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에게 묻는다...어디가 ‘메이저 언론’이고 어디가 ‘마이너 언론’인가
윤석열에게 묻는다...어디가 ‘메이저 언론’이고 어디가 ‘마이너 언론’인가
  • 정세용
  • 승인 2021.09.13 16:12
  • 댓글 0
  • 트위터
  • 페이스북
  • 카카오스토리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민주주의는 다양성이 생명...여론도 메이저 언론 만이 형성하는 것은 아니며 유튜브 등 SNS도 중요
尹 후보의 메이저 언론 발언은 지극히 편협한 사고를 드러낸 것이라는 판단도 가능...발언 정제해야

[정세용 칼럼] '고발 사주' 의혹이 혼미를 거듭하고 있다. 사실 '고발 사주' 의혹은 한국 정치사에서 남을 만한 대사건이다. 이 사건에는 제1야당의 선두 대선 후보인 윤석열씨(전 검찰총장)가 피의자로 입건된 상황이기 때문이다. 대선일은 내년 3월 9일로 반년도 남지 않았다. 여기에 제1야당인 국민의 힘 김웅 의원은 이 사건의 핵심 당사자이다.

그러나 사건 핵심 피의자인 손준성 검사(전 대검 수사정보담당관)와 김 의원은 잘 기억나지 않는다며 사실을 부인한다. 윤석열 캠프와 국민의힘 관계자는 '박지원 게이트'라고 규정한다. 문재인정권의 야당탄압이라는 것이다.

이에 국민의힘에서는 박지원 국정원장과 이 사건 제보자인 조성은 씨를 국정원법 위반 혐의 등으로 고발했다. 윤 캠프 측 인사인 장제원 의원은 중립내각 구성을 요구하기도 했다. 특히 이들은 조성은 씨가 9월 2일을 원했으나 상의했던 날은 아니다고 말한 점을 주목한다. 후폭풍이 예상된다.

박원장과 여권도 반론을 제기한다. 국민의 힘의 고발과 '정치공작' '박지원 게이트' 거론은 '헛다리 짚은 것'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박 원장은 조성은 씨와 만난 사실은 시인하면서도 조성은씨와는 특수관계가 아니다고 부인한다.

손 검사가 윤 후보의 검찰총장 시절 측근이라는 점에서 윤 후보가 '고발 사주' 사건을 모를 리 없다는 것이 일반적 추측이다.  그러나 국민의힘과 김 웅 의원의 비협조로 공수처는 아직 정확한 자료를 모두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힘은 그동안 각종 정권관련 의혹과 관련해 엄정한 수사를 강조했다. 검찰과 공수처의 수사에 모든 정당과 기관이 협조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것이 그들이 주장하는 '무죄'를 입증하는 길이기도 하다.

물론 박 원장과 조성은씨 간의 '만남'을 여러 각도에서 해석할 수는 있다. 그러나 '박지원 게이트'라고 현 단계에서 단정하기는 이르다. '박지원 게이트'라고 명명해서 사건의 본질이 변하지는 않는다. 조성은씨가 당시 사용한 휴대전화 등 증거자료를 이미 검찰에 제출하는 등 수사에 협조한 만큼 의혹의 진위는 언젠가는 밝혀진다.

우리가 이번 과정에서 우려하는 것 중 하나는 대통령 후보인 윤석열 씨의 ‘막말’과 현실 인식이다. 그는 이 사건 이전에도 ‘노동은 주120시간’ ‘저출산 원인은 페미니즘 때문’ 등 상식에 어긋나는 발언으로 물의를 야기하기도 했다. 그런 그가 ‘정치공작을 하려면 메이저 언론에 하라’고 발언해 다수 국민을 경악케 했다. 물론 당사자인 한국인터넷기자협회는 바로 성명을 내고 해당 발언이 모독이라며 윤 후보의 공개사과를 요구했다.

윤 후보는 지난 8일 기자회견에서 “앞으로 정치공작을 하려면 인터넷 매체나 재소자, 의원 면책특권 뒤에 숨지 말고 국민이 다 아는 메이저 언론을 통해, 누가 봐도 믿을 수 있는 사람을 통해 문제를 제기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물론 ‘고발 사주’ 의혹을 최초 보도한 인터넷 매체 ‘뉴스버스’를 겨냥했을 수 있다.

그러나 그의 머릿 속에는 ‘메이저’ 언론이 옳고 ‘마이너’의 경우 옳지 않을 가능성이 많다는 생각이 자리잡고 있다는 것이 다수 국민 인식이다.

민주주의는 다양성이 생명이다. 진리는 상대적이지 절대적이 아니라는 믿음이 중요한 것이다. 이에 메이저 언론 이외에도 많은 마이너 언론이 있고 이들은 사회 각 부분에서 일하며 사회에 기여한다는 것이 일반적 상식이다.

결국 메이저만 언론이고 마이너는 언론 축에도 포함되지 못한다는 인식은 민주주의를 부정하는 사고라는 논리도 가능하다.

시중에서는 조선 중앙 동아일보와 KBS MBC SBS 등의 언론사를 메이저 언론이라고 부른다. 한겨레 한국 경향 서울 문화 국민 세계 내일 등을 마이너 신문이라고 호칭하는 국민이 많다. 조중동의 경우 유료부수가 100만부 안팎이고 한겨레 경향 등은 20만부 미만으로 이렇게 호칭할 수도 있다.

그러나 삼성 현대차 SK LG 등 재벌 그룹이 있다면 대다수 중소기업이 우리 산업의 대부분을 차지하며 우리 경제발전에 기여했듯이 여론도 메이저 언론 만이 형성하는 것은 아니다. 상업은행의 경우 과거 조상제한서(조흥 상업 제일 한일 서울)가 있었다면 지금은 KB 신한 하나 하나 농협이 5대 은행이다. 부침이 존재하는 것이다. 메이저 언론이 마이너가 될 수도 있고 마이너가 메이저가 될 수도 있는 것이다.

최근의 경우 유투브 등 SNS 등을 통한 여론 형성이 중요하다. 이에 윤 후보의 메이저 언론 발언은 지극히 편협한 사고를 드러낸 것이라는 판단도 가능하다.

‘고발 사주’ 의혹이 국민의힘과 윤 후보 그리고 김 웅 의원과 손준성 검사 등이 협조해 하루 빨리 국민적 의혹을 해소해줄 것을 기대한다. 그리고 제1야당의 선두 주자인 윤석열 후보도 더 이상 ‘막말’ 또는 ‘비상식’적인 발언을 그만했으면 한다.

필자 소개

정세용(seyong1528@naver.com)

- 서울이코노미뉴스 주필

- 전 서울신문 사회부 기자

- 전 한겨레신문 정치부 기자, 정치부 차장

- 전 한겨레신문 사회부장, 논설위원

- 전 내일신문 편집국장, 주필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주)서울이코미디어
  • 등록번호 : 서울 아 03055
  • 등록일자 : 2014-03-21
  • 제호 : 서울이코노미뉴스
  • 부회장 : 김명서
  • 대표·편집국장 : 박선화
  • 발행인·편집인 : 박미연
  • 주소 :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은행로 58, 1107호(여의도동, 삼도빌딩)
  • 발행일자 : 2014-04-16
  • 대표전화 : 02-3775-4176
  • 팩스 : 02-3775-4177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박미연
  • 서울이코노미뉴스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서울이코노미뉴스. All rights reserved. mail to seouleconews@naver.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