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규제에 공급 부족까지”…서울 아파트 ‘거래 절벽’ 가시화
“대출규제에 공급 부족까지”…서울 아파트 ‘거래 절벽’ 가시화
  • 김준희 기자
  • 승인 2021.08.23 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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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거래량 1천 건 안팎 전망…“돈 구하기 어려우니 거래 줄어들어”

[서울이코노미뉴스 김준희 기자] 8월 들어 서울지역 아파트 매매거래량이 눈에 띄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일각에서 ‘거래절벽’ 현상이 가시화되고 있다고 지적할 정도다.

23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 자료에 따르면 서울에서 지난 20일까지 신고된 8월 부동산 매매거래량은 709건이다. 지난 1월 거래량은 5800건이었다.

현재의 거래 추세로 미루어 1000건 안팎이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2019년 2월 1459건 이후 최저치를 보일 가능성이 크다.

서울 25개 구 가운데 강남구(184건), 구로구(48건), 강서구(44건)를 빼면 매매거래가 30건이 넘은 자치구가 한 곳도 없다. 가장 많은 강남구도 10년 공공임대아파트인 자곡동 ‘LH강남아이파크’의 조기 분양 전환 167건을 빼면 실제 매매거래는 20건도 안 된다.

최근 거래량 급감의 가장 큰 이유는 정부의 대출 규제 강화가 꼽히고 있다. 금융당국은 가계대출 증가세를 꺾기 위해 금융권에 강력한 대출 관리를 요구하고 있다. 돈을 구하기 어려워지다 보니 거래가 줄어들었다는 것이다.

여당이 종합부동산세 및 1주택자 대상 양도세 완화를 추진하면서 세부담이 줄어든 점도 거래량 감소의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집주인들이 서둘러 집을 내놓을 이유가 사라졌다는 것이다. 

10월부터는 부동산 중개수수료가 대폭 인하되는 점도 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지난 6월을 기점으로 각종 부동산세 과세 대상자가 확정되면서 매물이 줄어든 것이 거래 감소의 주요 원인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부동산빅데이터업체 ‘아실’에 따르면 이번달 서울 아파트 매물은 지난 5월 대비 16.6% 감소했다. 

다주택자들이 세부담을 줄이기 위해 매매보다는 증여로 돌아선 것도 매물 감소를 부추겼다. 지난 6월 서울의 아파트 증여 건수는 1698건으로 5월(1261건) 대비 1.3배 늘었다.

고가 아파트 거래 비중도 크게 감소했다. 15억 원 초과 주택에는 대출이 아예 나오지 않는 등 더 강한 대출 규제를 적용받기 때문이다.
여당이 종합부동산세와 1주택자 대상 양도세를 완화하고 나선 것도 집주인으로서는 시장을 좀 더 관망하게 만드는 요인이다. 

종부세는 공시가격 기준 현 9억원에서 11억원으로 부과 기준이 완화되고, 1주택자 양도세 비과세 기준금액도 9억원에서 12억원으로 변경된다. 

이에 반해 서울의 아파트 가격은 계속 오르는 추세다. 

지난 주 서울 아파트값은 전주 대비 0.21% 올라 2018년 9월 3주(0.26%) 이후 가장 높은 상승폭을 나타냈다. 

한 전문가는 “집주인들 입장에선 가만히 있으면 세금 부담은 줄어들고 아파트값은 계속 오르는 상황이어서 서둘러 매물을 내놓을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정부가 대출규제를 강화하면서 매매수요가 더 위축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또 다른 전문가는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이 멀지 않은데다, 금융권이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규제를 강화하면 거래절벽 현상이 더욱 가속화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정부가 상당 기간 규제에만 초점을 맞춰 공급 자체가 부족한 상황까지 겹친 만큼, ‘거래 가뭄’ 현상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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