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노조 합리적 변신…3년째 무분규 임단협 타결
현대차노조 합리적 변신…3년째 무분규 임단협 타결
  • 한지훈 기자
  • 승인 2021.07.28 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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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리·합리 집행부 영향, 사회적 책임에 노조도 바뀌고 있다는 시각도
"다양한 조직요구 충족고민 커져…외부위기 없으면 노사관계 다시 긴장"

[서울이코노미뉴스 한지훈 기자] 현대자동차 노동조합이 3년 연속 분규없이 임금 및 단체협약 교섭을 마무리져, 강성 이미지에서 벗어날지 관심이다.

현대차 노조는 올해 임단협 잠정합의안에 대한 조합원 찬반투표 결과, 56.36% 찬성으로 가결했다고 28일 밝혔다.

◇타결 내용은

잠정합의안은 기본급 7만5000원(호봉승급분 포함) 인상, 성과금 200%+350만원, 품질향상 및 재해예방 격려금 230만원, 미래경쟁력 확보 특별합의 주식 5주, 주간연속2교대 포인트 20만포인트(20만원 상당),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재래시장 상품권 10만원 지급 등을 담고 있다.

이번 가결로 현대차 노사는 5월26일 임단협 상견례 이후 63일만에 교섭을 끝냈으며, 3년 연속 파업없이 타결하게 됐다.  3년 연속 무분규 타결은 2009∼2011년에 이어 두번째다.

노사는 2019년에는 한일 무역분쟁 여파, 지난해에는 코로나19 사태속에 파업없이 교섭을 마무리했다. 올해도 코로나19 여파가 지속하는데다 반도체 수급문제로 휴업 사태를 빚는 등 위기가 여전한 것에 노사가 공감한 것으로 풀이된다.

현대차는 올해 2분기 매출이 사상 처음 30조원을 넘어 상생 분위기를 높이기도 했다. 

올해 교섭에선 특히, 미래차로 전환과 모빌리티, 로보틱스 등 신사업을 국내 연구소 중심으로 추진하고 국내 공장 일자리 유지를 약속하는 '산업전환 대응 관련 미래 특별협약'도 체결했다.

또한 상대적으로 대우가 소홀하다는 불만이 제기돼왔던 사무·연구직 처우를 일부 개선했다.

노조 관계자는 "미래 신산업을 대비해 고용안정을 확보하고 최근 수년사이 최대 임금 성과를 낸 것에 조합원들이 가결을 선택한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조인식은 29일 울산공장 본관에서 열린다.

제네시스 생산라인

◇노조의 변신 왜

노조는 앞서 중앙노동위원회에 쟁의조정 신청, 조합원 대상 파업 찬반투표 등을 벌여 합법쟁의권을 확보했으나 실행하지는 않았다.

특히, 지난 12일 쟁의권 확보직후 곧바로 파업일정을 잡지않고 사측에 성실교섭을 요구하면서 대화를 이어간 끝에 잠정합의를 도출했고, 조합원 찬반투표도 가결시켰다.

이는 합리·실리성향인 현 노조 집행부 방침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노조 집행부는 대립적 노사관계 청산, 무분별한 파업지양, 임단협 교섭기간 단축 등을 내걸고 당선돼 지난해 1월 출범했다.

실제 지난해 교섭은 역대 2번째로 짧은 40일만에 잠정합의안이 나왔고, 11년만에 임금동결에 노사가 합의했다. 노조는 당시 코로나19 위기상황을 고려해 파업 찬반투표를 하지 않았다. 코로나19 여파로 공장이 휴업사태를 맞았을 때는 노조가 나서 노사협력을 강조하기도 했다.

올해도 이런 기조가 이어졌다. 이상수 노조지부장은 노사 상견례 자리에서 사측에 코로나19 사태지속, 반도체 수급차질 등을 언급하며 "쟁점사안 중심으로 집중적으로 논의하고 교섭을 빠르게 마무리하자"고 강조했다.

찬반투표 모습

노조 요구대로 교섭은 상대적으로 짧은 기간인 두달가량 만에 끝났다. 노조 집행부는 파업을 결의하면서도 "파업은 교섭승리를 위한 수단일 뿐 목적이 아니다"고 강조하며 파업 돌입을 기정사실로 하는 시각을 경계했다.

지난해와 올해 수차례 조합원을 대상으로 국민 눈높이에 맞는 투쟁을 강조했고, 고객요구에 맞춘 품질향상을 언급하기도 했다. 노조 집행부가 드러내놓고 '뻥' 파업 지양, 품질력 향상, 국민에게 신뢰받는 노조 등을 강조한 것은 상당히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이런 변화는 노조 집행부의 특정성향만 반영한 것은 아니라는 시각도 있다. 2019년 당시 노조 집행부는 강성이었으나, 파업투표만 하고 실행하지는 않았다. 한일 무역분쟁 등 상황 속에서 파업할 경우 여론의 거부감이 상당할 것이라는 판단이 작용했을 것으로 풀이된다.

한 노사 관계 전문가는 "현대차가 명실상부 글로벌 기업인 만큼, 노조도 사회적 책임을 의식하는 모습을 보인다"며 "다만, 외부위기가 없는 상황이 오면 언제든 다시 노사관계가 긴장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사무·연구직과 젊은 층 등이 목소리를 내는 만큼, 노조가 내부에서 다양해진 요구를 충족하는 데 많이 고민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올해 현대차 임단협 잠정합의안 투표가 가결되기는 했으나, 사무·연구직과 MZ세대(1980∼2000년대 출생)는 상대적으로 부결 표가 많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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