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산·고령화의 공포와 재앙...경종 울려대지만 듣는 이 없어
저출산·고령화의 공포와 재앙...경종 울려대지만 듣는 이 없어
  • 권의종
  • 승인 2021.08.26 21:46
  • 댓글 0
  • 트위터
  • 페이스북
  • 카카오스토리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100년 후 한국인구 1,510만명"...심각성을 심층 분석·예측하고 올바른 대응책을 마련, 서둘러 실행에 옮겨야

[권의종의 경제프리즘] 감사원의 ‘저출산 고령화 감사 결과’가 충격이다. 100년 후의 인구를 추계한 보고서 내용이 끔찍하다. 우리나라 인구가 2017년 5,136만 명에서 2067년엔 3,689만 명으로 줄어든다. 100년 뒤인 2117년에는 1,510만 명으로 감소한다. 서울의 인구는 2017년 977만 명에서 50년 뒤엔 629만 명, 100년 후엔 262만 명으로 움츠러들 것으로 예측된다.

지방 대도시의 인구 감소는 더 가파르다. 2017년 342만 명이던 부산 인구는 50년 후엔 191만 명, 100년 후엔 73만 명으로 줄어든다. 대구는 2017년 246만 명에서 50년 뒤엔 142만 명, 100년 후엔 54만 명으로 축소된다. 2017년 150만 명이었던 광주는 50년 뒤 91만 명, 100년 후엔 35만 명으로 쪼그라든다. 매년 인구가 늘고 있는 경기도 역시 예외가 아니다. 2017년 1,279만 명에서 2067년엔 1,065만 명, 2117년엔 441만 명으로 급감한다.

고령화 속도도 빠르다. 65세 이상 고령인구 비중이 급증한다. 2017년 총인구의 13.8%에 불과했으나 30년 후엔 39.4%, 50년 후엔 49.5%, 100년 뒤엔 52.8%로 증가한다. 지방의 소멸위험도 커진다. 2017년 229개 시군구 중 83개인 소멸위험 지역이 2047년에는 모든 시군구로 확대된다. 이 중 고위험지역이 157개에 이른다. 2067년, 2117년에는 고위험지역이 각각 216개, 221개로 늘어난다.

서울의 경우 2047년엔 종로 성동 중랑 은평 서초 강서 송파 등 23개 구가 소멸 위험단계에 들어간다. 2067년엔 노원 금천 종로 등 15개 구가 소멸 고위험 단계에 진입한다. 100년 후인 2117년엔 서울에선 강남 광진 관악 마포구를 제외한 모든 구가 소멸 고위험 단계에 속한다. 지방에서는 부산 강서, 광주 광산, 대전 유성을 뺀 모든 지역이 소멸 고위험군에 편입하리라는 전망이다.

인구구조 변화는 국가 미래에 큰 재앙...국가경쟁력 좀먹고 사회경제적으로 부정적 파급효과

정부가 모를 리 없다. 손 놓고 있지도 않았다. 2005년 저출산위원회를 설립하고 저출산 대책을 추진해 왔다. 3차례 기본계획과 292개 과제를 추진하며 저출산 극복을 위한 다각적 노력을 기울였다. 결과가 영 신통찮다. 감사원이 지적한 바로는, 대책을 마련해 집행해야 하는 부처들의 대응이 충분하지 못했다. 단기 현안에 치여 장기 과제인 저출산과 인구문제에 관심이 부족했다. 그 사이 합계출산율은 계속 떨어져 세계 최저수준에 이르고 말았다.

감사원의 현상 인식과 접근방식이 특이하다. 지역 인구 불균형의 관점에서 저출산 문제를 다룬다. 감사원의 실태분석 결과는 색다른 데가 있다. 우리나라의 초저출산과 지방인구의 급격한 변화는 청년들이 양질의 교육과 일자리 때문에 수도권 이동이 많고, 수도권 집중으로 인한 높은 인구밀도는 청년들의 경쟁과 미래에 대한 불안으로 이어져 비혼과 만혼을 선택하는 것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는 진단이다.

지방자치단체 인구정책담당자를 대상으로 한 저출산 및 수도권 집중 원인 및 대책에 대해 설문 조사 내용도 같은 맥락으로 파악된다. 지방에서는 지방 청년층의 사회적 이동이 해당 지역사회의 양질의 교육과 일자리가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인식한다. 이는 인구정책 컨트롤타워인 저출산위가 균형위, 교육부, 고용부, 산업부 등에서 추진하는 지방 청년층의 교육과 일자리 개선 대책을 저출산의 관점에서 지원·관리하는데 연계 협력하지 못했음을 방증한다.

감사 결과에 곁들여진 전문가 의견도 유용하다. 일부는 2000년대 중반 이후 출산장려정책이 유배우 출산율을 높이는 긍정적 역할을 했다는 호평을 내린다. 반면, 기존 대책의 한계를 지적하는 연구가 다수를 이룬다. 초저출산 해결을 위해서는 보육시설 지원 중심의 기혼자 위주 출산장려정책에서 청년들이 혼인할 수 있는 사회구조의 조성을 돕는 정책으로의 전환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백년대계 부재의 국가 경영은 위험...나침판 없는 항해, 설계도 없는 건축이나 다를 바 없어

또 저출산의 원인은 출산 보육뿐 아니라 수도권으로의 인구이동과 그에 따른 경쟁 심화로 보고 지방의 정주 여건을 개선, 불균형을 완화하는 대책이 긴요하다는 의견도 있다. 복지부 중심의 저출산 대책은 지방인구의 사회적 유출을 고려하지 않는 국가 차원의 획일적 출산율 제고 사업으로 국가인구 위기 극복을 위해서는 지방인구 감소 대응정책과 병행해야 한다는 견해도 나온다.

어쨌거나 상황이 심각하다. 지금의 저출산 고령화 추세로 보면 감사원의 추계는 오히려 보수적일 수 있다. 지역소멸 속도가 더 빨라질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정작 더 큰 문제는 따로 있다. 급격한 인구 감소가 몰고 올 사회·경제·정치적 충격에 대한 인식이 지극히 안이하고 낙관적이라는 사실이다. 저출산의 경종이 계속 울려대나 다들 귀를 막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인구구조 변화는 국가의 미래에 큰 재앙이 될 것이다. 생산가능인구 감소, 평균 근로 나이 상승, 저축·소비·투자 위축 등으로 국가경쟁력을 좀먹게 된다. 경제성장 둔화에 따른 세입 감소, 복지지출 확대 등으로 재정의 지속가능성에도 악영향을 피할 수 없다. 더구나 저출산 고령화 관련 지출은 의무성 지출이 많다. 예산지출은 정치적 과정을 거쳐야 한다. 선거 때마다 남발되는 복지제도는 재정부담을 감당키 힘든 수준으로 몰고 갈 것이다.

알았으면 대비해야 한다. 저출산 고령화의 심각성을 심층 분석·예측하고 올바른 대응책을 마련, 서둘러 실행에 옮겨야 한다. 국가적으로 이보다 중대하고 시급한 과제가 없다. 한두 번의 정책 시행으로 단기에 해결될 사안이 아닌 만큼, 국가 시스템을 미래지향적으로 바꾸고 사회 분위기도 일신해야 한다. 백년대계 부재의 국가 경영은 위험천만하다. 나침판 없는 항해, 설계도 없는 건축과 다를 바 없다. 그래도 준비가 있으면 뒷걱정이 없다.

필자 소개

권의종(iamej5196@naver.com)
- 논설실장
- 부설 금융소비자연구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주)서울이코미디어
  • 등록번호 : 서울 아 03055
  • 등록일자 : 2014-03-21
  • 제호 : 서울이코노미뉴스
  • 부회장 : 김명서
  • 대표·편집국장 : 박선화
  • 발행인·편집인 : 박미연
  • 주소 :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은행로 58, 1107호(여의도동, 삼도빌딩)
  • 발행일자 : 2014-04-16
  • 대표전화 : 02-3775-4176
  • 팩스 : 02-3775-4177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박미연
  • 서울이코노미뉴스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1 서울이코노미뉴스. All rights reserved. mail to seouleconews@naver.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