민연금은 2055년, 사학연금은 2044년 고갈
피한다고 피해지고, 미룬다고 미뤄지지 않아...혈세 걷고 빚내 공짜 돈 주려 말고, 연금개혁방안을 마련하는게 묘책

[권의종 칼럼] ‘기브 앤 테이크’는 세상사 원리다. 주는 게 있어야 받는 게 있다. 경조사에서 극명하다. 내가 남의 애경사를 챙겨야 남도 나의 대소사를 찾는다. 인간관계에서 일방적 시혜란 없다. 있어도 오래가지 못한다. 신(神)만이 대가 없는 은총을 베푼다. 인간은 이기적 동물이다. 거저 얻거나 값을 치르지 않는 것에 마음이 쉽게 움직인다. 주는 것은 주저해도 받는 것엔 반색한다.

대한민국은 ‘다신교’ 국가다. 자비로운 신들이 즐비하다. 대선 주자 간 자선 경쟁이 뜨겁다. ‘누가 누가 잘 퍼주나!’ 애들 시합하듯 한다. 코로나를 구실로 소상공인·자영업자에 손실보상금을 지원하고, 국민에게 재난지원금 지급을 호언한다. 그도 모자라 기본소득, 공정소득, 안심소득 등 온갖 공돈 지급을 장담한다. 재원 마련과 채무 상환에는 가타부타 말이 없다. 갚는 건 나중 일이고 그나마 다음 세대 몫이라 걱정도 안 한다.

국가 최고지도자를 꿈꾸는 자들의 행동에 걸맞지 않다. 자기 돈 아니라고 그러는 게 아니다. 나랏돈이 어떤 돈인가. 국민의 피땀 어린 혈세다. 표 끌어모을 생각에 생색 거리만 찾고 그렇지 않은 일에는 본체만체하는 이중성. 속이 훤히 들여다보인다. 난제일수록 더 큰 관심을 두고 때맞춰 대책을 세워야 하나, 그러려는 의지나 그럴만한 능력의 소유자가 눈에 띄지 않는다. 하려는 사람은 많은데 할 만한 사람이 없다.

사설이 길어진 건 연금 개혁을 말하기 위해서다. 국민·공무원·사학·군인 등 4대 공적연금 모두 중병에 걸려 있다. 병세가 위중하나 수술은커녕 변변한 처방조차 없다. 언제 폭발할지 모르는 위험 국면이나 다들 태연함을 가장한다. 혹시라도 다음 정부에 ‘폭탄 돌리기’를 하려는 건 아닌지. 여기에 주무 부처가 복지부(국민연금)·인사혁신처(공무원)·교육부(사학)·국방부(군인)로 흩어져 있다 보니, ‘공동책임 무책임’의 형국이다.

4대 공적연금 말라가는데, 정부와 정치권은 ‘본체만체’...보다 못한 대학교수가 나서 ‘쓴소리’

보다보다 못한 대학교수가 나섰다. 이창수 한국연금학회 차기 회장이 총대를 멨다. 연금학회·인구학회 학술대회에서 듣기에는 거슬리나 도움이 되는 말을 꺼냈다. “저부담·고급여 체계가 계속 유지되고 있다. 보험 수리적 수지상등 원칙 위배이며, 이로 인한 잠재 부채가 누적되고 있고 후세대에 부담 전가가 이어진다”며 “연금정책 관련 컨트럴 타워가 부재해 종합적 처방이 불가능한 구조”임을 지적했다.

학술대회 발표 내용이 섬뜩하다. 국민연금은 2055년, 사학연금은 2044년 고갈된다. 공무원·군인연금은 바닥난 지 오래다. 2001년, 1973년부터 매년 국고에서 각각 1조 원에서 3조 원을 메워왔다. 선망의 대상인 공무원의 노후를 팍팍한 삶의 국민이 책임지고 있다. 논문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보험료율을 내년에 당장 9%에서 19.68%로, 사학연금은 18%에서 32.4%로 올려야 한다. 공무원연금은 10.3~13.4%포인트, 군인연금은 7.2~12.7%포인트 더 내야 한다.
 
예상대로 2055년에 가서 국민연금이 고갈되면 소득의 30%를 보험료로 내야 한다. 내버려 두면 2088년까지 1경 8,000조 원의 적자가 쌓인다는 분석도 있다. 지난해 공무원·군인연금 지급 부채가 1,004조 원이었다. 나랏빚의 절반을 넘었다. “국민연금 미적립 부채가 1,500조 원에 달한다.” “4대 공적연금 적자를 메우려면 2065년 예산의 24%를 써야 한다.” 전문가의 경종이 잇따라 울려댄다.

정부라고 손 놓고 있었을 리 없다. 나름대로 힘을 쓰기는 했다. 노무현 대통령은 선거 때는 국민연금 개혁을 반대했으나, 취임하고 나서 개혁에 착수했다. 재임 기간 중 “하루 800억 원의 잠재 부채가 생긴다”며 국회와 국민을 설득했다. 박근혜 대통령도 공무원과 야당을 압박하며 2015년 연금 개혁을 시도했다. 그 덕에 공무원·사학연금의 부실이 더 커지는 것을 일정 부분 막을 수 있었다.

연금 개혁만큼 시급한 과제 없어...미룰수록 해결 힘들고, 급기야 파산으로 내몰릴 수 있어

문재인 정부 또한 애를 썼다. 2018년 복지부가 개혁안을 마련했다. 대통령이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다”며 퇴짜를 놓았다. 국민연금 재정 재계산을 해서 사지선다형 방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그게 끝이었다. 공무원·사학·군인연금은 재정 재계산을 하고 제대로 알리지도 않았다. 그 사이 출산율은 세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인구 자연 감소 추세는 더욱 심해지고 있다.
 
연금 개혁만큼 시급한 과제가 없다. 다가올 대통령 선거에서도 최고 이슈로 다뤄져야 할 사안 중의 하나다. 상황이 이 지경인데도 어느 누구 하나 연금의 ‘연’ 자(字)도 꺼내려 않는다. 정치권은 온통 선거에만 정신이 팔려있다. 한 표라도 더 얻기 위해 한 푼이라도 더 못 주어 안달이다. 5차 재난지원금 지급기준을 두고도 부질없는 입씨름으로 허송세월이다. 부지하세월(不知何歲月)로 늑장만 부린다.

말이나 못 하면 밉지나 않을 터. 정부는 공무원·군인연금의 국가 부채는 확정 부채가 아니라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한다. 국민연금 미적립 부채는 국가 부채가 아니라고 주장한다. 국가가 국민의 사용자가 아니라는 이유를 댄다. 어이가 없다. 걱정 안 해도 될 부채는 세상에 없다. 국민연금 부채도 결국은 나라가 책임져야 한다. 차세대에 미뤄서 될 일도 아니다. 힘들어도 기성세대가 경제 현장에서 퇴장하기 전에 연금 부담을 늘리는 등 적절한 해법을 찾아야 한다.

학창 시절, 숙제를 안 하고 학교에 가도 선생님께 꾸중 한번 들으면 그냥 넘어갈 수 있었다. 연금 개혁은 그러지 못한다. 피한다고 피해지지 않는다. 언제 해도 해야 한다. 미루면 미룰수록 해결만 어렵고 힘들어진다. 급기야 파산의 막다른 골목에 내몰릴 수 있다. 대선 주자에게 고한다. 세금 걷고 빚 내 선심 쓰려 말고, 연금 개혁의 청사진부터 그리시라. 표심 확보에도 이만한 묘책이 없으리니.

필자 소개

권의종(iamej5196@naver.com)
- 논설실장
- 부설 금융소비자연구원장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2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자영업자 2021-07-06 17:46:32
헌법 제23조
①모든 국민의 재산권은 보장된다. 그 내용과 한계는 법률로 정한다.
②재산권의 행사는 공공복리에 적합하도록 하여야 한다.
③공공필요에 의한 재산권의 수용ㆍ사용 또는 제한 및 그에 대한 보상은 법률로써 하되,
정당한 보상을 지급하여야 한다.

자영업자 2021-07-06 17:45:21
국가에의해 강제로 14개월 집합금지 당하고 소상공인 신속 두텁 폭넓은 지원 9백?
너희들이 국민 지원금으로 갈라놓고 싸움붙이는 동안
한가정이 파탄이 나고 사람이 죽어가는데..
정작 소급은 안하고 전국민재난지원? 사람을 사지로 몰지마시길...
이게 정의고 공정이고 민주냐? 진짜?
권력에 기득권에 누려보니 많이 좋은가보다네..
앞으로 없을 기득권 권력 많이 누리고 당신들이 망하게 만든
국민 한사람 한사람 모두 대한민국 국민이고 학부모이고
귀한집 자식이라는것을 명심해라
니들은 월급받고 재난지원금받고? 좋으냐??
민주 정의를 개똥같이 배웠구나 자격없고 기본없고 책임없는 민주당
전국민 재난지원 지지하는 국회의원들 고위공직자들 국민들은 똑똑히 기억한다!!

  • (주)서울이코미디어
  • 등록번호 : 서울 아 03055
  • 등록일자 : 2014-03-21
  • 제호 : 서울이코노미뉴스
  • 부회장 : 김명서
  • 대표·편집국장 : 박선화
  • 발행인·편집인 : 박미연
  • 주소 :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은행로 58, 1107호(여의도동, 삼도빌딩)
  • 발행일자 : 2014-04-16
  • 대표전화 : 02-3775-4176
  • 팩스 : 02-3775-4177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박미연
  • 서울이코노미뉴스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1 서울이코노미뉴스. All rights reserved. mail to seouleconews@naver.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