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이코노미뉴스 김준희 기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26일 통화정책방향회의에서 현재 연 0.5%인 기준금리를 0.75%로 0.25%포인트 인상하기로 결정했다.
지난 해 5월 28일 기준금리를 0.75%에서 0.5%로 낮춘 지 15개월 만에 다시 그 당시대로 0.25%포인트를 올린 것이다.
한은이 경기 방어 차원에서 1년 반 동안 주도해 온 '초저금리 시대'가 막을 내렸음을 뜻한다.
금통위는 지난해 3월 16일 코로나19 충격으로 경기 침체가 예상되자 기준금리를 0.5%포인트나 낮추는 '빅컷'(1.25%→0.75%)을 단행했다. 이어 5월 28일 추가로 0.25%포인트를 인하했다.
이후 금통위는 모두 아홉 차례에 걸쳐 회의를 열었지만 기준금리를 0.5%로 계속 동결했다.
한은이 기준금리를 인상한 것은 2018년 11월(1.5%→1.75%) 이후 2년 9개월 만이다.
금통위가 이처럼 통화정책 기조를 바꾼 것은 시중에 돈이 많이 풀린 데 따른 부작용으로 가계대출 증가, 자산 가격 상승 등 '금융 불균형' 현상이 심해진데다 인플레이션 우려도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지난 달 15일 금통위 회의 직후 “건전성 규제 강화에도 불구하고 저금리가 장기간 유지될 것이라는 기대가 있는 한 거시건전성 규제도 한계가 있다”면서 “금융 불균형 문제를 통화 정상화로 대처해 나갈 필요성이 커졌다"고 말해 사실상 금리 인상을 예고했다.
이번 기준금리 인상에는 이제 시중에 풀린 돈을 거둬들여도 좋을 만큼 경기 회복세가 탄탄하다는 한은의 판단도 반영됐다.
코로나19 4차 대유행 이후 두 달 가까이 강력한 방역조치가 이어지고 있지만 수출과 온라인 소비는 호조 상태인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여기에다 재난지원금 등 정부의 재정 지출이 본격화되면 방역조치에 따른 대면 서비스 위축을 상쇄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이날 기준금리 인상으로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 기준금리(0.00∼0.25%)와 격차는 0.5∼0.75%포인트로 커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