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이여, 내가 돌아왔어요”...멍완저우 화웨이 부회장 귀국
"조국이여, 내가 돌아왔어요”...멍완저우 화웨이 부회장 귀국
  • 정우람 기자
  • 승인 2021.09.26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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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기 편으로 귀국해 국빈급 환대...앙숙 된 미중관계 급격히 개선될 가능성은 적은 듯
멍완저우 화웨이 부회장

[서울이코노미뉴스 정우람 기자] “드디어 내가 집으로 돌아왔어요(我終於回家了)”

미국 검찰에 기소돼 캐나다에서 2년 9개월간 가택연금에 처해졌던 멍완저우(孟晩舟·49) 화웨이 부회장은 25일 밤 중국 선전(深圳)시 바오안(寶安) 국제공항에 도착해 이렇게 말했다고 연합뉴스가 보도했다.

멍 부휘장은 미국의 요청으로 캐나다에서 체포된 뒤 3년 가까이 구금돼 있었다. 같은 날 중국은 간첩 혐의로 비슷한 기간 동안 구금해온 대북 사업가 마이클 스패버 등 캐나다인 2명을 석방했다.

‘인질 외교’ 논란을 빚었던 미중 간 신경전은 이번 맞교환 석방으로 일단락됐지만 5G 기술패권 경쟁을 비롯해 양 측이 충돌해온 민감한 현안 해결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날 멍 부회장은 중국 정부가 마련한 에어차이나(중국국제항공) 전세기 편으로 귀국해 국빈급 환대를 받았다. 오성홍기(중국 국기)를 연상시키는 붉은 색 원피스를 입은 그는 붉은 카펫이 깔린 트랩(이동식 계단)을 밟고 전세기에서 내렸고, 국기를 흔드는 수백명의 환영 인파에게 한참 동안 손을 흔들었다.

공항 활주로에 걸린 현수막에는 ‘멍완저우 여사가 집에 돌아온 것을 환영합니다’라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

멍 부회장이 대대적인 환대를 받은 이유는 중국이 그의 귀국을 대미(對美) 외교의 승리로 홍보하고 있기 때문이다. 화웨이 최고재무책임자(CFO)인 멍 부회장은 화웨이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인 런정페이의 큰 딸이다.

그는 2018년 12월 미국의 대이란 제재 위반 등의 혐의로 캐나다에서 체포됐다가 지난 24일 미국 법무부와 기소 연기에 합의해 귀국길에 오르게 됐다. 중국은 그간 멍 부회장을 미국의 대(對) 중국 압박 정책의 희생양이라고 주장해 왔다.

중국 국영 CCTV에 따르면 멍 부회장은 이날 공항 활주로에 설치된 마이크 앞에서 성명을 낭독하며 애국 발언을 쏟아냈다. 그는 “평범한 중국 국민으로서 3년간 이국타향에 머물며 매순간 당과 조국, 인민의 관심과 보살핌을 느꼈다”면서 “(나의) 신념에 색에 있다면 그것은 분명 중국홍(中國紅·중국을 상징하는 붉은색)일 것”이라고 했다.

또 “시진핑 국가주석이 한 국민의 안위에 관심을 보여준 것에 깊은 감동을 받았다”면서 “지난 3년을 돌아보며 나는 개인과 기업, 국가의 운명이 긴밀히 연결됐다는 것을 느꼈다”고 했다. 이어 “조국은 우리의 가장 강력한 방패”라면서 “조국이 발전하고 창성해야 기업도 안정적으로 발전하고 국민도 행복하고 안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미중 갈등의 상징적 인물이었던 멍 부회장이 풀려났지만 미중관계가 급격히 개선될 가능성은 적다는 관측이 나온다. 중국 전문가들은 멍완저우 사건이 해결되면서 갈등으로 치닫던 미중 관계가 풀리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는 희망을 피력하고 있지만 어느 한 사건의 해결로 다시 가까워지기에는 이미 너무 벌어진 상태라는 것이 지배적인 전망이다.

미 우드로윌슨센터 산하 키신저미중연구소의 로버트 댈리 소장은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미중 간 불신이 깊어 멍 부회장 석방 자체가 미중 관계의 긴장을 누그러뜨리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중국이 미국에 대한 승리를 과도하게 주장하면 오히려 관계를 악화시킬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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