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이코노미뉴스 이보라 기자] 멕시코 정부가 삼양식품의 치즈 불닭볶음면 등 현지에서 유통 중인 일부 라면이 성분 표시가 거짓이라는 이유로 회수키로 결정했다.
세계 시장에서 ‘K-라면’의 인기가 오르고 있는 가운데 나온 ‘소비자 기만’ 관련 뉴스인지라 업계는 상승세에 악영향을 끼칠 가능성을 걱정하며 예의주시하고 있다.
멕시코 연방소비자보호청은 4일(현지시간) 33개 인스턴트 면 제품에 대한 품질 조사 결과 9개 제조사의 12개 제품, 12만9937개를 시장에서 회수한다고 밝혔다.
회수 조치된 12개 제품 중 삼양식품의 치즈 불닭볶음면, 오뚜기라면 닭고기맛, 신라면 컵라면 등 국내 기업의 라면 제품도 포함됐다.
연방소비자보호청에 따르면 치즈 불닭볶음면은 스페인어로 ‘매운 치즈맛 닭고기 라면’이라고 표기해 놓고 실제로는 ‘가공 닭고기맛 분말’과 ‘가공 닭고기맛’만 함유된 점이 문제가 됐다.
오뚜기라면 닭고기맛의 경우, 포장 이미지엔 당근이 있지만 실제로는 들어있지 않았고, 신라면 컵라면은 영양 정보가 제대로 표기돼 있지 않은 점이 문제로 지적됐다.
연방소비자보호청장은 기자회견에서 치즈 불닭볶음면을 예로 들어 "닭고기 흔적조차 없다. 닭고기에 입을 맞춘 것보다도 닭고기 함유량이 적다"면서 "기만 광고"라고 말했다.
이번에 적발된 삼양식품의 불닭볶음면은 국내보다 해외에서 인기가 더 좋다는 평가를 받아왔기 때문에 삼양식품 측은 당혹스러워하고 있다.
삼양식품의 지난 4년간 전체 매출에서 해외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57%로 두 배 가까이 뛰었다. 국내보다 해외에서 벌어들이는 돈이 더 많은 것이다.
오뚜기도 진라면·진짬뽕을 앞세워 중국·대만 등 중화권 국가에서 지난해만 2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전년 대비 60% 성장했다.
농심 신라면은 올들어 3분기까지 누적 매출액이 6900억원을 달성했는데, 이 가운데 53.6%가 해외 매출이다. 1986년 신라면 출시 이후 해외 매출액이 더 높았던 것이 이번이 처음이다.