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영업자, 카카오맵 별점테러에 속앓이…"차라리 업체명 지워달라" 하소연
자영업자, 카카오맵 별점테러에 속앓이…"차라리 업체명 지워달라" 하소연
  • 박지훈 시민기자
  • 승인 2021.07.26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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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자 방문인증 절차없이 평가 부작용…카카오 "다양한 정책 검토"

[서울이코노미뉴스 박지훈 시민기자] 충남에서 동물병원을 운영하는 수의사 김상수(가명·53)씨는 한달 전부터 '카카오맵'의 별점 테러에 시달렸다.

사용자 10여명이 몰려와 김씨의 병원에 별점 1점을 매기며, "이 병원 가지 마세요" "여기는 안됩니다" 등 악성 리뷰를 남겼다.

김씨는 26일 "구체적인 방문 경험에 대한 언급없이 조직적으로 남겨지는 듯한 악성 리뷰였지만, 그 여파로 병원을 찾는 손님이 눈에 띄게 줄더니 급기야 매출이 4분의 1 수준으로 감소했다"고 말했다.

카카오맵은 카카오의 지도 애플리케이션으로, 장소를 검색할 때 해당장소에 대해 별점 5점 만점의 평가기능을 제공한다. 포털사이트 다음에서 검색할 때도 이 평가가 노출된다.

카카오 계정이 있는 사용자라면 별도의 방문 인증 절차없이 장소 평가를 남길 수 있다. 

김씨는 카카오측에 "장소 리뷰 기능을 없애달라"고 요청했지만 기술적으로 불가능하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한다. 이에 김씨는 "차라리 병원이 검색되지 않도록 해달라"고 요청했다.

처음에는 "폐업해야만 삭제할 수 있다"는 답변을 받았으나 사업자 등록증을 보내는 등 노력을 계속한 끝에 최근 자신의 병원을 카카오맵과 다음 등에서 삭제하는 데 성공했다. 김씨는 "직접 겪어보니 앙심을 품은 사람이 별점을 테러하면 꼼짝없이 당할 수밖에 없는 불합리한 구조"라며 "개선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서울에서 네일숍을 운영하는 A씨도 카카오맵 별점 테러를 경험했다. 

A씨의 업체에 누군가 별점 1점을 주고 "이곳에서 페디큐어를 받았더니 발이 엉망이 됐다"며 무좀과 상처가 생긴 발 사진을 첨부한 악성 리뷰를 남겼다. A씨는 "발톱에 아트를 하는데 발바닥에 상처가 생길 수가 있겠냐"며 "방문한 손님이 알려주기 전까지 전혀 모르고 있었는데 속수무책"이라며 당황스러워했다.

자영업자들이 모인 온라인 커뮤니티에도 카카오맵 '리뷰 스트레스'를 호소하는 업주들이 적지 않다.

한 회원은 "영수증도 없이 아무나 평점을 등록할 수 있어 스트레스를 받는다"며 "카카오맵에서 가게를 삭제하고 싶은데 폐업 증명서를 내지 않으면 불가능하냐"고 문의했다.

급기야 '카카오맵 리뷰 삭제 전문가'를 자처하는 디지털 장의사까지 등장했다.

카카오 관계자는 "신고센터를 통한 권리침해 신고절차를 운영하고 있다"며 "카카오맵 이용자와 장소 운영자의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다양한 정책도 검토중"이라고 말했다.

별점 리뷰제도가 악용되는 사례가 많아지면서 대책마련의 필요성이 거듭 제기되고 있다. 배진교 정의당 의원은 지난달 악의적인 허위 리뷰 작성을 빌미로 한 갑질을 처벌할 수 있도록 한 전자상거래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악성 리뷰로부터 플랫폼 이용 사업자를 보호하기 위한 정보통신망법 개정안을 추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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