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헝다, 1조8천억 은행지분 국유기업에 매각
위기의 헝다, 1조8천억 은행지분 국유기업에 매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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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1.09.29 1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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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국 개입해 금융위험 전이 차단 시도…위기 근본해소 안 돼 채권이자 못 낼 듯
헝다차 등 비핵심 자산 추가 매각·국유화 추진 관측도…헝다차 폭등
[연합뉴스]

[연합뉴스] 채무불이행(디폴트) 위기에 몰린 중국 2위 부동산 개발 업체 헝다(恒大·에버그란데)가 사실상 정부의 개입 속에서 비핵심 자산을 국유기업에 일부 매각하기로 해 악화일로이던 유동성 위기가 다소나마 완화될 전망이다.

당장 급한 불은 끌 수 있게 됐지만 중국 정부의 부동산 산업 자금 유입 억제 정책 속에서 350조원대의 막대한 부채를 짊어진 헝다가 디폴트를 피하고 사업을 정상화 할 수 있을지는 여전히 불투명한 상태다.

헝다는 29일 증시 개장 직전 홍콩증권거래소 공시를 통해 자회사가 보유한 중국 성징은행(盛京銀行) 지분 19.93%를 99억9천300만 위안(약 1조8천300억원)에 매각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헝다로부터 성징은행 인수 지분을 인수하는 곳은 국유 자산관리 회사인 선양성징(沈陽盛京)금융지주다.

이번 거래가 완료되면 선양성징금융지주는 성징은행 지분 20.79%를 보유해 이 은행 최대주주가 된다.

기존 최대주주이던 헝다는 지분 일부 매각 이후에도 자회사를 통해 이 은행 지분 14.57%를 계속 보유한다.

헝다는 지분 매각 대금 전액을 성징은행에서 빌린 자금을 상환하는 데 쓸 예정이라고 설명하면서 이번 거래를 통해 성징은행이 안정되면 자회사가 계속 보유할 성징은행의 나머지 지분 평가가치도 올라갈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성징은행 지분 매각 발표는 헝다가 이날 달러 채권 이자 4천750만 달러(약 559억원)의 이자를 지급해야 해 또 한 차례의 유동성 고비를 맞은 가운데 나왔다.

아울러 이번 발표는 중국의 내달 1일부터 7일까지 장기간 이어질 국경절 연휴를 앞둔 가운데 나왔다.

그간 중국에서는 당국이 국경절 연휴를 앞두고서는 시장 안정을 위한 모종의 구체적 조치를 내놓을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 바 있다.

결국 당국이 국유기업을 앞세운 지분 인수라는 '간접 개입'을 통해 위기 완화를 도모한 것으로 분석된다.

블룸버그 통신은 "중국이 어려움에 빠진 부동산 개발업체에서 금융 부문으로 위험이 전이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헝다로부터 은행 지분을 매입하기 위해 개입했다"며 "이번 매각은 당국이 어떻게 헝다 유동성 위기의 낙진이 금융권에 끼치는 영향을 최소화하려는지를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니콜라스 주 무디스 투자 서비스 애널리스트는 블룸버그 통신에 "사회와 금융 안정을 유지하는 것은 중국 정부의 가장 중요한 정책 목표"라며 "지방정부를 포함한 당국이 헝다 사태가 사회·금융 불안을 초래하지 않도록 정책 조치를 취하고 조정 역할을 맡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시장에서는 일부 자산 매각 성공으로 헝다의 유동성 고비가 다소 완화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졌다.

이날 홍콩 증시에서 헝다 주식은 14.98% 급등했다.

그러나 성징은행 지분 매각 절차가 완료되더라도 헝다가 약 1조8천억원의 매각 대금을 모두 성징은행 대출 자금 상환에 쓰기로 했다는 점에서 당면한 채권 이자 지급을 위한 자금을 확보한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

투자업계에서는 헝다가 당장 이날 예정된 달러 채권 이자 지급을 하지 못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됐다.

헝다의 한 역외 채권 보유 기관 관계자는 로이터 통신에 "그들은 지난 주에 채권 이자를 내지 못했고 아마도 이번에도 그럴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국제 신용평가사 피치는 이날 헝다의 신용 등급을 CC에서 C로 한 등급 더 낮췄다.

헝다는 지난 23일 달러 채권 이자 8천350만 달러(약 993억원)와 위안화 채권 이자 2억3천200만 위안(약 425억원)을 지급해야 했지만 시장에서는 헝다가 두 채권 이자를 모두 제대로 지급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고 이날 예정된 달러 채권 이자 지급도 제대로 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 바 있다.

시장에서는 헝다가 추가로 비핵심 자산을 처분해 자금을 확보하려 할 것으로 전망한다.

헝다 측은 비핵심 계열사 중 규모가 특히 큰 전기차 자회사인 헝다자동차를 샤오미 등 다른 회사에 넘기는 방안을 추진 중인 것으로 전해진 바 있다.

성징은행처럼 매각이 성사될 수 있다는 기대감에 헝다자동차 주가는 44% 넘게 폭등하기도 했다.

시장 일각에서는 헝다가 결국 일부 채권의 공식 디폴트를 선언하고 핵심인 부동산 사업의 전체 또는 일부분을 당국의 통제하에 있는 국유기업에 넘기게 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되기도 했다.

중국 정부는 아직 사태를 관망하면서 적극적으로 개입할지, 헝다를 파산하게 내버려 둘 것인지에 관해서는 명확한 태도를 보이지는 않고 있다.

다만 헝다 채무 위기가 중국 경제의 불안 요인으로 떠오른 가운데 중국 정부가 헝다를 직접 구제하지 않더라도 비핵심 자산 매각을 통한 구조조정을 유도하고 최악의 경우에도 경제 안정을 위해 최소한 '질서 있는 파산'을 유도하려 한다는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시장 안정을 위해 중국 정부가 이번 성징은행 지분 매각 때처럼 국유기업을 앞세워 헝다 자산 일부를 인수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로이터 통신은 "사정에 밝은 소식통에 따르면 중국 당국은 국유기업과 국가의 지원을 받는 부동산 개발업체들이 헝다의 자산을 인수하도록 독촉하고 있다"고 전했다.

시진핑(習近平) 국가 주석의 '경제 책사'인 류허(劉鶴) 국무원 부총리는 26일 저장성 항저우(杭州)시 우전(烏鎭)에서 개막한 세계인터넷대회 축사에서 "중국 거시경제는 전체적으로 안정되어 있고 위험을 관리하고 통제해본 경험과 그럴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어 발전 전망은 매우 밝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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